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뱀장어 발전 원리 모사한 ‘고체 에너지 저장 시스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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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뱀장어 발전 원리 모사한 ‘고체 에너지 저장 시스템’ 개발
  • 정 현 기자
  • 승인 2023.11.23 2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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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U.KIST융합대학원 황석원 교수팀과 서울시립대 문홍철 교수팀, 공동 연구
- 전기뱀장어의 '전기세포' 기능 모사한 고체 에너지 저장 시스템 개발
- 공학·전기화학 융합 연구를 통한 미래 신재생 에너지원으로의 역할 기대
- 논문,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게재

[위즈뉴스] 국내 연구진이 전기뱀장어의 발전 원리를 모사해 고체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개발했다. 

고려대는 최근 KU-KIST융합대학원 황석원 교수와 서울시립대 문홍철 교수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이 전기뱀장어의 전기를 만들어 내는 원리를 모사해 유연한 고체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한원배 박사, 김동제 석사, 김용민 박사과정, 황석원 교수, 문홍철 교수 / 사진=고려대

이번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은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IF=19.9)’ 10월 2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Electric Eel-Inspired Soft Electrocytes for Solid-State Power Systems'이며, KU-KIST융합대학원 황석원 교수와 서울시립대 문홍철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KU-KIST융합대학원 한원배 박사와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김동제 석사, 서울시립대 김용민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지속 가능한 차세대 신재생 에너지원으로써 활용될 것"

공동 연구팀의 황석원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유연전자소자를 구현하는 공학 기술과 전기화학 연구의 융합을 통하여, 전기뱀장어의 발전 원리를 모사한 인공 전기세포 기반의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라며 "높은 전압 또는 극저온, 고온에서의 작동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환경에 적용되어 지속 가능한 차세대 신재생 에너지원으로써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최근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doi/10.1002/adfm.202309781

전기뱀장어는 핵심 장기들이 머리 쪽에 모여 있고 전기세포(electrocyte)라고 불리는 특수한 세포가 몸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이 전기세포의 양 끝에는 수많은 나트륨과 칼륨, 이온채널이 존재하는데 신경 자극을 받으면 이 채널들이 열리거나 닫히면서 세포 안팎의 이온 농도 차를 만들어 낸다. 이때 전기적으로 분극이 형성되면서 전압이 만들어진다.

몸속에 수많은 전기세포가 직렬 및 병렬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사냥과 자기방어를 할 때 순간적으로 최대 800V에 해당하는 고전압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러한 전기뱀장어의 발전원리를 모사하면 이온의 이동만으로 전기를 만들어 내는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원을 개발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들은 삼투압에 의한 이온의 흐름과 이온들의 정전기적 상호작용에 착안, 전기뱀장어의 발전 원리를 모사한 인공 전기세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인공 전기세포는 고농도의 이온겔(iongel)과 저농도의 이온겔로 구성되며 두 이온겔 사이에는 양이온 혹은 음이온 사슬로 구성된 고분자막을 각각 배치했다. 삼투압 차이에 의해 이온겔 사이를 이동하려는 이온들을, 양이온 고분자막은 음이온만, 음이온 고분자막은 양이온만을 선택적으로 투과시키고 이러한 전하의 불균형은 전기적 분극을 형성해서 결국 약 140mV의 전압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기계적 물성과 열적 안정성이 뛰어난 성분들로 구성된 이 전기세포는 구부림, 뒤틀림 등의 반복적인 변형에도 안정적으로 전압을 낼 수 있었고 영하 20도에서 영상 100도까지의 온도 범위에서도 얼거나 타지 않고 발전 거동을 유지할 수 있었다.

자료이미지=고려대

[그림설명]
1. 이온채널 단백질의 열림, 닫힘으로 형성된 전기적 분극으로 인해 고전압을 형성시킬 수 있는 전기뱀장어의 발전 원리
2. 본 연구에서 개발한 인공 전기세포가 직렬, 병렬로 연결된 에너지 저장 시스템. 삼투압 차이에 의해 이온겔 사이를 이동하려는 이온들을, 양이온 고분자막은 음이온만, 음이온 고분자막은 양이온만을 선택적으로 통과시키고 이러한 전하의 불균형은 전기적 분극을 형성하고 약 140mV의 전위차를 만들어 냄
3. 165개의 인공 전기세포가 직렬로 연결된 에너지 저장 시스템. 에너지 저장 시스템의 방전과 인공 전기세포 수에 따른 선형적 전압 거동. 

더 나아가, 연구진은 이 전기세포들을 직렬과 병렬로 연결시켜 최대 22V까지 얻음으로써 대면적화를 통한 고전력의 발전 가능성을 보였다. 그리고 모든 이온겔과 고분자막이 분리된 형태로도 시스템을 제작해서 간단한 종이접기 방법을 통해 필요할 때 전기를 생산해 낼 수 있는 전략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중견후속사업, 전자약기술개발사업 및 정보통신기획평가원 ICT 명품인재양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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