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교통사고 예방하는 '자가치유 렌즈 소재'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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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교통사고 예방하는 '자가치유 렌즈 소재' 개발
  • 정 현 기자
  • 승인 2023.04.20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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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화학연구원과 경북대 연구진, 공동 연구 통해 개발
- 태양광으로 60초 만에 흡집 제거...자율주행차량 센서 신호 왜곡 방지
- 논문, 과학기술분야 SCI급 국제학술지 'ACS Applied Materials&Interfaces' 게재

[위즈뉴스] 최근 빈번히 발생하는 자율주행 교통사고로 인해 자율주행차의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자율주행을 위한 센서 렌즈 표면 스크래치를 스스로 복원할 수 있는 자가치유 렌즈 소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영국, 이하 '화학연')은 20일, 김진철 박사, 박영일 박사, 정지은 박사로 구성된 연구팀과 경북대 김학린-정인우 교수 연구팀이 공동 연구를 통해 자율주행차의 센서에 생기는 스크래치가 스스로 치유되는 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정효철 선임연구원, 박영일 책임연구원, 김진철 책임연구원, 정유진 책임연구원, 정지은 선임연구원, 이상호 책임연구원 / 사진=한국화학연구원

이번에 개발된 자가치유 광학 소재를 자율주행차의 센서에 활용할 경우 제품의 사용 기대 수명을 늘릴 수 있으며, 표면 손상으로 인한한 오작동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미래기술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은 과학기술 분야의 SCI급 국제학술지 ‘ACS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앤 인터페이스(ACS Applied Materials and Interfaces, IF=10.383)’ 2월호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NIR-Triggered High-Efficiency Self-Healable Protective Optical Coating for Vision Systems(근적외선을 이용하여 고효율 자가치유가 가능한 비전 시스템용 광학 기기용 코팅 소재)'이다.

"자가치유 렌즈, 자율주행차 비롯해 안경, 카메라 등에 폭넓게 활용될 것"

화학연 이영국 원장은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값싼 고굴절 고분자 소재와 광열 염료를 이용하여 자가치유가 가능한 렌즈 소재를 합성하는 플랫폼 기술로, 자율주행 자동차 센서 뿐만 아니라 안경이나 카메라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ACS Applied Materials and Interfaces' 최신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렌즈는 빛을 모으거나 분산시키는 도구로 카메라, 핸드폰, 안경, 거리 측정용 센서 등 일상의 수많은 광학기기에 사용된다. 하지만 렌즈 표면이 스크래치 등에 의해 손상되면 광학기기에서 받아들이는 이미지나 광신호는 실제와 비교하여 심하게 왜곡된다.

특히, 자율주행차의 라이다(LiDAR) 센서나 이미지 센서 등의 비전 시스템 인식 오류 및 오작동으로 인한 교통사고 사례가 반복됨에 따라 자율주행 자동차의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는 오히려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센서 표면의 흠집으로 인해 신호 왜곡이 발생하면 자율주행차 교통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비전 시스템은 자율주행차량의 ‘눈’ 역할을 하는 장치로, 라이다 센서, 이미지 센서 등을 활용한다. 실제, 미국자동차협회(American Automobile Association) 설문조사 결과, 자율주행차 이용에 두려움을 느낀 응답자가 ’22년 55%에서 ’23년  68%로 14%포인트(P) 상승했다.

이에 화학연과 경북대 연구진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돋보기와 같은 간단한 도구를 사용하여 햇빛을 모으면 센서 표면에 생기는 긁힌 자국을 60초 이내에 제거할 수 있는 투명한 렌즈 소재를 개발했다.

자가치유가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고분자 내 분자 이동이 자유롭고 소재가 유연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렌즈나 렌즈 보호용 코팅 소재는 단단한 물질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자가치유 기능을 부여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이미 렌즈 소재로 활용되고 있는 티오우레탄 구조 내에 투명한 광열염료를 섞은 후 햇빛을 비추어 고분자들이 해체와 재결합을 반복하는 ‘동적 화학결합’을 설계했다. 광열염료란 빛 에너지를 열 에너지로 바꿔주는 염료를 말한다.

특히, 이미지 센서가 활용하는 가시광선 영역(350~850 nm)과 라이다 센서가 활용하는 근적외선 영역(~1550 nm)과는 간섭하지 않으면서 특정 근적외선 파장(850~1050 nm)의 빛만 선택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투명한 유기 광열 염료를 개발하였다.

고분자 동적 화학결합 구조 및 자율주행차량 센서 표면의 물리적 손상과 신호 왜곡을 회복할 수 있는 렌즈 소재의 자가치유 원리 / 자료이미지=화학연
자료이미지=화학연

[그림설명] ▲기존 렌즈 소재와 개발한 자가치유 렌즈 소재 표면에 여러 개의 선형 흠집을 낸 후 (0° 및 45° 각도 방향)에는 빛번짐으로 인한 이미지 왜곡이 발생하며, 저녁이나 밤 등 조도가 낮은 환경에서는 빛번짐으로 인한 왜곡이 심화됨. 근적외선 레이저를 조사하면 개발된 렌즈 소재 표면의 흠집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가치유되며 빛번짐이 사라진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음. 
▲기존 렌즈 소재는 근적외선 레이저를 조사하더라도 흠집이 회복되지 않아 빛번짐으로 인해 왜곡된 이미지를 보임.

개발된 소재는 햇빛이 흡수되면 빛 에너지가 열 에너지로 바뀌면서 표면 온도가 올라가고, 온도가 올라가면 고분자들이 원래의 그물망 구조에서 해체돼, 떨어졌다 붙었다를 반복하며 자가치유 된다.

개발된 소재는 흠집이 서로 교차하여 난 경우에도 100% 자가치유 되며, 같은 위치에 흠집을 내고 치유하는 과정을 5회 이상 반복하여도 자가치유 효율을 100% 유지하는 우수한 복원력을 보였다.

공동연구팀은 "먼지나 표면 오염에 의한 센서 오작동을 방지하고자 하는 연구들은 이전에 보고된 바 있으나 렌즈 표면의 물리적 손상을 회복하여 센서 오작동을 방지하는 이번 기술은 신규 기술로 기술적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신진연구자 지원사업, 한국화학연구원 주요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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