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중반의 노쇠 정도가 10년 뒤 건강 결정'...국내 연구진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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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중반의 노쇠 정도가 10년 뒤 건강 결정'...국내 연구진 규명
  • 정 현 기자
  • 승인 2023.04.1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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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아산병원 정희원 교수, 연세대 의대 장지은 교수 등 공동 연구
- 만 66세 성인 97만명 대상 10년 간에 걸쳐 빅데이터 연구
- 심하게 노쇠한 집단, 건강 집단보다 10년 내 사망 4.4배↑
- 논문, 미국의학협회 발행 SCI급 국제학술지 'JAMA  Network Open' 게재
이번 연구를 주도한 서울아산병원 정희원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 사진=서울아산병원

[위즈뉴스] 60대 중반 나이에서의 노쇠 정도로 10년 뒤 건강 상태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서울아산병원 17일,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신재용-장지은 교수,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김대현 교수팀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이 만 66세 성인 96만 8,885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66세 때 심하게 노쇠한 집단이 건강한 집단에 비해 10년 내 사망 위험이 약 4.4배 높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또한 심하게 노쇠한 집단에서 10년 내에 당뇨, 관상동맥질환, 심부전, 낙상 등 노화에 따른 질환이 발생하거나 타인의 돌봄이 필요할 위험이 건강한 집단에 비해 약 3.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미국의학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서 발행하는 의생명과학 분야의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IF=13.360)’ 3월 2일자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Assessment of Frailty Index at 66 Years of Age and Association With Age-Related Diseases, Disability, and Death Over 10 Years in Korea'이며, 연세대 신재용 교수와 하버드대 김대현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서울아산병원 정희원 교수와 연세대 장지은 교수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가능한 젊은 때부터 규칙적 생활, 금연, 절주, 스트레스 관리 필요" 

공동 연구팀의 정희원 교수는 “같은 나이더라도 생물학적 노화 정도, 즉 노쇠 정도가 사람마다 다르며, 이러한 차이로 먼 미래의 사망과 건강 상태까지도 예측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가능한 젊을 때부터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운동, 금연, 절주, 스트레스 관리 등을 통해 건강관리를 하여 노쇠와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어 "이미 노쇠가 진행된 경우라면 다제 약물을 점검하고 노쇠의 흔한 원인이 되는 근감소증이나 인지기능 감소, 우울, 불안, 수면장애 등에 대해 전문의를 찾아 노인의학적 도움을 받으면 좋다"며 "전 세계적으로 빠른 고령화와 돌봄이 필요한 인구 급증이 예상되는 만큼, 이를 예방하고 지원할 수 있는 사회적 논의와 정책 개발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국제학술지 'JAMA  Network Open' 최신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주요 질병이나 장애가 없는 비교적 젊은 나이대의 노쇠 정도로 노화 속도를 파악할 수 있어,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한 선제적인 건강관리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기존에는 보다 고령의 나이를 기준으로 연구가 진행됐지만, 이번 연구는 초기 노년기인 만 66세를 기준으로 노쇠의 의미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노쇠는 허약이라고도 하며, 노화와 질병의 축적으로 기능이 감퇴해 스트레스에 취약해진 상태를 말한다. 같은 나이라도 노쇠가 심하면 통상적으로 노화가 더 진행된 것으로 간주된다. 

연구팀은 2007년부터 2017년까지 건강검진을 받은 만 66세 성인 96만 8,885명의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노쇠 정도에 따른 10년 내 사망률과 노화에 따른 질환 발생률을 최대 10년(평균 6.7년)간 분석했다.

노쇠 정도는 △병력 △신체·검체검사 △신체 건강 △정신 건강 △장애 등 5개 영역의 39가지 항목을 평가해 측정했고, 노쇠 정도에 따라 건강한 집단, 노쇠 전 집단, 경증 노쇠 집단, 중증 노쇠 집단으로 분류했다.

연구팀은 각 집단의 10년 내 사망률을 분석했다. 우선 건강한 집단에서는 연간 100명 중 0.79명이 사망했으며, 노쇠 전 집단에서는 1.07명, 경증 노쇠 집단에서는 1.63명, 중증 노쇠 집단에서는 3.36명이 사망했다. 이를 사회인구적 특성 등을 보정해 비교하면, 66세 때 심하게 노쇠한 집단의 10년 내 사망 위험이 건강한 집단에 비해 약 4.43배 높았다.

또한 노화에 따른 질환은 건강한 집단에서 연간 평균 0.14건, 노쇠 전 집단에서 0.23건, 경증 노쇠 집단에서 0.29건, 중증 노쇠 집단에서 0.45건씩 발생했다.

각 질환별로는 중증 노쇠 집단에서 10년 내 심부전, 당뇨, 뇌졸중이 발병할 위험이 각각 2.9배, 2.3배, 2.2배씩 높았다. 신체적 및 정신적 기능 저하로 타인의 돌봄이 필요한 비율은 중증 노쇠 집단에서 건강한 집단에 비해 10.9배 높았다.

이외에도 낙상, 골절, 관상동맥질환 등 암을 제외한 대부분 질환의 발병률이 건강한 집단보다 중증 노쇠 집단에서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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