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면역항암제 저항성 극복한 '획기적 암 면역치료법'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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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면역항암제 저항성 극복한 '획기적 암 면역치료법' 제시
  • 정 현 기자
  • 승인 2023.03.08 0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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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IST와 삼성서울병원 공동연구팀, 표적단백질 ‘시캠1’ 발굴
- 종양 내 조절 T세포의 선택적 제거를 통한 새로운 면역 항암 전략 제시
- 논문, SCI급 국제학술지 'Clinical Cancer Research' 게재

[위즈뉴스] 우리 몸에 있는 조절 T세포는 면역반응의 과도한 유도를 조절하고 자가면역질환의 발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종양 내에 존재하는 조절 T세포는 면역세포의 암세포 제거 능력을 저해하는데, 국내 연구진이 이런 조절 T세포만을 골라서 제거할 수 있는 암 면역치료법을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KAIST(총장 이광형)는 6일, 의과학대학원 박수형 교수-신의철 교수 연구팀이 삼성서울병원 서성일 교수-강민용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종양 내 조절 T세포의 선택적 제거를 통한 신규 면역항암 전략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KAIST 신의철 교수, 박수형 교수, 삼성서울병원 서성일 교수, 강민용 교수, KAIST 전승혁 박사 / 사진=KAIST

이번 연구에서 공동 연구진은 우리 몸에 존재하는 조절 T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종양 내에 존재하는 조절 T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것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표적 단백질인 '시캠1'(CEACAM1)을 발굴하고, 이를 타겟으로 종양 내 조절 T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했을 때, 최근 암 환자에게 널리 쓰이는 기존 면역항암제의 효능을 월등히 증가시킬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미국암학회 (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에서 발행하는 종양 분야의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임상암연구(Clinical Cancer Research, IF=13.801)' 최근호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CEACAM1 marks highly suppressive intratumoral regulatory T cells for targeted depletion therapy'이며, KAIST 신의철 교수와 박수형 교수, 삼성서울병원 서성일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삼성서울병원 강민용 교수와 KAIST 전승혁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가 면역항암제에 대한 저항성 극복하는 해결책이 될 것"

이번 연구 논문의 공동 제1 저자인 KAIST 전승혁 박사와 삼성서울병원 강민용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새로운 표적 단백질을 발굴함과 동시에 종양 내 조절 T세포의 생물학적 특징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연구"라며 "이번 연구의 결과가 궁극적으로 면역항암제에 대한 저항성을 극복하는 해결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ˮ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서성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임상 샘플을 사용해 종양 내 조절 T세포 제거 치료의 단서를 발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시캠1(CEACAM1)의 발현이 종양의 성장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어 바이오마커로써 응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Clinical Cancer Research' 최신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암 환자의 종양 내 조절 T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치료법의 개발은 많은 암 연구자들의 관심사다. 종양 내 조절 T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기 위해서는 해당 세포에만 특이적으로 높게 발현하는 이른바 표적 단백질을 발굴해야 한다. 

KAIST-삼성서울병원 공동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신장암 환자로부터 얻은 조직과 혈액을 분석해서 시캠1(CEACAM1)이 혈액에 존재하는 조절 T세포에는 발현되지 않지만, 종양 내 조절 T세포에서만 선택적으로 발현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또한 단일세포 전사체 데이터를 분석해 그러한 양상이 신장암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암종에서 나타남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신장암 환자의 종양 내 면역세포에서 시캠1(CEACAM1)을 발현하는 종양 내 조절 T세포를 제거했을 때 면역항암 작용을 하는 면역세포의 종양 제거 능력이 월등히 증가되는 현상을 관찰했다.

더불어, 시캠1(CEACAM1)을 발현하는 면역세포를 제거함으로써 대표적인 면역항암제인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의 면역항암 기능이 월등히 증가됨을 확인했다.

공동 연구진은 이 결과를 토대로 시캠1을 발현하는 종양 내 조절 T세포가 항종양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주된 세포임을 밝혔고, 이 세포의 세부적인 특성을 파악하고 선택적으로 제거하거나 이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 전략이 매우 효과적인 항암치료 및 면역치료제 개발에도 활용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자료이미지=KAIST

[그림설명]
신장암 환자로부터 얻은 조직과 혈액을 분석해서 다양한 면역세포에서 CEACAM1의 발현을 확인했다. 또한, CEACAM1의 발현에 따른 종양 내 조절 T세포의 면역 억제능을 비교했다. 그 결과, CEACAM1은 종양 내 조절 T세포에 선택적으로 발현하고 있었다. 그뿐 아니라 CEACAM1을 발현하는 종양 내 조절 T세포의 면역 억제능은 매우 높았으며 종양의 성장에 직접 기여했다.

KAIST 박수형 교수는 “종양 내 조절 T세포를 제어하는 치료는 많은 연구자가 관심을 가지는 분야이지만 아직 이를 이용한 치료법은 개발되지 않은 실정”이라며 “이번 연구에서 발굴한 시캠1(CEACAM1)이 종양 내 조절 T세포의 제거 치료제 개발에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ˮ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기초연구실지원사업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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