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여아 초경, 대기오염이 주요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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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진 여아 초경, 대기오염이 주요 원인”
  • 정 현 기자
  • 승인 2024.06.1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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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화여대 하은희 교수, 김혜순 교수 공동 연구 수행
- 국내 어린이 120만명 대상, 대기오염 노출과 성조숙증 간 연관성 분석
- 성호르몬 교란하는 대기오염 물질이 성조숙증과 이른 초경 유발
- 5일, 영국BBC 국내 연구진 논문 인용 보도
- 논문, SCI급 국제학술지 'Environmental Research' 게재

[위즈뉴스] 국내 연구진이 여아의 초경이 빨라지는 원인 중 하나가 대기오염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화여대는 11일, 환경의학교실 하은희 교수 연구팀과 소아청소년과학교실 김혜순 교수 연구팀이 공동 협력연구를 통해 여아의 초경 연령을 앞당기는 원인 중 하나가 대기오염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하은희 교수(왼쪽)와 김혜순 교수 / 사진=이화여대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환경분야의 SCI급 국제학술지 '환경 연구(Environmental Research, IF=8.3)’ 최신호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Long-term exposure to air pollution and precocious puberty in South Korea'이며, 이화여대 하은희 교수와 김혜순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환경의학교실 오종민 연구원과 소아청소년과 최정은 교수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대기오염이 여아의 초경을 빠르게 하는 좋지 않은 결과 초래"

연구팀의 하은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이 심혈관, 뇌와 같은 신체에 직접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아이 몸속에서 성장과 발달이 과하게 되는 성조숙증, 특히 여아에게서 초경을 빠르게 하는 좋지 않은 결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며 “개인의 장기적인 대기오염 노출 정도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연구와 더불어 대기오염 노출을 줄이기 위한 국가 차원의 대기질 관리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Environmental Research' 최신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doi.org/10.1016/j.envres.2024.118916

최근 우리나라에서 여아들의 초경 연령이 빨라진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이전 발표된 국내 연구에 따르면 한국 여아의 초경 연령은 1970년 14.2세에서 2010년 12.7세로 빨라졌다. 2008년부터 2020년 사이에 성조숙증 증후를 보이는 여아의 수는 16배 증가했다.

연구팀은 성조숙증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환경적 요인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주목했다. 대기오염 장기노출 증가와 성조숙증 간의 연관성에 대한 본격적인 분석이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연구팀이 처음으로 미세먼지와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그 원인으로 지목하고 나섰다.

특히, 영국 BBC가 지난 5일 전 '전 세계적으로 여아들의 사춘기가 빨라지고 있다'는 보도에 이화여대 연구팀의 연구를 언급하면서 이번 연구가 국제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연구팀이 살펴본 결과 국내 어린이들이 장기간 초미세먼지(PM2.5)와 미세먼지(PM10), 이산화황(SO2), 오존(O3)에 노출되었을 때 성조숙증 발생 위험도가 올라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대기오염에 대한 노출은 남아보다 여아에서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007년~2009년까지 3년간 태어난 우리나라 남아와 여아 약 120만 명을 대상으로 2013년~2019년까지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장기간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이 시기에 태어난 아이들을 인구집단으로 만드는 이른바 ‘코호트 연구’ 방식을 채택했으며 아이들이 6세가 되는 시점부터 성조숙증 발생 여부와 대기오염 노출 여부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성호르몬을 교란하는 화학 물질이나 중금속이 공장과 차량, 폐기물 연소를 통해 대기 중에 뿜어지면서 미세먼지와 결합하고 이것이 체내에 축적될 경우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설명했다.

한국의 대기오염은 심각한 수준이다.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약 20µg/m³를 기록해 환경부의 연간 대기환경기준(15µg/m³)보다 높을 뿐만아니라,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수준(5µg/m³)의 4배에 달하는 수치다.

여아들에게 이른 초경과 성조숙증이 나타날 경우 키가 충분히 크지 못하는 현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유방암과 난소암, 비만과 같은 대사증후군, 심혈관 질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병의 위험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대기오염 노출이 성조숙증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조사한 최초의 연구라는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앞서 하은희 교수 연구팀은 2018년에도 지름 10㎛ 이하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수록 초경 시기가 빨라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가 있다. 이 밖에도 미세먼지와 임산부 건강 간의 상관관계와 같이 환경과 건강의 영향에 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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