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식사량 조절없는 체중 감량' 가능성 열었다
상태바
국내 연구진, '식사량 조절없는 체중 감량' 가능성 열었다
  • 정 현 기자
  • 승인 2023.09.01 00: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IBS 이창준 단장 연구팀, 별세포의 지방 대사 조절 원리 규명
- 부작용 없고 효과는 월등한 차세대 비만 치료제 탄생 기대
- 논문, SCI급 국제학술지 'Nature Metabolism' 게재

[위즈뉴스] 국내 연구진이 전 세계 10억 명에 달하는 비만 환자에게 희소식이 될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IBS(기초과학연구원, 원장 노도영)는 1일,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이창준 단장 연구팀이 뇌 속 별모양의 비신경세포인 ‘별세포’에서 지방 대사 조절 원리를 찾아냈으며, 나아가 직접 개발한 신약 ‘KDS2010’을 투여한 동물 실험에서 식사량 조절 없이 체중 감량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창준 단장(왼쪽)과 사문선 연구원 / 사진=IBS

이번 연구 성과는 네이처(Nature) 자매지이자 대사 분야의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메타볼리즘 (Nature Metabolism, IF=20.8)’ 9월 1일 자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은 'Hypothalamic GABRA5-positive Neurons Control Obesity via Astrocytic GABA'이며, 이창준 단장이 교신저자로, 사문선 박사후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이번에 개발한 신약으로 식욕 억제 없이 효과적인 비만치료 이뤄지길 기대"

연구를 이끈 이창준 단장은 “비만은 세계보건기구(WHO)가 ‘21세기 신종 감염병’으로 분류하고 세계 10대 건강 위험 요인 중 하나로 지정할 만큼 현대인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며 “차세대 비만 치료제로 부상할 KDS2010으로 식욕 억제 없이 효과적인 비만 치료가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Nature Metabolism' 최신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공복감과 체내 에너지 균형은 뇌의 측시상하부가 관장한다. 측시상하부 신경세포들이 지방 조직으로 연결돼 지방 대사에 관여한다고 알려졌지만, 정확한 지방 대사 조절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측시상하부에서 억제성 신경물질인 ‘가바(GABA)’의 수용체를 특이적으로 발현하는 신경세포 군집 'GABRA5'를 발견했다.

이어 비만 쥐 모델에서 GABRA5 신경세포의 주기적 발화가 현저히 감소함을 확인했다. 화학유전학적 방법으로 GABRA5 신경세포의 활성을 억제하니 지방 조직의 열 발생(에너지 소진)이 감소하고, 지방이 축적되어 체중이 증가했다.

반대로 측시상하부의 GABRA5 신경세포가 활성화되면 체중이 감소했다. GABRA5 신경세포가 체중 조절 스위치인 셈이다.

연구진은 측시상하부의 별세포가 GABRA5 신경세포의 활성을 조절함을 발견했다. 별세포의 수와 크기가 증가한 반응성 별세포(Reactive Astrocyte)는 마오비(MAO-B) 효소를 발현해 지속성 가바를 다량 생성함으로써 주변의 GABRA5 신경세포를 억제했다.

반응성 별세포의 마오비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면 가바 분비가 줄어 GABRA5 신경세포가 활성화되고, 지방 조직의 열 발생을 촉진함으로써 식사량 조절 없이 체중이 감소했다.

반응성 별세포의 마오비 효소가 비만 치료의 효과적 표적임을 실험으로 증명한 것이다.

반응성 별세포(Reactive Astrocyte)는 세포(Astrocyte)는 평소 뇌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지만, 치매를 포함한 뇌질환에서 별세포의 수와 크기가 증가하고 다양한 기능적 변화를 동반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렇게 변화된 별세포의 상태를 ‘반응성 별세포’라고 한다.

 별세포의 지방 대사 조절 모식도 / 자료이미지=IBS

연구팀은 지난 2019년 뉴로바이오젠으로 기술을 이전하여 현재 임상 1상 시험 중이며 2024년 임상 2상 예정인 선택적·가역적 마오비 억제제 'KDS2010'을 비만 쥐 모델에 투여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 역시 식사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지방 축적 및 체중을 크게 감소시켰다.

연구팀의 사문선 박사후연구원은 “기존의 시상하부를 표적한 비만 치료제는 식욕 조절에 관련된 신경세포 기전에만 집중된 측면이 있었다”며 “이를 극복하고자 비신경세포인 별세포에 주목하였고 반응성 별세포가 비만의 원인임을 밝혔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