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움직이는 5단계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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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움직이는 5단계 전략'
  • 이효은 기자
  • 승인 2017.09.0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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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 JAPAN COO 혼다 데쓰야, 플러시먼 힐러드 일본법인 부사장 다바타 신타로 공저 <광고하지 마라>

NHN JAPAN 주식회사(2013년에 LINE 주식회사로 상호 변경) COO 혼다 데쓰야와 세계 최대 PR회사 플러시먼 힐러드사 일본법인 부사장인 다바타 신타로가 함께 쓴 책 <광고하지 마라>에는 1,000명부터 10억 명까지 인구 규모별 PR전략을 짜는 법 등을 공개하고 있는데, 그중 '사람을 움직이는 5단계 전략'을 소개한다.

 

사람을 움직이는 '5단계'전략

 

<0단계> 목적을 명확히 한다

 

5가지 단계에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명확하게 해둘 것이 있다. 바로 목적과 목적에 기반한 목표다. 대체 몇 명의 마음을 사로잡고 싶는가? 그 대상은 누구인가? 어떤 사람들인가? '어떤 대상', '몇 명'의 '어떤 행동'을 기대하는지 확실히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이 부분을 확실하게 해두지 않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반드시 실패한다. '젊은 여성 100만 명이 우리 회사 제품을 쓰도록' 하고 싶은 것인지, 혹은 '1,000만 명에게 새로운 브랜드를 알리고 싶은 것인지'를 확실하게 해야 한다. 피해야 할 태도는 '가능한 많은 사람에게'처럼 규모를 막연하게 잡는 것과 '사정이 되면 사주십사' 하는 것처럼 기대 행동을 명확히 설정하지 않는 것이다.

 

한 기저귀 회사의 사례를 들어보겠다. 이 회사의 기저귀는 '10시간 연속 흡수 기능'이라는 특장점이 있었다. 이 특장점이 '아기의 수면의 질'로 이어진다는 것을 300만 명의 아기 엄마들에게 알려서 자사의 제품 판매로 이어가겠다는 것이 이 회사의 목적이다.

 

 

<1단계> '타깃 인사이트'를 모조리 도출해본다

 

인사이트는 '사람이 특정 행동을 취하는 이유'를 말한다. 다양한 행동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선은 이 인사이트를 최대한 많이 도출해보아야 한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타깃 소비자에 해당하는 복수의 사람들에게 직접 인터뷰를 하는(포커스 그룹) 방법과,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에 존재하는 타깃 소비자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방법, 또는 이 두 가지를 병행해서 조합하는 방법이 있다.

 

인사이트 발굴법에는 몇 가지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특정 행동을 '하지 않는 이유'를 알아보는 방법이다. 이는 특정 행동을 하는 이유(즐거우니까, 필요하니까 등)보다 특정 행동을 하지 않는 이유에 그 사람의 본심이 숨어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질문과 해석을 반복해서 타깃 소비자(=움직이고 싶은 그들)가 가질 법한 속내를 크게 3-4가지로 추려본다.

 

기저귀 회사의 경우, 수차례의 인터뷰를 통해 '아기가 안 자는 게 고민이다. 하지만 잠만 잘 잔다면 수면의 질까지 생각하지는 않는다', '애초에 수면의 질에 그렇게 차이가 있을까', '수면의 질을 높이는 건 좋은데, 그게 다른 기저귀를 써야 할 이유인지는 모르겠다' 등이 인사이트로 부각되었다.

 

<2단계> 목적과 인사이트를 통합하라

 

인사이트가 도출되면,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이 목적과 인사이트를 통합하는 일이다. 즉 '0단계'에서 수립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가장 유용한 인사이트는 무엇일까? 하는 것을 생각하는 단계다. 이 단계를 통해서 사람을 움직이는 마음 끓는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인터뷰 결과 기저귀 회사는 수면의 질 향상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렇다면 엄마들의 어떤 인사이트를 목적과 엮어야 할까? 검토를 해보니 '수면은 뇌의 발육과 관계가 있다'는 사실에 힌트가 있을 것 같았다.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공원에서 다른 엄마들과 대화를 할 때, 반응이 좋은 아이, 잘 걷는 아이에 대한 이야기는 상당히 민감한 주제라고 한다. 같은 월령의 아이가 자신의 아이보다 성장이 빠르다는 소리를 들은 엄마는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여기서 '자기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잘 컸으면 좋겠다'는 아기 엄마의 인사이트를 도출해서 이 인사이트를 기저귀 판매와 연결시키기로 했다. '자고 있는 동안 아기의 뇌는 발달한다'라는 사실을 바탕으로 '아기가 장시간 편하게 잘 수 있도록 도와서 아기가 똑똑해진다'는 지점을 마음 끓는점으로 정했다.

 

<3단계> '마음을 끓이기' 위해 무엇을 전달할지 결정한다

 

이제 무엇을 전달할지를 결정하는 단계다. 2단계에서 결정한 마음 끓는점에 도달하기 위해서 어떤 메시지와 스토리를 전해야 하는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이쯤 되면 지금까지의 프로세스가 왜 중요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기대하는 행위를 일으킬 만한 지점을 미리 지정해놓아야 목적에서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의외로 자주 일어나는 일이, 지금까지의 단계를 건너뛰고 급작스럽게 메시지와 스토리를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메시지가 잘 먹히지 않을까?', '이런 카피를 쓰면 어떨까' 등, 그것들이 가능할지 안 할지에 대한 근거도 없이 검토를 시작하는 셈이다. 이런 일이 꽤 있다.

 

기저귀 회사는 이 단계에서 '뇌를 성장시키는 수면 체조'라는 키워드를 개발했다. "질 좋은 수면으로 아기 뇌의 성장을 돕는 일이 '뇌육면'입니다. 엄마에겐 아기의 수면 리듬을 지키면서도 수면 방해를 하지 않는 게 중요하죠. 기저귀도 장시간 뽀송뽀송한 걸로 고르세요."

 

<4단계> '마음을 끓게 만드는' 콘텐츠를 준비한다

 

이 단계에서는 메시지와 스토리를 소비자들이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장치를 준비한다. 기존의 홍보 방식이라면 이 단계에서 광고 콘텐츠(광고 영상이나 사진 등)를 마련할 것이다. 하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다. 자유롭게 생각해보자. 중요한 점은 콘텐츠가 3단계의 메시지와 스토리에 준해야 한다는 것과 일방통행은 안된다는 것이다. <겨울왕국>은 이 단계에 <Let It Go>라는 콘텐츠가 있었다. 기저귀 회사는 '뇌를 성장시키는 수면 체조'라는 것을 개발했다. 이런 체험의 장은 회사에서 직접 만들어도 좋고, (<겨울왕국>처럼) 일반인들이 스스로 체험의 장을 만들도록 촉진해도 좋다. 이런 체험의 기회를 늘려서 타깃 소비자의 마음 끓는점을 자극해, 사람들을 실제로 움직이는 것이 이 단계에서 해야 할 일이다.

 

<5단계> '돈이 덜 드는 순서대로'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이제 마지막 단계다. 지금까지 사람을 움직이는 전략의 70퍼센트는 설명했다. 최종 단계는 이 각본을 현실화하기 위한 매체 전략 등 기술의 선정과 그 조합, 이에 기초한 예산 배분 단계다.

 

오늘날에는 다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의 수많은 홍보 수단이 있다. 큰돈이 드는 텔레비전 광고도 있고 비교적 예산이 적게 드는 디지털 광고나 소셜 광고 등 다양한 시장이 있다. 뉴스성과 화제성을 잘 갖추면 매체에 돈을 지불하지 않고 보도를 통해서 상품을 알릴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온라인상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과 연계해서 그 덕을 볼 수도 있고, 동영상 콘텐츠 등이 입소문으로 확산되는 일도 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여러분이 직접 쓸 수 있는 홍보도구다. 이런 홍보수단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여기서는 하나의 유효하고 근본적인 방향을 제시하겠다. 바로 '돈이 덜 드는 순으로 홍보하라'는 것이다. 여러분은 홍보의 목적과 움직이고픈 대상의 규모를 이미 정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에 따라 돈이 들지 않는 홍보 방법부터 선택하면 된다. 적어도 '단번에 수만 명을 움직이려면 조금 비싸도 광고를 하는 수밖에 없겠군' 하는 손쉬운 생각은 버리자. 광고(유료 미디어)는 최후의 수단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이런 생각이 상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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