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연구팀, '뇌수막염이 영유아에 더 치명적인 이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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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연구팀, '뇌수막염이 영유아에 더 치명적인 이유' 밝혔다
  • 정 현 기자
  • 승인 2023.10.10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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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BS 고규영 단장 연구팀, '뇌수막 면역장벽' 밝혀내
- 뇌수막 정맥동혈관 주변 대식세포의 면역장벽 형성 역할 규명
- 뇌수막 면역 증진을 통한 바이러스성 뇌수막염 예방 및 치료 방향 제시
- 논문,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Science Immunology' 게재 및 표지논문 선정

[위즈뉴스] 국내 연구진이 뇌수막염이 영유아에게 더 치명적인 이유를 밝혀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는 10일, 혈관 연구단 고규영 단장(KAIST 의과학대학원 특훈교수)과 김영찬 연구원(현 서울대병원 내과 전임의), 안지훈 선임연구원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영유아가 뇌수막염에 취약한 원인이 미성숙한 뇌수막 면역장벽임을 새롭게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팀은 바이러스의 뇌 침입 감염을 방어하는 뇌수막 면역장벽의 핵심으로 뇌수막 대식세포의 역할을 강조했다.

왼쪽부터 고규영 단장, 안지훈 선임연구원, 김영찬 연구원 / 사진=IBS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이뮤놀로지(Science Immunology, IF=24.8)’ 10월 7일자 온라인에 게재됐으며, 10월호의 표지 논문으로도 선정됐다.

논문명은 'Immaturity of immune cells around the dural venous sinuses contributes to viral meningoencephalitis in neonates(경막 정맥동혈관 주변에 존재하는 면역세포가 신생아 바이러스 뇌수막염 발병에 기여하는 기전에 관한 연구'이며, 고규영 단장과 안지훈 선임연구원이 공동 교신저자로, 김영찬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의 예방 및 치료에 대한 새로운 방향 제시"

연구팀의 고규영 단장은 “뇌수막에 다량 존재하는 면역세포, 혈관 및 림프관 등의 긴밀한 소통 체계가 어떻게 우리 몸의 가장 중요한 장기인 뇌를 외부 유해 병원균으로부터 보호하는지 알게 되었다”며 “이는 뇌의 인지기능, 신경계질환, 감염질환 등에 대한 전혀 새로운 이해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의 안지훈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뇌수막 면역 개선을 통한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의 예방 및 치료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영유아가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에 취약한 이유를 밝혔다”며 “뇌수막의 역동적인 역할에 대한 이정표를 세운 성과”라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국제학술지 'Science Immunology' 최신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DOI: 10.1126/sciimmunol.adg6155

우리 인체는 가장 중요한 장기인 뇌를 보호하기 위해 뇌 안쪽으로 촘촘한 혈액-뇌 장벽, 뇌 바깥쪽으로는 뇌수막이 둘러싸 외부에서의 유해물질 침입을 차단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상 면역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면역세포 이동이 특정 관문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도록 보호한다.

이러한 관문 역할을 하는 곳을 중추신경계 경계(Central nervous system border)라 일컬으며, 대표적으로 뇌수막이 있다. 

뇌 전반을 감싸고 있는 뇌수막은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경막, 거미막, 그리고 뇌에 인접한 연질막으로 구성되며, 이 뇌수막에 염증이 생기는 병을 뇌수막염이라고 한다.

뇌수막염은 뇌에 직접적인 염증을 일으키는 뇌염으로 진행하기도 하며, 특히 영유아의 세균성 뇌수막염은 사망률이 15%에 이른다. 생존하더라도 약 15%는 다양한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아 정상적인 삶이 어렵다. 

뇌수막염의 가장 흔한 원인은 바이러스, 세균, 진균에 의한 감염으로 알려져 있으나, 혈액을 통해 인체 내부로 침투한 감염원(코로나바이러스-2 포함)이 어떻게 뇌수막이나 뇌까지 도달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았다.

또한, 영유아에서 치명적인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원인균은 보통 성인에서는 뇌수막염을 일으키지 않는데, 그 이유는 수수께끼로 남아있었다.

연구팀은 중추신경계 경계 부위 세부 조직인 경막, 연질막, 맥락막총의 각각의 특성을 비교하여, 뇌수막의 가장 바깥 부분인 경막이 뇌척수액과 혈류 양측이 교류할 수 있어 감염에 취약한 조직임을 확인했다.

특히, 경막에 있는 정맥동혈관이 뇌수막염 바이러스의 이동 경로임을 밝혔다. 

이어 영유아와 성인에서 나타나는 뇌수막염의 감염 차이를 비교하기 위해 뇌수막염 바이러스 감염 생쥐 모델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어른 생쥐(생후 28일)에서는 바이러스 감염이 뇌수막으로 진행되지 않았으나, 새끼 생쥐(생후 7일)에서는 뇌수막염 바이러스가 경막의 정맥동혈관으로부터 뇌에 퍼지면서 염증이 악화되고 생존율이 10%로 크게 감소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감염 차이의 원인을 경막 내 면역세포에서 찾았다. 면역세포에 대한 단일세포 유전자 분석법으로 분석한 결과, 새끼 생쥐에는 어른 생쥐에서 보이는 성숙한 면역세포가 다양하게 관찰되지 않았다. 

나아가 각 면역세포에 대한 제거 항체를 투여하거나, 선택적으로 면역세포가 제거된 유전자 변형 생쥐 모델을 통해 경막 대식세포가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경막 대식세포 중 정맥동혈관 주변에만 밀집되어 있는 특징적인 현상을 보이는 MHCIIhi(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 class II) 대식세포가 감염 차단에 가장 중요하게 작용했는데, 새끼 생쥐에서는 이 대식세포가 결핍되어 있었다.

경막의 특징 및 생후 정맥동혈관 주변으로 늘어나는 MHCIIhi 대식세포의 역할 / 자료이미지=IBS
경막의 특징 및 생후 정맥동혈관 주변으로 늘어나는 MHCIIhi 대식세포의 역할 / 자료이미지=IBS

연구팀은 MHCIIhi 대식세포들이 혈류를 타고 경막 정맥동혈관을 통해 경막 조직으로 이동한다는 사실도 밝혔다. 중추신경계 경계 부위 간 혈관내피세포들을 단일 세포 유전자 분석을 통해 비교한 결과, 경막 정맥동혈관 내피세포는 다른 부위와 달리 면역세포 이동을 촉진하는 세포접합단백질을 높게 발현했다. 이것이 경막 정맥동혈관 주변으로 대식세포가 모여드는 원인이었다. 

또한, 연구팀이 정상 어른 생쥐의 경막 정맥동혈관 주변 대식세포를 제거하자 뇌수막염 바이러스가 경막 정맥동혈관 주변과 연질막까지 퍼져 감염이 확산됐다. 이로써 경막 정맥동혈관 주변에 밀집되어 있는 MHCIIhi 대식세포가 바이러스의 뇌 침입 감염을 방어하는 면역장벽 형성에 핵심임을 증명했다. 

연구팀의 김영찬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혈액-뇌 장벽의 미성숙으로 인해 영유아가 뇌척수막염에 취약하다는 기존의 학설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했다”며 “연구를 통해 영유아에서 뇌수막염이 치명적인 새로운 원인을 밝히고, 뇌수막 정맥동혈관주변 면역세포가 바이러스 감염 보호에 중요하게 작용함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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