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산소에 강한' 암세포 사멸 유도 핵심 인자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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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산소에 강한' 암세포 사멸 유도 핵심 인자 발견
  • 정 현 기자
  • 승인 2024.01.0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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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김정훈ㆍ김정애 박사팀, 연구 수행
- 저산소 환경을 좋아하는 암세포의 사멸 유도 핵심 인자 발견
- 논문, SCI급 국제학술지 'Nucleic Acids Research' 게재

[위즈뉴스] 국내 연구진이 저산소 환경을 좋아하는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핵심 인자를 발견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 이하 생명연)은 지난달 27일, 김정훈 박사와 김정애 박사 연구팀이 저산소 환경에서 세포가 안정성을 유지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김정애 박사, 김정훈 박사, 박성렬 박사 / 사진=생명연

이번 연구는 저산소 환경에서 생명력이 강한 암세포를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써 향후 혁신 항암 신약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생명과학 분야의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핵산 연구(Nucleic Acids Research, IF=14.9)' 지난해 11월 10일자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Hypoxia stabilizes SETDB1 to maintain genome stability'이며, 김정훈 박사와 김정애 박사가 공동 교신저자로, 박성렬 박사와 조진화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 혁신 항암 신약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

연구책임자인 김정훈 박사와 김정애 박사는 “암과 같은 저산소 적응성 질환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분자 표적을 찾은 것”이라며 “향후 'SETDB1' 단백질을 억제하는 혁신 신약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Nucleic Acids Research' 최신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doi.org/10.1093/nar/gkad796

산소는 세포의 생존과 성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일반 대기 중 산소 농도인 약 21%보다 낮은 저산소 환경에 노출된 세포는 살아남기 위해 분자 수준에서 리프로그래밍을 진행하며, 환경 적응에 실패한 세포는 사멸된다. 

암세포는 조직 내에서 저산소 환경에 빈번히 노출되는 탓에 저산소 적응 리프로그래밍이 더 활발히 일어나 정상 세포보다 생존 확률이 높다.

이런 암세포의 저산소 적응 메커니즘을 저해시켜 암세포를 제거하는 방법이 새로운 항암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세포는 세포 내에 있는 유전체가 물리적, 화학적으로 안정성에 훼손을 입으면 사멸하게 되는데, 유전체의 안전성에 관여하는 요소 중 하나가 세포의 핵 내부에서 DNA를 감싸는 역할을 하는 히스톤 단백질의 메틸화이다. 

단백질 메틸화란 히스톤 단백질에 특정 효소로 인해 단백질에 변형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연구팀은 저산소 환경에서 히스톤 메틸화 효소인 'SETDB1' 단백질이 유전체의 안정성을 유지하게 하며, 이를 제어하면 유전체의 안정성이 깨져 세포사멸이 유도됨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SETDB1 단백질이 종양 억제 유전자인 본히펠린다우(Von Hippel-Lindau, 이하 VHL)와 결합하여 세포 내에서 분해되는 현상을 발견했다. 

산소 농도에 따른 SETDB1 단백질의 조절 모식도산소 농도에 따른 SETDB1 단백질의 조절 모식도 / 자료이미지=생명연

이를 통해 산소 농도가 낮아지면 SETDB1 단백질과 VHL의 결합이 약해지며 SETDB1 단백질이 증가하는데, SETDB1 단백질의 증가를 억제하면 SETDB1 단백질에 의한 히스톤 메틸화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비정상적인 유전자 발현이나 DNA 손상이 발생해 유전체가 불안정해지고 세포사멸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 융합연구사업과 개인기초연구사업, 생명연 주요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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