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연구팀, '지방독성' 조절 통한 악성 뇌종양 치료 전략 제시
상태바
부산대 연구팀, '지방독성' 조절 통한 악성 뇌종양 치료 전략 제시
  • 정 현 기자
  • 승인 2023.03.10 00: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부산대 윤부현 교수 연구팀, 지방 대사 조절 통한 새로운 치료전략 제시
- 악성 뇌종양 대사 표적 치료제 발굴…방사선 치료 효율도 높여
- 논문, SCI급 국제학술지 'Cell Reports Medicine' 게재

[위즈뉴스] 국내 연구진이 지방독성 조절을 통한 악성 뇌종양 치료전략을 제시했다.

부산대는 지난달 23일, 생명과학과 윤부현 교수 연구팀이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의 지방 대사 조절을 통해 신규 교모세포종 치료 전략을 제시하고, 이어 데이터 기반 약물 재창출 기법을 활용해 기존의 백혈병 치료 약물인 클라드리빈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향후 기존 '세포사멸 기반 암 치료'에서 나아가 '대사 기반 암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왼쪽부터 강현구 박사과정생, 윤부현 교수, 이학수 박사과정생 / 사진=부산대 

이번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은 의학(연구·실험) 분야의 SCI급 국제학술지 '셀 리포트 메디신(Cell Reports Medicine, IF=16.998)' 1월 17일자에 게재됐다. 이 학술지는 저명 국제학술지 '셀(Cell)'의 자매지다.

논문명은 'DGKB Mediates Radioresistance by Regulating DGAT1-dependent Lipotoxicity in Glioblastoma(DGAT1-유도 지방독성 조절을 통한 DGKB의 교모세포종 방사선 저항성 조절 기전 연구)'이며, 윤부현 교수가 교신저자로, 강현구 박사과정생과 이학수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또, 미국 에모리 의과대학 강지훈 박사가 공동 저자로 참여해 해외병원과의 국제공동연구로 진행됐다.

"대사 기반 암치료, 정상 세포 영향 최소화하면서 방사선 치료 효율 높여"

연구책임을 맡은 윤부현 교수는 “기존 약물인 테모졸로마이드는 세포사멸-기반의 치료제로 부작용의 위험이 있고, 환자의 유전자 발현에 따라 치료 효율에 한계가 있다”며 “발굴 약물 클라드리빈은 암세포의 주요 대사경로를 표적하기 때문에 정상 세포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방사선 치료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Cell Reports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교모세포종’은 중추신경계에 발생하는 가장 흔하고 치명적인 원발성 뇌종양으로, 생존 기간 평균값이 14.6개월에 불과한 악성 종양이다.

현재 교모세포종의 표준치료법으로 외과적 수술 후 세포분열을 표적하는 방사선/항암치료가 이뤄지고 있으나, 높은 치료 저항성으로 인해 신규 치료 전략이 시급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교모세포종 마우스모델을 구축한 뒤 반복적인 방사선 조사를 통해 방사선 치료에 저항성을 갖는 방사선저항성 교모세포종 세포를 구축했다. 해당 세포의 RNA 시퀀싱 분석을 통해 방사선저항성 세포에서 지방 대사에 관여하는 'DGKB' 유전자의 발현 감소와 'DGAT1' 유전자의 발현 증가를 확인했다.

RNA 시퀀싱(RNA-sequencing)은 차세대 시퀀싱을 이용해 세포 내 수만 개의 유전자를 동시에 분석해 두 그룹 간의 상대적인 유전자 발현 정도를 비교하는 기술을 말한다.

연구팀은 방사선저항성 세포의 특이적인 발현변화로 인한 교모세포종의 지방 대사 교란을 분석했고, 방사선저항성 교모세포종이 지방산 이화작용으로 인한 미토콘드리아 활성산소 생성을 억제하고 지방 축적을 증가시킴을 확인했다. 해당 발현 변화를 선별적으로 제어할 경우 활성산소 과다로 인해 방사선 치료에 대한 민감도가 증가했다.

자료이미지=부산대

[그림설명] (A) 방사선저항성 교모세포종 세포 구축 과정 (B) DGKB 활성화에 의한 미토콘드리아 손상 및 DGKB 감소에 따른 지방 축적 증가 (C) MGMT-양성 교모세포종 세포에서 방사선(IR)과 병용치료 시 테모졸로마이드(TMZ)에 비해 높은 클라드리빈의 치료 효율

연구팀은 교모세포종의 방사선 치료 저항성을 극복하기 위해 데이터 기반 약물 재창출 기법을 활용해 DGKB의 발현을 증가시키고 동시에 DGAT1의 발현을 감소시키는 약물을 발굴했다.

약물 반응 유전체 프로파일 데이터베이스(CMAP) 분석 결과 FDA 승인 백혈병 치료제인 클라드리빈이 해당 유전자의 발현을 효과적으로 조절함을 확인했고, 기존의 약물 메커니즘과 다른 경로로 작용함을 검증했다.

약물 재창출(Drug Repositioning)이란 이미 시판되고 있으며 안전성이 입증된 약물 또는 임상시험에서 안전하지만, 효능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아 허가받지 못한 약물을 대상으로 새로운 약효를 규명하는 신약개발 방법이다.

연구팀은 방사선저항성 교모세포종 마우스모델에서 방사선 치료와 클라드리빈을 병용 처리했을 때 방사선 치료 민감도를 효과적으로 높이는 것을 보였으며, 기존 교모세포종 치료제인 테모졸로마이드에 저항성을 갖는 MGMT-양성 교모세포종 세포의 경우, 클라드리빈 처리군에서 테모졸로마이드보다 더 높은 치료 효율을 보임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과 첨단방사선융합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