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 회로의 시냅스 변화조절 통해 강박행동의 예방, 치료 기대
- 논문,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 게재
[위즈뉴스] 국내 연구진이 불안이나 강박행동의 원인을 규명함으로써 강박장애 치료의 실마리를 풀었다.
고려대는 9일, 생명과학부 윤봉준 교수 연구팀이 기저외측 편도체-등내측 선조체 회로의 활성화가 불안을 증가시키고 결과적으로 강박행동을 유발하며, 그 중에서도 선조체에 존재하는 도파민 D1 수용체가 이러한 현상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강박행동이 편도체-선조체 회로의 활성과 억제를 통해 조절이 된다는 사실도 함께 규명했다.
편도체는 대뇌에 존재하는 작은 아몬드 모양의 부위로 감정의 조절, 공포의 학습과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역이며, 선조체는 대뇌의 피질 아래 쪽 심부에 존재하는 영역으로 행동의 선택 및 결정, 운동 및 충동성의 조절 등 다양한 행동 조절 역할을 담당하는 영역이다.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자연과학 분야의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17.694)' 1월 8일자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Persistent enhancement of basolateral amygdala-dorsomedial striatum synapses causes compulsive-like behaviors in mice'이며, 윤봉준 교수가 교신저자로, 이인범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강박장애 관련 질환의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것"
연구팀의 윤봉준 교수는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편도체-선조체 회로의 역할을 규명함과 동시에 강박행동이 일어나는 뇌신경회로 기반의 원리를 이해하는데 한 발 더 다가선 것으로 판단한다"며 "개발된 동물 모델과 연구 결과가 강박장애와 더불어 틱 장애와 같이 강박행동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나는 다른 질병에도 그 치료법 또는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편도체는 대뇌의 변연계에 존재하는 부위로 감정의 조절과 더불어 파블로프의 개로 잘 알려진 공포의 학습,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례로, 편도체에 손상을 입으면 공포를 잘 느끼지 못하게 된다.
연구팀은 이 편도체가 신호를 보내는 여러 부위 중 강박장애와 그 유관질병들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피질-선조체-시상-피질 회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선조체에 초점을 맞추어 광유전학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편도체와 선조체를 연결하는 회로가 활성화되면 불안도가 증가하고 이어서 강박행동이 유발됨을 발견했다.
또한, 연구팀은 지속적으로 강박행동을 보이는 마우스 모델을 개발했다. 이 마우스 모델은 편도체-선조체 회로를 장기간 활성화시킴으로써 여러가지 강박행동을 유발하도록 제작됐고, 이 강박행동들이 회로의 인위적 활성화가 멈춘 후에도 장기간 유지됨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지금까지 강박장애(OCD)의 다양한 증상들을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마우스 모델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발견은 OCD 치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팀은 강박행동을 나타내는 모델마우스에 강박장애 치료제로 많이 사용되는 클로미프라민(Clomipramine)을 투여했고, 실제로 유발되었던 강박행동이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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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외측 편도체(BLA)-등내측 선조체(DMS) 회로의 광유전적 활성이 불안을 증가시키고 그 결과 강박행동이 뒤이어 유발됨을 확인했다.
논문의 1저자인 이인범 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불안과 강박장애의 연관성을 제시할 수 있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남들의 주목도가 떨어지는 잘 알려지지 않은 회로를 연구하면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진행하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연구수행은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 보호연구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