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연구팀 "소셜미디어 자해 포스팅은 임상적 위험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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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연구팀 "소셜미디어 자해 포스팅은 임상적 위험 신호"
  • 정 현 기자
  • 승인 2022.03.10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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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국제학술지 'Computers in Human Behavior' 3월 3일자 게재

[위즈뉴스] 자살의 목적 없이 자신의 신체 조직을 손상시키는 방식의 자해를 지속하는 ‘자살 의도가 없는 자해’와 관련한 정신건강문제가 지난 10여년간 꾸준히 대두되어 왔으며, 이는 특히 COVID-19 대유행 기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보고되고 있다.

더욱이 자살 의도가 없는 자해를 수행하는 젊은 연령층의 경우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의 SNS(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자해 관련 포스팅을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고려대(총장 정진택)는 8일, 심리학부 허지원 교수 연구팀이 자살 의도가 없는 자해 행동을 온라인 플랫폼에 포스팅을 하는 성인들의 심리적 특성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허지원 교수(왼쪽)와 이수은 연구원 / 사진=고려대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실험 심리 및 다학제 심리학 분야의 SCI급 국제전문학술지 ‘Computers in Human Behavior'(IF=6.829) 3월 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표면 그 아래: 젊은 성인여성의 자살 의도가 없는 자해 콘텐츠 온라인 게시의 임상 및 심리사회적 요인(Beneath the surface: Clinical and psychosocial correlates of posting nonsuicidal self-injury content online among female young adults)’이며, 허지원 교수가 교신저자로, 이수은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의 허지원 교수는 “자살 의도가 없는 자해는 자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건강하지 않은 자구책으로 보아야 한다"며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자해 콘텐츠를 온라인에 포스팅하는 것은 해당 개인이 경험하고 있는 정신건강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하나의 지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수은 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계기로, 자해 포스팅을 하는 이들을 소위 ‘관종’으로 낙인찍는 시선이 완화되고 또, 온라인 플랫폼 및 소셜 미디어를 이용해 임상적 고위험군을 선별 및 개입하는 움직임이 늘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Computers in Human Behavior' 최신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연구팀은 자살 의도가 없는 자해 행동을 하는 249명의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이번 연구를 진행하였으며, 그 중 67명은 자해 관련 콘텐츠를 온라인 및 소셜미디어에 올린 경험을 가졌고, 나머지 182명은 자신의 자해 행동을 온라인에 게재한 경험이 없는 것으로 보고한 참여자들이었다. 

자해 포스팅을 하는 사람들은 타인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 자해의 주요한 동기일 것이라는 일반적인 편견과 달리, 정서의 조절, 자기 고통의 기록, 자기 처벌을 목적으로 자해를 하는 경향이 매우 높았으며, 무엇보다 실제 자살을 피하려는 목적으로 자해 행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들의 회복탄력성과 자존감은 훨씬 낮은 양상을 보였다. 또한 관련 포스팅을 하지 않는 자해군과 달리, 이들은 자해를 하려는 갈망, 자살 사고, 과거 자살 시도 경험 모두가 증가한 패턴을 보였으며 특히 자살 사고가 높을수록 자해 포스팅이 잦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의 허지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자살 의도가 없는 자해를 포스팅하는 행동에 대한 심리과학적 이해를 최초로 제공하고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자해에 대한 입체적이며 과학적인 탐색이 지속될 때에, 치료의 구체적 방략과 우선순위에 대한 실효성 있는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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