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내성 극복 가능한 항암치료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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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내성 극복 가능한 항암치료 기술 개발
  • 정 현 기자
  • 승인 2023.08.0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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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IST 유자형 교수팀, 고려대 곽상규 교수팀, 공동 연구 수행
- 암 세포 내 리소좀 환경에 반응하는 항암 물질 개발
- 연구팀 "약물 내성 없는 효과적인 항암치료제 개발 가능"
- 논문,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JACS' 게재 및 표지논문 선정

[위즈뉴스] 국내 연구진이 약물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항암치료 기술을 개발했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 총장 이용훈)는 9일, 화학과 유자형 교수 연구팀이 고려대 화학생명공학과 곽상규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암세포 리소좀을 선택적으로 사멸시키고 약물의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항암치료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유자형 교수(왼쪽)와 곽상규 교수 / 사진=UNIST

이번 연구는 향후 화학적 항암 치료제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은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JACS, IF=15.0)' 7월 17일 자 온라인에 게재됐으며,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논문명은 'Intra-Lysosomal Peptides Assembly for the High Selectivity Index against Cancer'이며, UNIST 유자형 교수와 고려대 곽상규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UNIST 화학과 바타카리쉬나 자나(Batakrishna Jana) 연구교수와 KIST 진성언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약물 내성이 없는 효과적인 항암 치료제 개발 가능해졌다"

연구팀의 유자형 교수는 “암세포 리소좀 표적 물질의 개발로 약물 내성이 없는 효과적인 항암 치료제의 개발이 가능하다”며 “향후 화학 항암 치료제의 새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JACS' 최신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doi.org/10.1021/jacs.3c04467

리소좀은 사용이 불가한 세포소기관을 용해시켜 재활용하는 소기관이다. 리소좀을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는 기존의 약물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항암제로 주목받고 있으나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일정한 규칙으로 배치되는 자기조립을 통해 ‘마이셀(Micelle) 구조’를 이루는 물질을 개발했다. 마이셀 구조는 안쪽에 기름과 친한 부분을 품고 바깥쪽에 물과 친한 부분으로 둘러싸인 공 모양을 말한다. 이런 마이셀 구조는 생체 내 환경에서 안정성을 보여 다른 세포를 해치지 않고 이동할 수 있다. 

특히 마이셀은 암세포 막에 과발현된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표적하는 성질을 가지는 ‘RGD 펩타이드’로 이뤄진다. 암세포의 리소좀은 불필요한 단백질을 분해하는 ‘카텝신B’ 효소가 과발현되는데, 이를 표적으로 마이셀이 리소좀 안으로 들어간다. 리소좀에 도달한 마이셀은 카텝신B와 반응하게 된다.

그 결과 마이셀을 이루는 펩타이드의 일부분이 카텝신B에 의해 절단된다. 절단된 분자는 다시 자기조립을 통해 긴 섬유구조를 형성하고 이 과정에서 리소좀 막이 훼손된다. 이로 인해 리소좀의 기능장애가 일어나고 결국 암세포는 사멸하게 된다. 

연구팀의 바카카리쉬나 자나 연구교수와 진성언 연구원은 “암세포의 리소좀 내 카텝신B가 과발현되는 특성을 바탕으로 리소좀의 재조립 현상을 유도함으로써 암세포 사멸을 확인했다”며 “이번에 개발된 리소좀 표적 물질은 실제 실험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도 암세포 사멸 효과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암세포 리소좀을 표적으로 하는 마이셀 형태의 항암 치료제의 원리 / 이미지=국제학술지 'JACS' 표지

연구팀이 개발한 물질은 향상된 표적 능력과 더불어 기존 화학 항암제의 단점인 약물 내성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기존 화학요법은 지속적인 약물 투여로 인해 내성이 생기는데, 암세포 리소좀을 선택적으로 파괴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하게 된 것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와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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