- 임상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 개발...진단에 국한된 AI 활용, 치료분야까지 확장
- 환자·병원 특성 반영된 가상모델 구현해 ‘디지털 트윈’ 가능성 확인
- 논문,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npj Digital Medicine' 게재
[위즈뉴스] 국내 연구진이 치료가 복잡한 간암에 대해 AI를 활용해 최적의 치료법을 찾고 생존율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서울아산병원은 12일, 소화기내과 김강모 교수와 융합의학과 김남국 교수팀이 고대구로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이경화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최광현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인공지능으로 환자별 치료 방법을 제안하고 생존율을 예측하는 임상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각 기관별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치료법을 제안한다는 점에서 의료진의 간암 치료방향 결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디지털의료 분야의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네이처 파트너 저널 디지털 메디신(npj Digital Medicine, IF=15.2)’ 최근호게 게재됐다.
논문명은 'Machine learning-based clinical decision support system for treatment recommendation and overall survival prediction of hepatocellular carcinoma: a multi-center study'이며, 김강모 교수와 김남국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인공지능이 진단 분야에서 치료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음을 증명"
연구팀의 김남국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진단 분야에만 적용되는 인공지능을 치료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라며 "치료 방향 설정이 어려운 간암환자에서 병원별 특성을 고려한 데이터 기반 임상 의사결정 시스템이 가능해졌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의 김강모 교수는 “간암은 내과, 외과, 방사선 종양학과, 영상의학과 등 여러 과가 긴밀하게 협력해서 치료방향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최적의 치료방법 제안과 생존율을 예측한 이 프로그램이 각 병원 인프라와 연결되고 인허가 과정을 거친다면 실제 현장에서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될 것”라고 말했다.
간암은 종양의 위치나 크기, 전이 여부 뿐 아니라 잔존 간 기능 등 고려할 요소가 많고 치료 방법도 다양해 치료 방향 결정이 어려웠다.
한국의 간암 사망률은 OECD국가 중 1위다. 암으로 인한 전체 국내 사망원인 중 간암이 12.2%를 차지한다.
진단받은 환자의 대부분이 B형 혹은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간질환을 앓고 있고 이 중 80% 이상이 간경변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간암의 위치나 크기, 전이 여부뿐만 아니라 진단 당시의 잔존 간 기능이 치료 선택에 있어 큰 영향을 미친다.
의료진은 이러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술, 색전술, 고주파 열치료, 방사선 치료, 항암 치료 등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치료를 선택하지만, 간암은 병기 외에도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고 치료 결정이 복잡해 치료 방향 설정과 생존율 예측이 매우 어렵다.
이에따라 연구팀은 개별 환자가 병원별로 어떤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지 예측하고 그 치료를 받은 이후의 생존율을 예측하는 임상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Clinical Decision Support System, CDSS)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서울아산병원 및 고대구로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세브란스병원, 인하대병원, 중앙대병원 등 국내 9개 기관에서 2010년 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간세포암을 진단받고 다양한 치료를 받은 환자 2,685명의 △기본 임상정보 △암 진단 후 처음 받은 치료의 종류 △치료 이후의 생존 데이터를 수집해 병원별로 나누어 인공지능을 학습시켰다.
연구 결과, 치료 예측 정확도는 서울아산병원 내부 및 외부 데이터셋에서 각각 87.27% 및 86.06%였고, 생존 예측 정확도 역시 91.89%와 86.48%로 높은 진단성능을 보였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각 기관의 특성을 바탕으로 동일한 환자에게 다른 치료방법을 권장하기도 하고 치료별 생존율을 다르게 예측하는 특성을 보여, 실물과 똑같은 상황을 가상모델로 구현하고 여러 상황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으로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