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난치암' 췌장암 치료 실마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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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난치암' 췌장암 치료 실마리 잡았다
  • 정 현 기자
  • 승인 2024.06.0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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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서울병원 연구팀, UNIST 연구팀, 공동 연구 수행
-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 기반 췌장암의 분자적 특성 규명
- 악성도 높이는 유형 및 종양 미세환경 변화 밝혀
- 연구팀 “췌장암 새 치료 전략 마련에 도움될 것”
- 논문,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Molecular Cancer' 게재

[위즈뉴스] 국내 연구진이 대표적인 난치암으로 알려진 췌장암에 대한 치료의 실마리를 잡았다.

췌장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발견이 늦어지고, 전이도 빠른데 치료 내성까지 잘 생기는 암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 10대암 중 10년 상대 생존율 9.4%로 생존율이 가장 낮다.

삼성서울병원은 3일, 소화기내과 이종균 교수와 박주경 교수, 영상의학과 이민우 교수, 메타지놈센터 김혜민 박사 연구팀과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이세민 교수, 정형오 박사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이 췌장암의 진화 및 전이 방식과 면역 억제 미세 환경을 형성하는 과정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이종균 교수, 박주경 교수, 이세민 교수, 김혜민 박사, 정형오 박사 / 사진=삼성서울병원

이번 연구는 췌장암 세포가 빨리 자라고, 전이가 잘 발생하는 이유와 치료 과정에서 치료에 불응하는 방식으로 진화하는 양상을 분자 수준에서 살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암 연구 분야의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분자암(Molecular Cancer, IF=41.444)’ 최근호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Single-cell transcriptome analysis reveals subtype-specifc clonal evolution and microenvironmental changes in liver metastasis of pancreatic adenocarcinoma and their clinical implications'이며, 삼성서울병원 이종균 교수와 이민우 교수, UNIST 이세민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삼성서울병원 박주경 교수와 김혜민 박사, UNIST 정형오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췌장암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전략 개발에 도움 될 것"

연구를 주도한 박주경 교수는 “췌장암에 대해 분자 수준에서 이해를 보다 정확히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새로운 치료 전략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난치암이라고 지레 포기하는 환자들이 없도록 돌파구를 찾기 위해 멈추지 않고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Molecular Cancer' 최근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췌장암 치료를 시작하지 않은 환자 21명이 연구에 참여했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61세로, 13명(62%)이 여성이다. 췌장암 3기가 6명(29%), 4기가 15명(71%)이었다.  4기 환자 15명 중 13명은 간으로, 2명은 간이 아닌 뼈나 림프절로 전이됐고, 전체 생존기간(OS) 중앙값은 9.7개월로 조사됐다고 연구팀은 보고했다.

연구팀은 내시경 초음파 유도하 세침조직검사(EUS-FNB)로 이들 환자의 조직을 획득하여 21개의 원발성 췌장암 조직과 표본, 7개의 간 전이 표본을 단일 세포 전사체 데이터 분석을 했다. 

췌장암의 특성상 암의 진화와 타 조직으로의 전이 과정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효과적인 바이오마커를 개발하고, 궁극적으로 췌장암 환자를 살리는 개인 맞춤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연구팀이 설명한 췌장암의 핵심 특징 중 하나는 췌장암의 세부 유형에서 기본형(Classical)과 기저형(Basal-like) 모두 상피-중간엽전이(EMT)가 활성화되어 암세포가 다른 부위로 이동하는 전이를 일으키고, 관련 유전자 역시 세부 유형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이는 유전자의 증폭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기본형에서는 'ETV1' 유전자가, 기저형에서는 'KRAS' 유전자가 더 자주 관찰됐다. 둘 모두 암세포의 빠른 성장과 전이를 촉진하는데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다.

특히 기저형의 경우에는 췌장암의 여러 유형 중에서도 악성도가 높은데, 이러한 세포가 차지하는 비율이 22%만 되어도 예후를 더욱 나쁘게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췌장암 환자의 생존율을 단축시키는 데 기저형이 암조직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결정적이라는 것도 이번에 밝혀졌다. 

기본형 56%, 기저형 36%이었던 환자는 항암제 투여에도 별다른 차도를 보이지 않고 5.3개월 때 사망했다. 반대로 기저형 없이 정상형과 기본형으로 조직이 구성되었던 환자는 치료 반응이 좋아 45.6개월간 추적 관찰이 진행됐고, 연구 종료시점에도 생존해 있었다고 보고됐다.

연구팀이 발표한 췌장암의 또 다른 특징은 췌장암 진화 과정에서 종양 세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면역억제 환경이 조성된다는 점이다.

췌장의 인접 장기이자 가장 빈번히 발생하는 간에 전이되면 면역 억제 특성을 가진 염증 세포 집단이 다른 부위보다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이 시 면역세포들이 억제됨으로써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공격하게 하지 못하게 하고, 이로 인해 암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원리다. 이러한 억제 환경을 형성하는 것도 췌장암의 세포에서 기저형 비율의 증가에 비례한다는 것도 함께 드러났다.

자료이미지=삼성서울병원

[그림설명] 단일 세포 전사체 분석을 통해 췌장암 및 간 전이의 아형 특이적 클론 진화와 미세환경 변화를 나타내는 모식도

단일세포 전사체 데이터 분석을 담당한 UNIST 정형오 박사는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 기술은 질병 발생 및 진화, 치료 반응성과 관련된 다양한 인자들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안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하다”며 “종양 내 이질성과 종양 미세환경을 정밀하게 파악하는 데 필수적으로 활용될 것”이라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NRF)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한편, 이번 연구를 주도한 박주경 교수 연구팀은 2009년부터 전향적인 췌장암 코호트 구축을 시작해 2015년 ‘삼성서울병원 췌담도계질환코호트’를 출범시켰다. 연구팀은 췌장암의 조기진단, 모니터링, 예후 예측, 바이오마커 발굴 등 암 중개연구를 통해 환자에게 바로, 직접 도움이 되는 치료전략을 개발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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