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전문가 김소진씨, “베이비부머든 젊은이든, 이젠 창업 하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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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전문가 김소진씨, “베이비부머든 젊은이든, 이젠 창업 하는 시대”
  • 정 현
  • 승인 2017.01.02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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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성공하는 남자의 디테일’ 저자 김소진씨 인터뷰
전자책 '성공하는 남자의 디테일' 저자 김소진

[위즈뉴스 창업기획] 몇 년 전 만해도 사오정이나 오륙도라는 말이 있었다. 서글픔이 담겨 있었지만 그래도 인간적으로 들리던 때였다. 

하지만, 이제는 그 시절도 옛말이 되어 버렸다. 정년퇴직이나 은퇴라는 말 앞에 이제는 ‘대량’이라는 말이 따라 붙기 시작했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정년퇴직을 시작했다. 올해 2015년부터 이들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한다. 그 수가 무려 720만 명에 달한다. 말 그대로 ‘대량 은퇴’, ‘대량 퇴직’이다. 

이들이 대거 찬바람 부는 ‘거리’로 나온다. 하지만, 이들 베이비부머 세대를 껴안아 줄 만한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하다. 이들은 이전 세대에 비해 젊고 건강하고 유능하다. 열정마저 식지 않았는데, 은퇴자가 되어 거리로 쏟아져 나온다. 

재취업 자리는 하늘의 별따기다. 그나마 아르바이트 자리라도 얻어 보려면, 자식뻘 되는 청년실업자들과 치열한 제로섬 경쟁을 해야 한다. 이들은 갈 곳이 없다. 참, 딱한 현실이다. 

전자책 ‘성공하는 남자의 디테일’을 펼쳐서 단숨에 읽었다. 베이비부머, 그들도 한 때는 ‘성공하는 남자’들이었다. 하지만, 대량퇴직의 쓰나미에 밀려 갈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 한창 잘나가던 시절에 그들은 무엇이 잘못 되었던 것일까.

지난 3일 강남구 테헤란로에서 김소진 저자를 만났다. 

그는 여성이다. CEO이면서 커리어 전문가다. ‘성공하는 남자’에 관한한 그만큼 잘 아는 전문가가 또 있을까 싶을 만큼 ‘성공하는 남자’ 전문가다. 

그의 섬세한 눈을 통해 베이비부머 세대, 그들의 성공과 좌절, 그리고 희망에 대해 들어 봤다. 

Q. 요즘 상황을 어떻게 보십니까? 

A. 굉장히 심각하죠. 예전엔 남의 얘기였습니다. 특히,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은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2012년에 책을 처음 냈을 때만해도 그렇게 심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기업에 있는 사람들부터 고민을 하기 시작했고요, 남성들은 40대 초, 중반부터, 여성들은 30대 중반부터 ‘난 어떻게 해야 하나’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Q. 그래도, 소위 말하는 ‘스펙’이 좋은 퇴직자들은 기회가 많지 않을까요?

A. 일류대학을 나와서 직장생활을 한 30년하고, 엘리트 코스만 밟아 온 분들은 맘만 먹으면 언제든 재취업이 될 줄 알고 있지요. 그런데 막상 퇴직하고 나서 6개월이 훌쩍 지나고 나면 ‘왜 안 되지?’, ‘뭐가 문제지?’, ‘재취업이 안 되면 뭘 해야 하지?’ 라며 초조해 합니다.  

문제는, 이분들이 자신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겁니다. 똑똑하기로 치면 최고인 사람들조차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또 ‘내가 뭘 잘하는지’ 잘 모르죠. 당연히, ‘은퇴를 하면 이런 걸 해 봐야겠다’ 이런 계획조차 생각해 볼 여유가 없었던 거지요.

Q. 퇴직자들이 당장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직장을 나왔으면, 일단 1년 정도는 나에 대해서 차분히 돌아보고, ‘무엇을 해야 할지’ 마음을 먹는 게 중요합니다. 퇴직자들은 급한 마음에 아무 중소기업이라도 찾아가게 되죠. 대부분 3개월 못 버티고 나옵니다. ‘내가 이렇게까지 떨어졌나’ 하고 상처를 입게 되지요. 그 다음은 프랜차이즈 창업 쪽으로 갑니다. ‘진짜 이거 밖에 없나’ 하면서요.  

어떤 분들은 손쉽게 컨설팅 사업을 생각합니다. 젊은이들한테 내 노하우를 전수하면 되지 않을까 해서 뛰어들지만, 그것조차 쉽지 않죠. 실제 마켓에서는 그런 니즈가 없어요. 시대가 많이 바뀌었거든요. 하루라도 빨리 현실을 파악해야 합니다. 

Q. ‘나와서 뭘 하려고 하는 건 이미 늦다’ 이런 얘기지요? 

A. 그렇죠. 지금은 30~40대부터 ‘내가 정말 뭘 잘하는 지’, 가장 기본적인 이런 고민부터 해봐야 합니다. 나와서 창업을 하든, 커피숖을 하든, 컨설팅 사업을 하든, 내가 즐겁지 않고 그냥 따라가게 되면 반드시 망하게 되어 있거든요. 나를 반드시 돌아 봐야 합니다. 이미 직장에 있을 때, 나를 찾지 않으면 어쩌면 영영 찾을 기회가 없을 지도 모릅니다.  

Q. 퇴직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사람들은 더 급하지 않을까요?

A. 궁극적으로 ‘나는 창업한다’는 마인드를 가져야 합니다. 예전엔 60~70까지 하면 그만둬도 됐는데, 이제는 굉장히 오랫동안 일을 하게 됐어요. 재취업에만 목숨 걸어서는 안 됩니다. 이제는, 남의 회사에서 인생을 끝낼 수 없는 시대가 된 겁니다. 

어차피 언젠가는 인간은 누구나 창업을 해야 합니다. 20대든, 50대든, 60대든, 누구나 창업을 해야 하는 시대인 겁니다. 언젠가는 창업을 해야 할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커리어 골을 다시 세팅해야 합니다. 앞으로 창업을 하기위해 어떤 회사에 들어가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부족한 건 무엇인가, 보완해야 할 건 또 무엇인가 등 자기분석을 해 봐야 합니다. 그게 안 되면 재취업을 해도 시간낭비입니다. 

Q. 창업을 준비하는 첫 걸음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A. 먼저, 취미생활을 한번 깊이 들여다보는 게 좋습니다. 의외로 취미가 없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취미가 뭐냐고 물으면 40~50대 남성들은 의외로 할 줄 아는 게 별로 없어요. 술 마시고 골프 치는 것 외에, 요즘 젊은이들과 달리 뭘 할 줄 아는 게 너무 없더군요. 그래서 더 심각한 거죠.  

내 취미가 뭔지,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것이 뭔지, 그걸로 어떻게 돈을 벌까 생각해 봐야 합니다. 커피를 좋아한다면 커피숍을 다 돌아다니면서 조사도 해보고, 그런 열정이 필요한 거죠. 내가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 그런 것을 좀 더 심도 깊게 해보는 게, 가장 쉽고, 또 중요한 일입니다. 

Q. 아무리 찾아봐도 취미가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만나는 사람들을 좀 바꿔 보라고 합니다. 동문회, 동창회, 매일 만나는 사람, 그 인맥은 충분하니까, 이제 이런 사람들은 다 끊고 젊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가보라고 합니다. 물론, 안 끼워 주지요. 그래서 그런 젊은이들의 모임을 위해 돈도 쓰고, 밥도 사고 그래야 합니다. 지금 그들은 40~50대와는 너무 다른 환경에서 다른 시대를 살고 있거든요.  

시간 날 때마다 젊은 친구들하고 이야기를 많이 나눠야 합니다. 잘 나가는 남성들은 이미 다 그렇게 하고 있어요. 직장인맥, 이젠 그런 거 다 잊어야 합니다.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려면, 새로운 틀을 다져야 합니다.  

Q. 그렇군요. 과감하게 자기혁신을 해야 한다는 거지요?

A. 틀을 깨는 사고, 그런 것이 사람을 바꿉니다. 내가 그동안 익숙했던 것들을 버리고, 익숙지 않았던 새로운 것, 낯선 곳에 나를 던져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굳이 동남아 여행을 다녀보라는 게 아닙니다. 낯선 곳에 나를 던져 본다는 건, 이런 거죠. 

크림스파게티를 즐겨 먹는 사람이라면 이젠 토마토스파게티를 먹어보는 것도 낯선 곳에 나를 던져보는 체험입니다. 인도 음식을 한 번도 안 먹어 봤으면, 과감히 시도해 보는 겁니다. 낯선 곳에 자주 나를 노출해야, ‘아, 이런 것도 괜찮은 거구나’ 하고 느끼게 되고, 이런 행동이 나를 바꾸는 시작이 되는 거지요.

Q. 지금은 성공에 대한 정의도 바뀐 건가요? 

A. 맞습니다. 예전엔 일류대학 졸업하고, 대기업 들어가서 임원하고, 50대에 CEO하면 성공한 거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분들이 퇴직 후에 ‘내가 뭘 잘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고충을 털어 놓는 걸 보면, ‘이게 과연 성공한 건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단적으로 얘기하자면, 성공하지 않은 거구요, 행복하지도 않았다는 겁니다. 성공을 좇던 사람들을 보니까, 사회적으로는 성공을 했다고 하지만, 제 눈에는 빈털터리가 되어 있더라는 거죠.  

요즘 젊은이들은 그런 성공을 싫어합니다. 자신들은 그런 성공을 할 수도 없지만, 의미도 없고, 그래서 전혀 바라는 바가 아닌 거지요. 성공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좀 더 작게 나누어 봤으면 합니다.  
어제보다 내가 좀 더 변신하고 발전됐으면 그것도 성공이다, 오늘보다 내일 내가 뭔가를 시도해서 깨닫는 게 있다면 그것도 성공이다, 그렇게 보는 거지요. 

이렇게 작은 목표들을 만들고 작은 변화를 실천해 가면 자신감이 생겨납니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 얻는 성공이 아니라, 자기 주도적인 인생을 사는 것,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삶이 진정한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성공이란 걸 다시 정의해야 할 시대가 온 겁니다. 

Q. 오랜 시간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 주신다면?

A. 생존하고, 살아 있으라. 이 말씀입니다. 감사합니다.

‘성공하는 남자의 디테일’을 쓴 김소진 저자는 글로벌 인사조직컨설팅그룹 머서 코리아(Mercer Korea)와 에이온 휴잇(Aon Hewitt)에서 HR 전문가로 활동했다. 현재는 ㈜제니휴먼리소스 CEO로 기업의 인재확보를 위한 전략 수립과 인재 평가, 심사 업무를 하고 있다.  

전자책 ‘성공하는 남자의 디테일’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리디북스, 교보문고 등 전자책 서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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