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식당의 선택, '넓은 2층' vs '작은 1층'...백종원은 어떻게 선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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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식당의 선택, '넓은 2층' vs '작은 1층'...백종원은 어떻게 선택할까?
  • 이효은 기자
  • 승인 2017.04.30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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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의 책 <백종원의 장사이야기>에서

[위즈뉴스] '좋은 상권은 과연 따로 있는 걸까?'

원조쌈밥집, 새마을식당, 홍콩반점040 등 30여개 외식 브랜드, 12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 중인 (주)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는 자신의 책 <백종원의 장사이야기>에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식당창업과 관련해 3년여 동안 사람들이 가장 많이 했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정리해 엮은 이책에서 백 대표는 '좋은 상권은 따로 있는지'에 대해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좋은 상권은 따로 있는 걸까?

식당 창업을 하려는 사람이 상권을 분석하고 제대로 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사실 나는 회사를 경영하다보니 메뉴나 프랜차이즈 개발은 직접 하고 있어도 상권의 경우, 상권 담당 부서가 따로 있어 내가 직접 분석하지는 않는다.

나는 더본코리아의 직영 매장들을 논현동 영동시장 한곳에 모았다. 그러다보니 이곳 상권도 같이 살아난 경우라 할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상권은 주거 공간과 회사 공간이 섞인 곳이다.

예를 들어, 여의도나 시내에 오피스빌딩이 많은 곳은 평일에는 굉장히 손님이 많지만 주말이면 텅 비는 경우가 많다. 여의도는 독특한 경우로 아파트도 있지만 워낙 오피스가 밀집해 있어 모든 게 오피스에 맞춰져 있다. 그래서 일반적인 음식점은 가족끼리 갔을 때 메뉴가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월화수목금토일 다 손님이 올 수 있는 곳을 찾아라

백종원 지음, 서울문화사 출간 / 사진=예스24

나는 상권을 볼 때 월화수목금토일 다 손님이 있을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를 본다.

평일에는 직장인들이 많지만, 저녁이나 주말에는 일반 가족이 찾을 수 있는 그런 곳을 좋아한다. 오피스가 대략 40퍼센트, 주거 지역이 60퍼센트 정도 차지하는 곳이 좋다.

어떻게보면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식당을 처음 하는 사람이 실수하기 쉬운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바로 '권리금' 문제이다.

나는 처음에는 무조건 상권이 좋은 데로 들어가라고 말하고 싶다.

초보자일수록 '권리금'이 더 큰 쪽을 선택하라

특히 초보자는 권리금이 있는 곳으로 가라고 말하고 싶다. 일반적으로 블록이라고 부르는데, 예를 들면 메인 블록의 권리금이 몇 억대라면 한 블록만 뒤로 들어가도 몇 천만 원대로 뚝 떨어진다. 또 한 블록만 더 들어가면 권리금이 훨씬 더 떨어진다.

이걸 두고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한다. 식당을 하는 사람은 혼자 생각을 많이 하는데, 생각을 할 때의 단점이 자신의 생각에 자꾸 변명을 하는 것이다. 

"난 메뉴를 이렇게 구성하고, 이렇게 팔겠어. 그럼 손님이 좋아할 수밖에 없을 거야"

이렇게 말이다. 내 음식은 맛이 좋으니 나 같으면 사먹을 거라고 마음 속으로 자꾸 변명을 만든다.

상권도 마찬가지다.

"메인 상권이 좋은지 누가 몰라? 권리금 1억을 투자할 바에는 한 블록 뒤로 가면 5,000만 원 정도가 절약되니까 그 돈으로 손님한테 고기를 좀 더 주면 되지. 서비스를 더 하면 되잖아. 어차피 음식 장사는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하잖아. 권리금을 아낀 만큼 정말 더 잘해야지"

예전에는 나도 이렇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고민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좋은 상권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권리금이 높은 곳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물론 권리금은 거품이 많다. 하지만 초보자일수록 권리금이 많은 곳으로 가야 배울 게 많다.

초보자가 식당을 차리면 정말 배워야 할 게 많다

모든 것이 새롭기 때문이다. 이렇게 정신이 없는 사이에 손님이 들어오는 것까지 걱정해야 한다면 그야말로 설상가상이 된다. 하지만 일단 상권이 좋은 데로 가면 지나가던 손님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가게는 어느 정도 돌아간다. 100명이 들어올 수 있는 자리인데 70명만 올 수도 있고, 50만 원을 벌 수 있는 자리에서 30만 원밖에 못 벌 수는 있지만 유지는 된다.

그렇게 1~2년이 지나면 장사의 흐름을 알 수 있다. 그 정도 되었을 때 뒤돌아보면 내가 한 행동 가운데 바보같은 것들이 보이고, 그것들을 하나하나씩 고쳐나가면 된다. 그러면서 능력도 생긴다. 능력이 생기면 그때는 B급 상권으로 들어가도 어느 정도 버텨낼 수 있다.

처음 식당을 차리고 대부분이 실패하는 이유로 권리금을 아껴 손님한테 더 잘해주자, 하는 마음가짐을 가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내 마음 같지 않다. 식당 문을 열고 나면 생각지도 못한 문제점들이 쏟아져나와 힘든데, 매출도 오르지 않으니 못 견디는 것이다. 매출이 올라야 식재료를 구입할 수 있고, 직원을 고정적으로 쓸 수도 있다. 아직 제대로 사람 관리도 못하는데, 직원 한 명이 나가면 다른 사람이 또 나가고 만다. 직원 관리도 어렵고, 식재료 관리도 어렵다. 메뉴가 내 마음대로 유지되는 것도 아니다.

상권은 평수를 줄이더라도 A급을 선택하라

상권에 A급, B급, C급이 있다고 한다면 가능하면 평수를 줄이더라도 A급을 선택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상권은 꼭 직접 보러 다녀야 한다. 인터넷 상으로 보는 건 소용이 없다. 직접 상권을 보러 다니면서 배우는 게 엄청나다. 직접 다니다 보면 괜찮은 상권인데 권리금이 낮거나 임대료가 낮은 걸 찾아내기도 한다.

상권을 선택할 때 하나 더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1층과 2층 중 어디를 선택하느냐이다.

나에게 넓은 평수의 2층으로 갈 것이냐, 작은 평수의 1층으로 갈 것이냐를 묻는다면 무조건 1층이라고 답할 것이다.

'넓은 평수의 2층' vs '작은 평수의 1층' 

식당이 버티려면 손님이 있어야 한다.

어떤 조건이든 손님이 들어오면 된다. 그러니 차라리 투자를 많이 해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게 낫다. 손님이 들어오면 식당은 버틸 수 있다. 돈도 돈이지만 손님이 없으면 기운이 빠져 버티지 못한다. 손님이 없는 매장에 가 보면 얼굴 표정 자체에 에너지가 없다. 그래서 더 힘들다.

권리금을 무서워하지 말고 발품을 팔아서 좋은 상권의 권리금이 싸고 괜찮은 데를 찾아서 시작하는게 좋다.

그렇게 경험을 쌓고 난 후에 뒷골목으로 간다면 버틸 여력이 생긴다. 손님이 없으면, 나조차도 6개월을 버티기 힘들다.

그리고 염두에 둬야 할 것이 잘되는 가게 옆이라고 해서 무조건 상권이 좋은 건 아니라는 점이다. 상권은 안 좋은데 그 가게만 잘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건 상권이 좋아서 잘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잘되는 이유 자체를 분석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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