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없이 사계절 온도 조절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 소재'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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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없이 사계절 온도 조절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 소재' 개발
  • 정 현 기자
  • 승인 2024.02.20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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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고승환 교수팀, 경희대 송재만 교수팀 공동 연구
- 전력 없이 냉각·가열 가능한 온도 제어기술 개발
- 새로운 온도 제어 솔루션을 통한 에너지 저감 및 탄소중립 기대
- 논문, SCI급 국제학술지 'Small' 게재

[위즈뉴스] 국내 연구진이 전력 없이 사계절 온도 조절이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 소재를 개발했다.

서울대는 지난 2일, 공과대학 기계공학부 고승환 교수 연구팀이 경희대 기계공학부 송재만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전력 소비 없이 단일 소재만으로 냉각과 가열이 모두 가능한 혁신적인 에너지 소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서울대 고승환 교수, 편경록 박사과정생, 정성민 박사과정생, 유명진 석·박통합과정생, 경희대 송재만 교수 / 사진=서울대 공과대학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응용물리학 및 재료과학 분야의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스몰(Small, IF=13.3)’ 최근호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Tunable Radiative Cooling by Mechanochromic Electrospun Micro-Nanofiber Matix'이며, 서울대 고승환 교수와 경희대 송재만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서울대 편경록 박사과정생과 정성민 박사과정생, 유명진 석박통합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상용화되면 제로에너지빌딩 등 구현해 탄소중립에 기여할 것"

연구팀의 고승환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일 소재로 연속적인 온도 변화를 확인한 세계 최초의 실험 사례로, 에너지 소비를 크게 줄이면서도 효과적인 냉·난방 효과를 모두 볼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 교수는 “상용화되면 새로운 온도 제어 솔루션을 활용해 제로에너지빌딩을 통한 탄소 중립, 전기자동차 배터리 소모량 개선, 스마트 팜 등 다양한 분야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가치 있는 기술”이라고 덧붙였다.

국제학술지 'Small' 최근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doi.org/10.1002/smll.202308572

최근 전 세계적으로 폭염과 한파가 잦아지면서 냉·난방을 위한 에너지 대란, 찜통 차에 의한 어린이 안전사고 등의 사회적 문제들을 촉발하고 있어 온도 제어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에너지 소모 없이 냉각이 가능한 ‘수동복사냉각’ 기술에 대한 국내·외 연구진들의 노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수동복사냉각 기술은 물체로 들어오는 태양빛은 반사하고 자발적으로 전자기 복사를 방출하는 ‘플랭크 법칙’을 이용해 열을 우주로 방출해 냉각 효과를 내는 기술이다. 이는 물체의 태양광 반사율이나 적외선 방사율과 같은 고유한 광학 특성에 의존하기 때문에 전력 소모 없이 냉각이 가능하다는 것이 최대 장점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기존의 수동복사냉각은 물체의 고유한 특성을 이용하는 기술의 구현 원리상 냉각이 필요 없는 겨울철에도 냉각 효과를 보여 사계절 적용이 어렵다는 효율성 측면의 한계가 있었다.

그간 국내·외 유수의 연구진들이 물체의 광학적 특성을 제어해 온도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들을 개발했지만, 단일 소재 내에서 냉각과 가열이 동시에 가능하며 원하는 온도로 빠르고 효율적으로 도달하는 온도 제어기술 구현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고승환 교수는 “탄성체 고분자 물질과 전기방사 시스템을 이용하여 복사냉각과 가열이 모두 가능한 마이크로-나노 스케일 섬유 기반의 필름을 제작했다”며 “제작된 섬유 기반의 필름은 압력에 의해 섬유 구조가 변할 수 있어 효과적으로 광학적 특성을 제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소재는 섬유 구조의 최적화를 통해 태양광 반사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미 산란(Mie scattering)’ 현상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 결과, 냉각 모드에서는 태양광을 93% 반사하고, 가열 모드일 때는 태양광을 약 10% 반사하며 자유자재로 광학 특성을 변화시켰다.

자료이미지=서울대 공과대학

[그림설명]
(좌측) 전력 소모 없이 복사 냉각과 가열이 모두 가능한 단일 소재 기반의 필름에 대한 개략도 (우측) 압력에 의한 광학적 특성 변화에 대한 실제 사진과 섬유 구조 제어에 의한 미 산란 현상제어에 대한 개략도

연구팀은 단순히 압력을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여름철에는 냉각 효과가, 겨울철에는 가열 효과가 나타나며 냉각과 가열의 정도까지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특히 외부 기상조건에 따라 온도 제어에 효과적인 광학 특성을 갖도록 구조를 제어한 결과, 마치 에어컨처럼 설정한 온도를 빠른 속도로 구현할 수 있다는 것도 입증했다.

또한 연구팀이 개발한 필름은 태양광을 모사한 램프의 세기가 아무리 변하더라도 자유로운 광학 특성 제어를 통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효과를 보였으며, 기존 복사냉각 및 가열 기술 대비 한층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지원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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