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로 늘어난 북반부 식생, 지구 온도 0.15도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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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로 늘어난 북반부 식생, 지구 온도 0.15도 낮췄다
  • 정 현 기자
  • 승인 2022.08.28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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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 7월 7일자 온라인 게재

[위즈뉴스] 국내 연구진이 참여하는 국제 공동연구팀이 온난화로 늘어난 북반구의 식생이 지구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서울대는 지난달 28일, 환경대학원 정수종 교수 연구팀이 참여하는 국제 공동연구팀이 북반구 식생의 생지물리작용에 따른 온난화 저감 매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국제 공동연구팀에는 서울대 정수종 교수 연구팀을 비롯해 미국 컬럼비아대, 중국 북경대, 프랑스 LSCE 연구팀이 참여했다.

정수종 교수 / 사진=서울대
정수종 교수 / 사진=서울대

이번 연구성과를 담은 논문은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17.694)' 7월 7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Biophysical impacts of northern vegetation changes on seasonal warming patterns'이며, 서울대 정수종 교수는 공동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정수종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 북반구에서 지난 30년간 나타난 '북반구 녹화'가 여름철 북반구 전지역 평균기온을 약 0.15도 정도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며 "산업화 이후 지구 평균기온이 1.1도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식생을 통한 온난화 저감효과는 작지 않은 효과"라고 말했다. 

이어, 연구팀은 "이뿐만 아니라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밝힌 온난화 저감효과는 탄소흡수를 통한 온난화 저감효과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만약 탄소흡수에 따른 온난화 저감효과까지 포함한다면 북반구 녹화는 훨씬 더 강한 온난화 저감효과를 가져왔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결국 북반구 생태계는 현재 우리가 겪는 온난화와 여름철 폭염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라며 "따라서 북반구 식생의 미래 변화는 지금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폭염의 미래를 결정 짓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북반구 육지 면적의 약 80%는 식생(식물의 군집)으로 덮여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변화는 북반구 육지 식생의 계절활동, 분포, 및 기능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기온 상승으로 이한 봄철 이른 잎의 출현 그리고 가을철 늦어지는 단풍으로 인해 연간 생장기간이 길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뿐만 아니라 북반구 고위도 지역의 기온 상승은 식생 서식지의 면적 또한 늘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기후변화로 인한 식생의 변화는 하늘 위 인공위성에서 포착될 정도로 넓고 강하게 나타나고 있어 '북반구 녹화(Northern Hemisphere Greening)'라고 불리고 있다.  

식생은 기본적으로 생지물리 및 생지화학 과정을 통해 기후변화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생지화학과정은 식생이 광합성을 통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는 과정을 통해 온난화를 저감시키는 과정을 의미한다. 따라서 생지화학과정을 통한 온난화 저감효과는 식생이 존재하는 지역의 기후보다는 지구 전체 관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생지물리과정은 식생의 증발산, 태양에너지 반사 등 물리적 과정을 통해 기후에 영향을 끼치는 과정이다. 식물은 광합성을 하는 동안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면서 동시에 물을 대기 중으로 배출한다. 대기 중으로 빠져나간 물은 에너지를 뺏어서 빠져나가기 때문에 기온이 낮아지는 것이다. 더운 여름철 길에 물을 뿌리면 시원해지는 것과 같은 효과이다.  

자료이미지=서울대
자료이미지=서울대

[그림설명] 상단 3개의 그림은 봄, 여름, 가을의 식생변화 (북반구 녹화: 초록색 지역은 지난 33년간 녹화가 일어난 지역), 하단 3개의 그림은 봄, 여름, 가을의 기온변화 (보라색: 온도 저감효과, 주황색: 온도 증가효과) 

국제 공동연구팀은 지난 약 30년간 북반구에서 나타난 식생의 녹화가 기온 변화에 끼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하여 지구시스템 모델을 이용한 기후변화 실험을 진행하였다.

여기서 지구시스템 모델은 지구의 기후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기후변화에 관여하는 지구상의 모든 구성요소 (대기, 해양, 식생, 토양, 도시, 농경지, 인간 활동 등)에 대한 물리적/화학적 과정을 수학적으로 풀어내어 만든 모델이다.

컴퓨터라는 공간에 가상의 지구를 만들어 기후시스템의 변화를 실험할 수 있는 메타버스 같은 것이다. 

지구의 모든 과정을 포함하는 지구시스템 모델을 이용하여 지난 33년간의 식생녹화가 있을 때와 없을 때를 가정하여 기후변화 시뮬레이션을 진행하였다.

그 결과 기후변화에 따른 식생 피드백 프로세스를 통해 여름철 기온 상승의 저감효과가 나타났다. 식생의 녹화에 따라 증발산이 강해지면서 지면을 식히는 냉각효과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지역적으로 살펴보면 지금 역사적인 폭염을 경험하고 있는 유럽 같은 경우 식생 녹화로 인해 최대 0.5도 정도 기온 저감효과가 나타났다. 이것은 결국 지금 식생의 녹화가 없었다면 현재보다 더 뜨거운 폭염을 맞이했을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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