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혈 없이 진단하는 '연속 혈당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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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혈 없이 진단하는 '연속 혈당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
  • 정 현 기자
  • 승인 2023.06.02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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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세대 유기준 교수, KIST 정영미 박사, 경희대 허윤정 교수, 공동 연구 수행
- 형광 기반 생분해성 마이크로니들 활용해 혈당 모니터링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 논문, 국제 융합연구 분야 최고 권위지 ‘Science Advances’ 게재

[위즈뉴스] 국내 연구진이 가정에서 손쉽게 진단 가능한 연속 혈당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했다.

연세대는 1일, 공과대학 전기전자공학과 유기준 교수와 KIST 생체재료연구센터 정영미 박사, 경희대 기계공학과 허윤정 교수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이 체내 포도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형광 물질을 적용해 ‘형광 기반 생분해성 마이크로니들 어레이 센서를 통한 완전 무선 연속 혈당 모니터링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며, 이를 통해 당뇨병 환자들의 불편함을 줄이고 질병을 효과적이고 자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연세대 유기준 교수(왼쪽)와 KIST 정영미 박사 / 사진=연세대

이번 연구성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 융합연구 분야의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IF=14.957)’ 5월 31일자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Fluorescent based Biodegradable Microneedle Sensor Array for Tether-free Continuous Glucose Monitoring with Smartphone Application'이며, 연세대 유기준 교수와 KIST 정영미 박사, 경희대 허윤정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연세대 상민규 연구원, 조명기 연구원, 임세린 연구원, 민인식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혈당 모니터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기술"

공동 연구팀의 유기준 교수는 “당뇨병 환자의 지속적인 혈당 모니터링은 매우 중요하지만 현재 기술은 고통을 동반하는 침습형의 혈당 측정기가 대부분이고, 연속 혈당 측정이 불가능했다"며 "이번 연구는 혈당 모니터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기술로, 관련 분야 사회 문제 해결과 의료 산업에 큰 파급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ScienceAdvances' 최신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adv.adh1765 

국제당뇨병연맹에 따르면 전 세계 당뇨병 환자 수는 5억 3,66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0.5%이며, 2045년에는 7억 8,32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뇨병은 병 자체의 심각성뿐 아니라 다른 장기에 합병증 발생률도 매우 높아 전 세계 사망률의 11.3%가 당뇨병에 기인한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당뇨병을 관리해야 하며, 특히 체내 혈당 수치의 정밀한 모니터링이 필수이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혈당 측정법은 채혈침 진단법으로, 바늘을 사용해 손가락 끝을 찌르는 침습적인 채혈 절차가 필요하다. 이 방법은 정확도가 높지만 통증, 피부 손상, 상처, 세균 침입의 가능성을 동반하며, 지속적인 혈당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

‘연속 혈당 모니터링(Continuous Glucose Monitoring, CGM)’은 혈당 수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며 저혈당/고혈당으로 인해 발생하는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정보를 제공한다.

현재 상용화된 센서 바늘 부착형 1세대 CGM은 피부에 부착된 송신기로 인한 불편함, 센서 침습에 따른 상처를 통한 감염 위험 및 2주의 짧은 수명 등의 단점이 있다.

완전 이식형 2세대 CGM은 최대 6개월까지 수명이 늘어났으나, 이식 및 제거 수술이 필요하다. 이에 땀, 눈물 등 생체액으로부터 포도당 수치를 비침습적으로 측정하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충분한 양의 땀을 얻기 위해서는 덥고 습한 환경이 필요하고, 화장품 등으로 인한 잠재적 오염 문제, 눈물과 혈당의 낮은 상관관계 등 난관이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한 ‘CGM용 최소 침습 형광 기반 생체 흡수성 마이크로니들 어레이’를 제시한다. 포도당 반응형 형광 단량체(GF-monomer)를 포함한 마이크로니들 센서는 체액에 포함된 포도당과 결합해 형광을 발현하는데, 체내 포도당 농도에 따라 형광 강도가 달라져 쉽게 포도당 농도를 확인할 수 있다. 

생분해성 마이크로니들 센서를 이용한 연속 혈당 측정 과정 / 자료이미지=연세대

연구진이 개발한 시스템은 테더링 없이 작동돼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원하는 시간에 포도당을 측정할 수 있고, 모바일 액세서리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사용자 친화적인 가정 내 혈당 자가 진단이 가능하다. 여러 각도에서 혈당 수치를 측정할 수 있어 다양한 사용자와 환경을 포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한, 마이크로니들 센서는 매우 작고 가벼우며 제작 공정이 비교적 쉽고 저렴하다. 피부에 최소 침습적으로 부착돼 통증, 상처, 피부 염증으로부터 자유롭고, 조직액의 포도당 농도를 지속해서 정밀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다. 생체 적합성 소재로 구성돼 인체에 안전하며, 측정과 동시에 체내에서 흡수·분해되므로 사용 후 제거할 필요가 없다. 연구진은 동물 실험을 통해 체내 안전성, 포도당 감지 능력, 생분해 특성, 장기 사용 잠재성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당뇨병 정밀 진단 및 관리, 합병증 방지를 위한 의학 연구의 획기적 발판이 마련됐다"며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감염 위험을 크게 줄이고 환자의 편안함과 순응도를 향상시킨 시스템으로, 연속 혈당 모니터링뿐 아니라 인슐린 등 약물 전달 분야에도 활용 가능성이 높아 그 학술적·사회적 가치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연세-KIST 융합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나노소재원천사업, 기초연구사업, 중견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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