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장으로 뇌 자극, 식욕 등 '행동-감정 조절' 첫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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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장으로 뇌 자극, 식욕 등 '행동-감정 조절' 첫 성공
  • 정 현 기자
  • 승인 2024.07.0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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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BS 천진우 단장 연구팀, 뇌 회로 조절 '나도-MIND' 기술 첫 개발
- 자기장으로 뇌 자극해 모성애나 식욕 등 행동·감정 조절 성공
- 감정, 사회성, 식욕 조절 가능성 동물실험서 검증…차세대 BCI 등 응용 기대
- 논문,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Nature Nanotechnology' 게재

[위즈뉴스] 국내 연구진이 자기장으로 뇌 회로를 조절함으로써 동물의 행동 및 감정의 비밀을 밝혀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은 4일, 나노의학 연구단 천진우 단장(연세대 언더우드 특훈교수)와 곽민석 연구위원, 이재현 연구위원(연세대 고등과학원 교수)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자기장을 통해 특정 뇌 신경회로를 무선 및 원격으로 정밀 제어하는 '나노-MIND'(Magnetogenetic Interface for NeuroDynamics)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천진우 단장, 곽민석 연구위원, 이재현 연구위원, 최서현 박사 / 사진=IBS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 IF=38.1)' 7월 3일(한국시간) 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In vivo magnetogenetics for cell-type specific targeting and modulation of brain circuits'이며, 천진우 단장과 곽민석 연구위원, 이재현 연구위원이 공동 교신저자로, 최서현 박사후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뇌 신경질환의 새로운 치료법 개발 등 광범위하게 활용될 것"

연구팀의 천진우 단장은 나노-MIND 기술에 대해 “자기장으로 특정 뇌 회로를 자유자재로 조절한 경우는 세계 최초로 뇌과학의 차세대 플랫폼 기술이 될 것”이라며 “뇌 회로의 기능 및 작동 원리 규명해, 정교한 인공신경망 및 양방향 BCI 기술 개발, 뇌 신경질환의 새로운 치료법 개발 등 광범위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Nanotechnology' 최신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인간의 뇌는 약 1,000억 개 이상의 뇌 신경세포(뉴런)와 여러 가지 뉴런으로 구성된 더 많은 수의 뇌 회로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특정 뇌 회로를 제어하는 것은 인지, 감정, 사회적 행동 등 고차원적 뇌 기능의 원리를 규명하거나 각종 뇌 질환의 원인을 알아내는 데 필수적이다.

이뿐만 아니라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뉴럴링크(Neuralink)에서 보듯 생각만으로 외부기기를 제어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의 발전에도 꼭 필요하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rain-Computer Interface, BCI)란 뇌와 외부 장치 간의 직접적인 상호작용 방식으로, 인간의 두뇌와 컴퓨터를 직접 연결하여 뇌파를 통해 컴퓨터를 제어하는 인터페이스 기술을 총칭한다.

궁극적으로 BCI는 뇌와 컴퓨터 간 양방향 무선 통신을 실현해, 기기 제어뿐만 아니라 컴퓨터 정보를 습득해 뇌 능력을 향상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한편 자기장은 생체 투과율과 안전성이 뛰어나 MRI에서처럼 생체 신호를 읽어내 질병을 진단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하지만 자기장으로 특정 생체 신호를 조절하거나 뇌 회로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것은 과학계의 난제였다. 

연구팀은 자기장을 이용한 차세대 자기유전학(magnetogenetics) 나노-MIND 기술로 특정 뇌 회로를 자유자재로 제어해 동물의 감정, 사회성, 동기부여 등 고차원적인 뇌 기능을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자기유전학(magnetogenetics)이란 자기장에 의한 자기 액추에이터(magnetic actuator)의 기계적 자극으로 세포 수용체 또는 세포 내 신호를 활성화해 세포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의학 연구 기술을 총칭한다.

이 기술은 자기장과 자성을 띠는 나노입자를 이용해서 원하는 뇌 회로를 선택적으로 활성화할 수 있다. 핵심은 원하는 뇌 회로에 나노-자기수용체(nano-magnetoreceptor)를 생성시키고, 원하는 시점에 회전자기장 자극을 줘 뇌 회로의 시공간적 제어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나노-자기수용체(nano-magnetoreceptor)란 자성 물질을 기반으로 하는 자성 나노입자 및 이와 결합해 힘(torque)으로 열리는 기계적 민감 이온 채널인 자기수용체의 합성어를 말한다.

우선, 나노-MIND 기술로 모성애를 담당하는 전시각중추(medial preoptic area, MPOA)의 억제성 가바(GABA) 뇌 회로를 선택적으로 활성화해 감정 및 사회성 조절이 가능함을 보여줬다. 

억제성 가바(GABA)란 Gamma-Aminobutyric acid의 약자로, 비단백질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뇌 신경세포 활성을 억제하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을 말한다. 전시각중추(medial preoptic area, MPOA)란 간뇌와 종뇌의 증식 영역에서 파생된 뇌 부위로, 성적(sexual) 행동 및 부모 돌봄(parental) 행동과 같은 선천적 기능을 조절한다. 

모성애를 조절하는 뇌 회로가 활성화된 쥐는, 어미 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린 쥐를 자신의 둥지로 데려오는 등 어린 쥐에 대한 돌봄 행동이 크게 촉진됐다. 

자료이미지=IBS

[그림설명] 나노-MIND 기술 개요
특정 뉴런 및 뇌 회로 선택적 제어에 의한 고차원적 뇌 기능 조절

또한, 음식 섭취는 외측 시상하부(lateral hypothalamus)의 동기부여 뇌 회로를 활성화해 조절할 수 있었다. 외측 시상하부(lateral hypothalamus)란 생리적 평형을 유지하기 위한 식욕 및 에너지 항상성에 대한 반응을 포함해 생존과 관련된 다양한 생리 기능 조절의 핵심 영역을 말한다.

나노-MIND 기술로 동기부여 회로의 억제성 뉴런을 활성화한 쥐는 식욕과 섭식 행동이 100% 증가했다. 반대로 흥분성 뉴런을 활성화할 경우 쥐의 식욕과 섭식 행동이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나노-MIND 기술로 원하는 뇌 회로를 선택적으로 활성화해 고차원적 뇌 기능을 양방향으로 조절 가능함을 나타내며, 다양한 종류의 뇌 회로에도 적용 가능한 기술임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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