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활용한 '파킨슨병 맞춤형 치료' 가능해졌다
상태바
인공지능 활용한 '파킨슨병 맞춤형 치료' 가능해졌다
  • 정 현 기자
  • 승인 2023.08.22 22: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KAIST 최민이 교수팀과 영국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팀 공동 연구 수행
- 인공지능 활용, 질병 메커니즘 하위 유형에 맞는 치료 가능 플랫폼 개발
- 환자별 뇌질환 유형 분류 및 치료법 개발도 가능
- 논문,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Nature Machine Intelligence' 게재

[위즈뉴스] 국내 연구진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팀이 인공지능을 활용한 파킨슨병 맞춤형 치료 기술을 개발했다. 

KAIST(총장 이광형)는 15일, 뇌인지과학과 최민이 교수 연구팀이 영국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Francis Crick Institute)와 공동 연구를 통해 파킨슨병 환자의 개인별 질병 하위 유형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기반의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최민이 교수, 소냐 간디 연구원, 딜런 아타우다 연구원 / 사진=KAIST, Francis Crick Institute 홈페이지

그간, 파킨슨병 같은 만성 퇴행성 뇌 질환의 경우 생존 환자의 뇌세포에 직접 접근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뇌 질환 환자의 세포 데이터를 토대로 환자 질병의 메커니즘 하위 유형을 인공지능으로 예측하는 것은 시도된 바가 없었다.

이번 연구성과를 담은 논문은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신 인텔리젼스(Nature Machine Intelligence, IF=25.8)' 8월호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Prediction of mechanistic subtypes of Parkinson’s using patient-derived stem cell model'이며, KAIST 최민이 교수와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 소냐 간디(Sonia Gandhi) 연구원, 딜런 아타우다(Dilan Athauda) 연구원이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파킨슨병 뿐만아니라 자폐 스펙트럼 같은 뇌질환 치료법 개발 가능해 질 것"

연구팀의 최민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실험실에서 얻은 생물학적 데이터를 인공지능에 효과적으로 학습시켜, 정확도가 높은 질병 하위 유형 분류 모델을 생성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며 "이 플랫폼은 자폐 스펙트럼과 같이 환자 개인별 증상이 뚜렷하게 다른 뇌 질환의 하위 유형을 분류하는 데에도 유용할 것이며, 이를 통해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Nature Machine Intelligence' 최신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연구팀이 개발한 플랫폼은 파킨슨병 환자의 역분화 만능 줄기세포(hiPSC)에서 분화된 신경 세포의 핵, 미토콘드리아, 리보솜 이미지 정보만 학습해 파킨슨 환자의 병리적 하위 유형을 정확하게 예측한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환자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파킨슨병 양상을 겉으로 보이는 발현형이 아닌 생물학적 메커니즘별로 분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원인 미상의 파킨슨병 환자가 속한 분자 세포적 하위 유형별로 진단이 가능해져 환자 맞춤형 치료의 길을 열 수 있다.

또 이 플랫폼은 고속의 대량 스크리닝 시스템을 사용하기 때문에 병리적 하위 유형에 적합한 맞춤형 약물 개발 파이프라인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지금까지 파킨슨병의 치료는 환자 개별의 병리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확률에 기댄 ‘일률적 접근’ 방식을 사용해 왔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병리적 원인과 치료 방법 사이의 불일치로 인해 치료 효과를 향상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이 이번에 개발한 플랫폼을 사용하면 개별 환자 뇌세포의 분자 및 세포 정보를 정밀하게 프로파일링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환자들의 질병 하위 유형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어서 궁극적으로 ‘정밀의학(Precise medicine)’이 가능해진다. 이는 각 개인에게 맞춤화된 치료 (Personalized medicine)로 이어져 치료 효과를 크게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공지능 기반의 파킨슨 하위 유형 예측 플랫폼은 모집단을 파킨슨 그룹과 건강한 그룹으로 구분시킨 후, 환자 개개인을 기전적 하위 유형에 따라 추가적으로 분류한다 / 자료이미지=KAIST

이 플랫폼은 2012년 노벨의학상 수상 기술인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를 분화시켜 얻은 뇌세포를 사용하는 ‘접시 속 질병(disease in a dish)’ 패러다임이다. iPSC는 성인 피부세포나 혈액에서 얻은 체세포를 태아기의 미분화 상태로 리프로그래밍한 세포로, 어떤 장기 세포로도 분화가 가능하다.

이는 퇴행성 뇌 질환처럼 병변을 직접 얻을 수 없거나, 인간의 뇌를 정확하게 모사할 수 없는 동물 모델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접시 속에 배양한 자신의 표적 질병 세포를 순차적으로 이미징하면 일련의 병리적 사건을 추적할 수 있어 질병 진행에 따른 약물 반응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번 연구는 영국 Medical Research Council(MRC)와 대교-KAIST 인지 향상 연구센터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