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유발 '아밀로이드 단백질 실시간 관찰' 세계 첫 성공
상태바
알츠하이머 유발 '아밀로이드 단백질 실시간 관찰' 세계 첫 성공
  • 정 현 기자
  • 승인 2024.01.30 23: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KAIST 육종민 교수팀, 성균관대 연구팀 공동 연구 수행
-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포항산업과학연구원 등 공동 연구 참여
- 알츠하이머병 유발 단백질 단분자 실시간 관찰하는 전자현미경 기술 개발
- 연구팀 "알츠하이머 같은 퇴행성질환의 신약 개발에 기여할 것"
- 논문,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Advanced Materials' 게재

[위즈뉴스] 국내 연구진이 알츠하이머 등 퇴행성 질환을 유발하는 아밀로이드 섬유 단백질의 초기 불안정한 움직임과 같은 생명 현상을 분자 수준에서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KAIST(총장 이광형)는 30일, 신소재공학과 육종민 교수 연구팀이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연구팀과 함께 그래핀을 이용해 알츠하이머 질병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아밀로이드 섬유 단백질의 실시간 거동을 관찰할 수 있는 새로운 단분자 관찰 기술(single-molecule technique)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육종민 교수(왼쪽)와 박정재 박사 / 사진=KAIST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나 파킨슨 병과 같은 퇴행성 질환의 발병 과정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를 담은 논문은 재료과학 분야의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IF=29.4)' 지난해 11월 28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Single-Molecule Graphene Liquid Cell Electron Microscopy for Instability of Intermediate Amyloid Fibrils'이며, KAIST 육종민 교수가 교신저자로, 박정재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다.

"알츠하이머 같은 퇴행성 질환의 신약 개발에 기여할 것"

연구팀의 육종민 교수는 "현미경 기술의 발전은 생명과학 및 공학 기술 발전의 토대가 되는 것으로, 분자 단위의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면 단백질들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조절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알츠하이머와 같은 퇴행성 질환의 신약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ˮ 라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Advanced Materials' 최근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doi.org/10.1002/adma.202309936

단분자 관찰 기술은 단일 분자 수준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는 기법을 말한다. 생체 과정에서 수반되는 단백질 간의 상호작용, 접힘, 조립 과정 등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기술이다.

현재까지 단분자 관찰 기술로는 특정 분자를 식별하기 위한 형광 현미경을 이용해 관찰하거나, 단백질을 급속 냉동시켜 움직임을 고정해 분자 구조를 해석하는 초저온 전자현미경 기법이 활용 돼왔다. 

하지만, 자연 그대로의 단백질을 특별한 전처리 없이 분자 단위에서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은 여전히 부재한 상황이었다.

최근 이에 대한 대안으로 물질을 얼리지 않고 상온 상태에서 관찰하는 액상 전자현미경 기술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기술은 얇은 투과막을 이용해 액체를 감싸 전자현미경 내에서 물질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이지만, 두꺼운 투과 막에 의한 분해능 저하와 전자빔에 의한 단백질 변성은 해결해야 하는 숙제였다.

연구팀은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그래핀을 이용해 막에 의한 분해능 저하와 전자빔에 의한 단백질 변성 문제를 해결하며, 단백질의 거동을 실시간 관찰할 수 있는 단분자 그래핀 액상 셀 전자현미경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에서 투과 막으로 이용한 그래핀은 원자 단위의 두께를 가지고 있어 분자 수준 관찰을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전자빔에 의한 단백질의 산화를 방지하는 산화 방지 역할을 해 기존 대비 40배 가량 변성을 억제해 단백질의 거동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게 했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전자현미경 기술을 활용해, 알츠하이머 질병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 섬유의 초기 성장 과정에서 발현되는 분자 불안정성을 세계 최초로 관찰했다.

단분자 그래핀 액상 셀 전자현미경 모식도 및 성능 / 자료이미지=KAIST

이 전자현미경 기술은 온전한 단백질의 다양한 거동들을 분자 수준에서 관찰을 가능하게 하므로,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성 단백질의 감염 과정, 퇴행성 질환을 일으키는 아밀로이드성 단백질의 섬유화/응집 거동 등과 같이 단백질의 상호작용에 의한 생명 현상을 이해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MIST) (NRF-2022R1A2C2008929)과 나노 및 소재 기술개발사업(MIST)(NRF-2021M3H4A6A02050365)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