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보다 살아있네...싱싱한 떨이의 맛' 청량리 청과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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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보다 살아있네...싱싱한 떨이의 맛' 청량리 청과물시장
  • 이효은 기자
  • 승인 2017.03.07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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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도슨트 이희준의 '시장이 두근두근1'에서

[위즈뉴스] '마트보다 살아있네...싱싱한 떨이의 맛'

대형마트는 물론 심지어 인터넷으로도 과일을 구매할 수 있는 시대지만 직접 만져보고 사기 위해 청량리 청과물 시장을 찾는 사람은 여전히 끊이지 않는다. 

전통시장 도슨트 이희준이 쓴 책 '시장이 두근두근1'에서는 청량리 청과물시장이 활기넘치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청량리 청과물시장은 새벽 4시부터 오전 10시까지는 과일을 대량을 취급하는 큰손들에 의해 시장에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오전 10시가 지나면 소매상만큼 보는 눈이 까다로운 일반 손님들이 바통을 이어받아 장이 파하는 오후 7시까지 시장통을 꽉꽉 채운다.

청량리 청과물시장 과일의 신선도는 빠른 회전율 때문

신선한 과일이 청량리 청과물시장을 채울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 다른 시장과 비교해 볼 때 거래량이 월등히 많아서 회전율이 빠르기 때문이다. 

상인들도 물량이 남아있는 한 문을 활짝 열고 상급의 과일을 내놓고 손님을 유혹하기에 여념이 없다.
 
많은 상품 중에서 최상품을 고르려는 사람이 넘치는 만큼 수많은 눈치싸움이 존재한다.

특히 한 안목 하시는 은둔 고수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눈초리가 매섭다. 서로 별다른 말을 주고받지 않아도 과일을 사이에 두고 손님과 상인의 시선이 마주치면 이미 밀당은 시작된 것이다. 

물건이 좋지 않으면 가격을 낮게 부르거나 다른 곳으로 가겠다는 눈치를 수시로 흘린다. 시장 골목을 10분만 왔다 갔다 하면 똑같은 품목을 파는 가게는 여러 곳이 있고 가격은 잠깐 사이에도 달라진다는 것을 서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책 '시장이 두근두근1' / 이희준 지음, 이야기나무 출간

싱싱한 과일을 값싸게 사는 방법

처음 청과물시장을 찾는 사람에게 조언을 한가지 한다면 싱싱한 과일 무덤에 반해 서둘러 사들이지 말고 차분히 청과물시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걸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게 한 바퀴 돌고 다시 제자리에 오면 조금 전에 봤던 가격이 낮은 숫자로 바뀌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것은 상품의 질이 떨어진다는 뜻이 아니다. 모두가 꿈나라에 있을 시간부터 움직이기 시작한 도매상의 하루가 끝나고 시장이 파할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오늘 물량은 오늘 처분하는 것을 원하기 때문에 가격이 변하지 않더라도 바구니에 담겨 있는 과일의 개수가 늘어나거나 개수는 그대로더라도 가격이 낮아지는 것이다. 

보는 재미, 사는 재미

이곳에서는 보는 재미와 사는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사과 5개에 5,000원!'을 외치던 상인이 몇 분 후, '사과 8개에 5,000원!'이라 외친다.

또 잠시 후, '떨이!'를 외치는 상인을 본다면 사과를 살 생각이 없었던 사람이라도 지갑을 열지 않고 버티기 어렵다. 

어디선가 '떨이'라는 소리가 울려퍼지면 메아리처럼 시장 곳곳에 번져서 경쟁이라도 하듯 파프리카, 딸기, 자두, 체리까지 떨이로 쏟아진다.

활기가 넘쳤고 공간이 살아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가격을 낮추려는 소비자와 적정 가격은 받아야 하는 상인 간의 힘겨루기가 시장의 활기를 책임지고 있었다.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도 많고, 젊은 사람도 많이 이용한다. 그중에는 레스토랑이나 식당을 운영하는 요리사도 있다. 그들은 A급보다 뛰어난 S급만 골라서 구매할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청과물 시장에서 취급하는 과일은 매력적이다. 

굳이 상인과 밀당하며 가격을 흥정하지 않아도 충분히 저렴했고 마트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싱싱함과 탱글탱글함이 과일에서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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