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 만족도가 낮은 노인일수록 인지기능 낮아져
- 인지기능에 미치는 효과의 크기는 남성 노인이 2배 더 커
- 논문, 노인학 분야 SCI급 국제학술지 'Innovation in Aging' 게재
[위즈뉴스] 노년기의 불만족스러운 결혼생활이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국내 연구진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려대는 7일, 보건과학대학 보건정책관리학부 김진호 교수 연구팀이 한국고용정보원이 2006년부터 수집한 고령화연구패널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낮은 결혼 만족도를 경험하는 노인일수록 인지기능이 낮아지거나 낮게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불만족스러운 결혼 생활이 만성적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동하여 일상적인 정보 처리 작업과 관련된 작업 기억 능력을 손상시킬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결혼 만족도가 낮은 노인은 흡연과 지나친 음주 등 인지건강에 해로운 행위를 할 가능성이 높으며, 여가 및 사교 활동 등 인지적 자극을 동반하는 경험이 제약을 받을 가능성도 높아 인지기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미국노년학회(The Gerontological Society of America)가 발행하는 노인학 분야의 SCI급 국제학술지 ‘Innovation in Aging'(IF=7.0)’ 7월 26일 자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Investigating Heterogeneity in the Relationship between Marital Satisfaction and Cognitive Health by Gender and Across the Cognitive Function Distribution'이며, 김진호 교수가 교신저자로, 권근영 연구원이 주요 저자로 참여했다.
"노년기 결혼 생활의 질 향상이 노인의 치매위험 감소시키는 효과적 전략"
연구팀의 김진호 “노년기 결혼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다양한 정책적 개입은 노인의 치매위험을 감소시키는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며 "이러한 결혼 만족도 제고 전략은 남성 노인에게, 특히 인지기능이 이미 떨어져 있는 남성 치매위험군에게, 특별히 유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노인의 인지건강을 증진하고 치매를 예방하는 대책을 모색함에 있어 노인 개개인의 특성을 가능한 세밀하게 고려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연구팀은 개인의 특성 및 다양한 사회 환경적 요인과 같이 관찰되지 않은 교란 요인을 제거하는 분석 방법을 활용했으며, 인지기능의 대표적 지표인 한국판 인지기능검사(K-MMSE) 결과를 사용하여 연구 결과의 신뢰도와 타당도를 높였다.
무엇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결혼 만족도가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성별과 기존 인지기능 정도에 따라 매우 다르다는 점을 밝혀냈다.
먼저, 결혼 만족도가 인지기능에 미치는 효과의 크기는 여성 노인에 비해 남성 노인이 약 2배 가량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노년기 남성의 급격한 사회적 관계 약화 및 단절로 인한 아내에 대한 정서적 의존도 증가에 따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남성 노인의 경우, 기존 인지기능 수준이 낮은 집단에서 결혼 만족도의 효과가 더욱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