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산화제 과산화수소 고효율 생산 촉매 개발" KIST-고려대 공동연구팀 논문, SCI급 국제학술지 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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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 산화제 과산화수소 고효율 생산 촉매 개발" KIST-고려대 공동연구팀 논문, SCI급 국제학술지 등재
  • 정 현 기자
  • 승인 2021.01.13 2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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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Acta Materialia' 2020년 12월 16일자 온라인판 게재

[위즈뉴스] 과산화수소는 물에 희석하여 상처를 치료하는 소독제로 사용되기도 하고, 반도체의 불순물 제거, 폐수 처리제 등 친환경 산화제로 산업 전반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생산 공정에서 독성 물질(안트라퀴논계)이 사용되고, 대규모의 설비가 필요해 제한된 장소에서만 생산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고자 팔라듐(Pd) 촉매를 이용하여 수소(H2)와 산소(O2)를 반응시켜 과산화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됐지만, 팔라듐 촉매의 경우 최대 40%의 과산화수소와 60%의 물이 생성된다.

이 과정에 과산화수소(H2O2)보다 물(H2O)이 더 많이 형성되어 상용화에 걸림돌이 되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윤석진)은 12일, 계산과학연구센터 한상수 박사와 김동훈 박사, 물질구조제어연구센터 이승용 박사, 고려대학 이관영 교수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과산화수소 생산용 백금-금 합금 촉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촉매를 사용하면 팔라듐 촉매를 사용할 경우 30~40%에 불과했던 과산화수소 선택성을 95%까지 올려 물은 소량만 생산하고 대부분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왼쪽부터 KIST 한상수 박사, 김동훈 박사, 이승용 박사, 고려대 이관영 교수 / 사진=KIST
왼쪽부터 KIST 한상수 박사, 김동훈 박사, 이승용 박사, 고려대 이관영 교수 / 사진=KIST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재료과학 분야의 SCI급 국제저널인 ‘Acta Materialia(IF=7.656)' 2020년 12월 1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Solid-Solution Alloying of Immiscible Pt and Au Boosts Catalytic Performance for H2O2 Direct Synthesis'이며, 고려대 한근호 박사과정생과 KIST 이홍우 학생연구원, 남효빈 학생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KIST 김동훈 선임연구원과 이승용 책임연구원, 한상수 센터장, 고려대 이관영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공동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상온-상압의 조건에서 장소의 제약 없이 친환경적으로 과산화수소 생산이 가능하여 상용화 길을 대폭 앞당겼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면서 "그간 고공행진 가격을 보이는 팔라듐이 아닌 새로운 금-백금 합금의 대체를 통해서 과산화수소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시행착오를 상당히 줄임으로써 약 100여 년 동안 정체되어있던 해당 분야의 소재 개발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반도체, 펄프 산업 및 하수처리 시설 등에 과산화수소가 필요할 때마다 바로 합성하여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학술지 'Acta Materialia' 최신호에 실린 해당 논문
국제학술지 'Acta Materialia' 최신호에 실린 해당 논문

KIST-고려대학교 공동연구팀은 원소 조합에 의해 발현되는 물성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론적으로 예측하는 방법을 통해 연구한 결과, 기존의 팔라듐을 사용하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백금(Pt)-금(Au) 합금계 나노입자 촉매를 개발했다.

본래 백금과 금은 서로 잘 섞이지 않기 때문에 둘을 합쳐 촉매를 제작하기 어려웠는데, 연구진은 합금을 형성하지 않는 백금과 금을 각각 원소의 전구체를 섞은 후 환원시켜 강제로 합금 형태의 나노입자를 성공적으로 합성했다. 이 방식을 활용하면 백금과 금의 전구체 양을 조절하여 입자의 함량을 제어할 수도 있었다. 전구체란 물질대사나 화학반응 등에서 최종적으로 얻을 수 있는 특정 물질이 되기 전 단계의 물질을 말한다.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를 활용하면 수소 가스와 산소 가스를 수용액에 주입하기만 하면 어디에서나 대형설비 없이도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금-백금 나노입자 합성 모식도 (좌) 및 촉매 성능 평가 / 자료이미지=KIST
금-백금 나노입자 합성 모식도 (좌) 및 촉매 성능 평가 / 자료이미지=KIST

특히, 팔라듐 촉매와 달리 공동연구진이 개발한 촉매는 상온(10˚C), 상압(1기압) 조건에서도 최대 95%까지 과산화수소를 생성할 수 있다. 또, 8시간 이상의 촉매 반응에도 백금-금 합금 형태가 잘 유지되면서 생산 능력에 저하도 없는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했다.

연구진은 추가적인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일반적인 소재 분석 기술로는 알기 힘든 백금-금 합금계 나노입자의 결정 구조를 명확하게 제시하였다. 더 나아가 금의 함량이 증가함에 따른 과산화수소 생산 능력의 변화를 원자 수준에서 예측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함께 제시했다. 

KIST 한상수 센터장은 “개발된 기술은 장소의 제약 없는 친환경 과산화수소 생산 기술로, 팔라듐 촉매의 한계인 낮은 선택성을 극복하여 상용화를 대폭 앞당겼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며 “시행착오를 통해 연구해 나가는 분야인 촉매 소재 개발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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