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명 복합쇼핑몰서 배우는 장사비법, '트랜슈머'와 '몰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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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명 복합쇼핑몰서 배우는 장사비법, '트랜슈머'와 '몰링'
  • 이효은 기자
  • 승인 2017.03.1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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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트렌드 전문가 김영호의 책 '세계의 도시에서 장사를 배우다'에서
책 '세계의 도시에서 장사를 배우다' / 사진=예스24

[위즈뉴스] '복합쇼핑몰의 중요한 개념 두가지, 트랜슈머와 몰링'

'세계의 도시에서 장사를 배우다'

유통 트렌드 전문가 김영호는 이 책에서 뉴욕, 런던, 도쿄, 상하이, LA 등 세계적으로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핫 시티’ 22곳의 장사와 유통, 사람들의 소비 패턴과 생활 트렌드를 서술하고 있다.

특히 '미니애폴리스, 대형 복합 쇼핑몰은 중소 상인들의 거대한 생태계' 부분에서 언급하고 있는 '트랜슈머'와 '몰링' 개념이 눈길을 끈다. 

복합쇼핑몰을 관찰하다 보면 중요한 개념 두 가지가 머리에 떠오른다.

'트랜슈머' '몰링'

바로 '트랜슈머'와 '몰링'이라는 개념이다. 이 두 가지 키워드만 잘 이해해도 자신의 사업장이나 점포에 적용할 바가 적지 않다.

트랜슈머transumer는 이동 중에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원래는 다국적 컨설팅업체 피치가 공항의 대기 시간을 쪼개 면세점 등에서 쇼핑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용어로 처음으로 정의한 바 있다. '넘어서 이동하는'이란 뜻이 담긴'트랜스trans'에 '소비자'를 의미하는 '컨슈머consumer'를 합성한 것이다.

IT 기술의 발전 덕분에 움직이면서 TV를 시청하거나 점포를 검색하고 영화나 게임 등 오락, 쇼핑까지 손 안의 복합 단말기로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예전 같으면 그냥 흘려보내야 했던 무의미한 시간을 철저하게 나를 위해 투자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그렇다면 움직이는 고객을 어떻게 붙들어놓을 수 있을까?

해법은 단순명료하다. 움직이는 고객에게는 움직이는 서비스를 제공하면 된다. 즉 트랜슈머에게 맞는 서비스, 트랜비스tranvice다.

현대는 정말이지 바쁜 시대다. 누구나 바쁘다. 직장인은 직장인대로, 사업자는 사업자대로, 주부도 '헬리콥터 맘'이다, '슈퍼 맘'이다 해서 시간에 쫓긴다. 하다못해 실업자도 할 일이 많아 '백수가 과로사한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다. 이처럼 바쁜 고객들에게 이동하는 잠깐의 틈을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들이 필요로하는 제품을 제공하는 기술과 안목이 있어야 사업을 할 수 있다.

이토록 바쁜 세상살이에 발맞춰 탄생한 문화가 바로 '몰링malling'이다.

요즘의 쇼핑은 단순히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는 행위가 아니다. 쇼핑이란 놀이와 소비, 문화를 한데 섞은 것이다. 이에 쇼핑은 구매 그 이상, 놀이 그 이상, 휴식 그 이상, 가족 나들이 그 이상인 것이다.

책 '세계의 도시에서 장사를 배우다' / 김영호 지음, 부키 출간, 사진=예스24

몰링은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는 행위를 넘어 쇼핑 자체를 하나의 즐거운 경험으로 받아들이는 소비자들의 쇼핑행동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대형 복합 쇼핑몰이 이를 잘 보여준다. 이러한 쇼핑문화가 정착하면서 쇼핑과 문화를 동시에 즐기는 '몰 고어mallgoer'라는 말도 몰링과 더불어 보편화하고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에서는 주로 상품을 구매하지만 몰mall에선 문화를 즐긴다. 몰을 찾는 고객도 커플 중심에서 가족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이런 트렌드에 힘입어 우리나라도 몰고어족을 위한 가족 중심의 새로운 복합 쇼핑몰업태가 대세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신도림 디큐브시티가 개장해 백화점과 대형 마트, 영화관, 대형 서점, 호텔까지 모두 한곳에 모아 인기리에 영업하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 모두 국민 소득이 2만달러를 넘어서기 시작하면서 복합 쇼핑몰이 확산됐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2만 달러 시대에 진입하면서 몰링 문화가 보편화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앞으로 복합 쇼핑몰 건립이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작은 가게에도 적용 가능한 '트랜슈머' '몰링'

그런데 이런 개념들이 다 복합 쇼핑몰에서나 가능하고 쇼핑몰 입점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나 해당하지, 골목 사장들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전혀 그렇지 않다. 

만약 우리나라 대기업이 운영하는 복합 쇼핑몰에 입점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매장을 임차하는 방식보다는 '키오스크kiosk 매대'에 의한 입점 방식을 적극 연구하기 바란다.

키오스크 매대 입점 방식 자체는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 키오스크 매대에서 파는 품목이 얼마나 차별화됐느냐가 관건이다. 하지만 키오스크 매대 입점 방식이 성공하고 매출이 안정적으로 신장한다면, 그때부터는 점차 장사가 아닌 사업적 마인드로 접근하기 시작해야 한다.

즉, 전국 복합 쇼핑몰 매장 내 키오스크 매대에 상품을 납품하는 방식을 고려해볼 수 있다. 자신이 직접 키오스크 매대를 운영하는 방식과 다른 사람이 운영 중인 키오스크 매대에 일부 품목을 납품하는 방식을 병행하는 사업도 가능하다.

우리나라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복합 쇼핑몰과 명품 아울렛 매장이 점차 전국으로 포진해 나가는 상황이기에, 이런 주제를 잘 이용하면 자신이 공급하는 상품을 파는 매대를 전국 단위로 입점시킬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골목상권에 '몰링' 적용한 사례

굳이 복합 쇼핑몰에 입점하지 않더라도 복합 쇼핑몰 개념과 몰링 개념을 골목상권에도 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쿄에 가면 롯폰기 힐스를 반드시 방문하게 된다. 홍콩에 가게 되면 하버 시티가 '머스트해브' 방문 코스다. 어느 도시를 가든 복합 쇼핑몰을 가지 않고는 제대로 쇼핑을 즐길 수 없는 것이다. 요즘 복합 쇼핑몰은 단순한 소비 공간을 넘어서 해당 지역 일대를 전부 관광지화하는 추세다. 당연히 복합 쇼핑몰 근처의 입지를 선점하면 내국인과 외국인을 모두 상대하는 장사를 할 수 있다. 

동네 골목 상권에 위치한다고 하더라도 몰링 개념을 활용하면 새로운 고객 창출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내가 사는 동네의 한 작은 가페는 핸드폰 충전 서비스를 제공한다. 요즘은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않고 사는 시대이니, 카페에 들어와 커피 한잔 마시며 쉬는 동안에 핸드폰 충전이 가능하다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동네 카페나 음식점에서 어린이를 대동한 주부나 가족 단위 고객을 위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퍼즐 조각 맞추기나 보드 게임을 비치해둔다면 어떨까?

주부들은 오전에 집안일을 마치고 이웃들과 함께 커피 한잔 하면서 담소를 나누는 것만큼 스트레스 풀기에 좋은 휴식이 따로 없다. 그런데 어린아이들을 대동하고 보니 담화에 집중할 수가 없다. 이럴 때 게임이 비치된 커피숍과 그렇지 못한 카페의 차이는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몰링이란 개념이 꼭 대형 쇼핑몰에서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몰링의 개념도 발상을 바꾸면 골목 상권 어디에서나 적용할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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