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 높이는 '신약 타겟 물질'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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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 높이는 '신약 타겟 물질' 찾았다
  • 정 현 기자
  • 승인 2024.03.07 2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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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아산병원 연구팀, 지놈인사이트 연구팀 등 공동연구 수행
- 면역항암치료에도 간암 악화 환자, 면역세포 내 ‘TMEM176A/B’ 2배 이상 발현 확인
- 연구팀 “‘TMEM176A/B’ 억제 신약 개발되면 간암 항암제 치료 효과 향상 기대”
- 논문,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Nature Medicine’ 게재

[위즈뉴스] 간암 면역항암제가 최근 출시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 병합 요법에도 여전히 환자 10명 중 3명은 암이 빠르게 악화된다고 보고되고 있다.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위한 노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최근 간암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타겟 물질을 찾았다.

서울아산병원은 7일,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와 김형돈 교수 연구팀이 수술이 어려울 정도로 암이 진행된 간세포암 환자 42명에게 면역항암제 ‘레고라페닙’과 표적항암제 ‘니볼루맙’ 병용 치료를 시행했지만, 치료에도 불구하고 간세포암이 빠르게 악화된 14명의 환자들에게서 ‘TMEM176A/B’라는 특정 단백질이 2배 이상 더 발현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유창훈 교수(왼쪽)와 김형돈 교수 / 사진=서울아산병원

‘TMEM176A/B’ 단백질은 우리 몸의 면역 체계에 의한 염증 반응을 활성화하는 ‘염증소체’를 억제하는 물질이다. 이 물질이 과도하게 발현되어 있다는 것은 면역 시스템이 그만큼 덜 작동해,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을 활성화시켜 암을 공격하는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TMEM176A/B’ 단백질을 억제하는 신약까지 개발되면, 간세포암 환자들의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의학 분야의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 IF=82.9)’ 2월 19일 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Regorafenib plus nivolumab in unresectable hepatocellular carcinoma: the phase 2 RENOBATE trial'이며, 서울아산병원 유창훈 교수와 지놈인사이트 고준영 연구원이 공동 교신저자로, 서울아산병원 김형돈 교수가 제1저자로 참여했다. 

"현재 정체기에 머물러 있는 간암 신약 개발의 신호탄 될 것"

연구팀의 유창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계 최초의 간세포암 포괄적 바이오마커 연구"라며 "신약 타겟 발굴 단계의 초기 연구이기 때문에 아직 조심스럽지만 간세포암 환자에서 ‘TMEM176A/B’ 단백질은 현재 정체기에 머물러 있는 간암 신약 개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 교수는 “이번 연구가 새로운 면역항암제에도 효과가 없는 환자들의 치료 성적을 향상시키는 신약이 개발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유 교수는 또 “추가 3상 연구를 통한 확인이 필요하지만, 이번 연구에 사용된 레고라페닙, 니볼루맙 병용 치료법이 현재 표준 치료법과 비슷한 효과를 보여, 새로운 치료법으로도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Nature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연구팀은 42명의 간세포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2020년 7월부터 면역항암제 ‘레고라페닙’과 표적항암제 ‘니볼루맙’ 병용 치료를 시행하면서, 항암제 치료 전 혈중 종양 DNA 분석과 단세포 RNA 분석 검사로 환자들의 면역세포 특징을 분석하고 항암제 치료 결과와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항암치료 효과가 좋은 상태에서 10개월 이상 장기적으로 그 효과가 지속된 환자는 15명이었다. 반면 항암제 치료에도 처음부터 효과가 없거나 단기적으로 효과를 보이다 암이 악화된 환자는 14명이었다.

암이 악화된 14명 환자들의 경우, 혈액 속 백혈구의 크기가 가장 큰 유형인 ‘단핵구’가 항암 면역이 떨어지는 형태로 바뀌어 있었으며, 단핵구에서 ‘TMEM176A/B’ 물질이 장기적으로 항암 효과가 지속된 환자들에 비해 약 2배 이상 발현되어 있었다.

연구팀은 이 환자들의 단핵구에서 ‘TMEM176A/B’라는 물질이 과도하게 발현되어 체내 면역 시스템 작동이 저하된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면역항암제 ‘레고라페닙’과 표적항암제 ‘니볼루맙’ 병용 치료 반응률은 약 31%(13명)였으며 평균 무진행 생존기간은 약 7.4개월이었다. 항암제 치료 반응률은 장기적 효과와 상관 없이 항암제 치료로 한 번이라도 종양 크기가 30% 이상 줄어든 적이 있는 환자 비율을 의미한다.

현재 간세포암 항암제 표준 치료법인 면역항암제 ‘아테졸리주맙’과 표적항암제 ‘베바시주맙’ 병용 치료법 반응률이 약 30%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두 병용 치료법의 반응률이 임상적으로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유전체 빅데이터 전문기업인 지놈인사이트와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임호영 교수팀, 분당차병원 혈액종양내과 전홍재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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