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쓰in논문] 췌장암을 조기에 약 93%의 정확도(AUC)로 진단할 수 있는 혈액검사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서울대병원은 3일, 서울대의대 의공학교실 김영수 교수와 서울대병원 간담췌외과 장진영 교수 연구팀이 질량분석기 다중반응검지법(MRM-MS)을 이용해 췌장암 조기 진단이 가능한 단백체 기반의 다중 마커 패널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분석 시간과 검사 비용을 줄이면서 높은 객관성과 정확도로 혈액에서 췌장암 단백체 표지자를 분석할 수 있는 차세대 검사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췌장암 진단에 사용되고 있는 기존의 CA19-9 검사와 병용하면 진단 정확도(AUC)는 95%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미국암연구협회(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에서 발간하는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임상암연구(Clinical Cancer Research, IF=10.107)’ 1월 27일자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논문명은 'Development and Multiple Validation of the Protein Multi-Marker Panel for Diagnosis of Pancreatic Cancer'이다.
연구팀의 김영수 교수는 “단백체 다중 마커 패널을 활용하면 췌장암의 발병 가능성, 조기 진단 및 중증도를 유의하게 예측할 수 있다”며 “이 기술은 추후 임상 적용 가능성이 있어 진단 마커로 CA19-9를 보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췌장암은 조기 발견이 어려워 5년 생존율이 12.6%(2018년 국가암등록통계)에 그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기존의 검사방법에는 혈액으로 췌장암을 진단할 수 있는 CA19-9 검사가 있지만 70~80%의 민감도와 80~90%의 특이도를 나타내 한계가 있었다. 때문에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연구팀은 단일 마커가 아닌 다중 마커 조합을 통해 진단 정확도, 민감도, 특이도를 향상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연구팀은 췌장암이 발병했을 때 혈액 내에서 발현하는 단백체 중에서 조기 진단을 도울 수 있는 여러 개의 바이오마커를 결합하는 데 주목했다.
췌장암 조기 진단이 가능한 다중 마커 패널을 구성하기 위해 서울대병원을 포함한 5개 기관 환자의 총 1,008개 혈장 샘플을 사용했다. 연구팀은 질량분석기 다중반응검지법(MRM-MS)을 이용해 단백체 바이오마커 후보를 발굴, 확인, 검증 과정을 거쳐 그 효과를 규명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질량분석기 다중반응검지법(MRM-MS)은 질량분석기에 의해 암 표지자의 고유한 질량 지문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미량의 단백체 발현량 차이까지 정밀하게 구별해주는 고감도 첨단 분석 기술이다.
그 결과, 14개의 단백질을 포함하는 다중 마커 패널이 개발됐다. 단일 바이오마커인 CA19-9의 진단 정확도(AUC)가 77%였던 데 비해 다중 마커 패널을 활용하면 93%로 상당히 높아졌다. CA19-9보다 진단 정확도(AUC)가 15% 이상 향상된 것이다.
또, CA19-9와 다중 마커 패널을 병용하면 진단 정확도(AUC)가 95%까지 높아져 CA19-9를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 보다 약 18% 이상 진단 성능이 향상됐다.
[그림설명] 독립된 혈액 코호트에서 단백체 다중 마커 패널과 CA19-9(기존 췌장암 표지자)의 성능 비교한 그림. AUC(곡선하면적) 값은 성능을 나타내며 ‘1’에 가까울수록 진단 성능이 좋아짐.
좌측 : (녹색)질량분석기 다중반응검지법에 의한 단백체 다중 마커 패널의 성능(AUC=0.93). (노랑)CA19-9 성능(AUC=0.77).
우측 : (녹색)단백체 다중마커패널과 CA19-9을 통합한 2가지 융합 마커의 성능 (AUC=0.95). (노랑)CA19-9 만의 성능(AUC=0.77)
한편, 이번에 개발한 췌장암 다중 마커 패널은 국내를 비롯해 주요 국가에 특허 출원 상태이며, 국내 기업에 기술 이전이 되어 상업화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