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 3000회 측정 가능한 '그래핀 혈당 센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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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연, 3000회 측정 가능한 '그래핀 혈당 센서' 개발
  • 정 현 기자
  • 승인 2022.07.26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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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국제학술지 'ACS Nano' 6월호 게재

[위즈뉴스] 한 번 쓰고 버리는 게 아닌, 약 1년 동안 지속적으로 쓸 수 있는 혈당센서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향후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시판되는 혈당 측정 센서는 대부분 일회용이며, 일회용이 아니더라도 2주일 이상 가는 센서가 드물다. 향후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쓸 수 있는 혈당 센서가 필요하다. 세계적으로 오래 쓸 수 있는 혈당센서 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기술의 복잡성과 난이도 때문에 연구가 기초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화학연구원(이하, 화학연)은 25일, 이정오 박사 연구팀과 세명대학교 장아랑 교수 연구팀이 하루 3회 측정 시 약 1년 동안 지속적으로 쓸 수 있는 새로운 혈당 센서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측정 횟수와 관련해 실험 과정에서 3,000번까지 센서 성능이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으며, 그 이상의 횟수에서도 센서가 작동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ACS Nano(IF=18.027)' 6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한국, 중국, 미국 특허를 등록하고, 현재 웨어러블 혈당 센서 실용화를 위한 후속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논문명은 'Electrochemical transparency of graphene'이며, 화학연 이정오 박사와 세명대 장아랑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화학연 이정오 박사는 “이번 기술과 적절한 체액추출 기술의 결합을 통해 장기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혈당센서의 개발이 가능했다"면서 "해당기술은 촉매의 안정성이 중요한 다양한 전기화학반응에도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ACS Nano' 최신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일반적으로, 혈당 센서는 체액(혈액, 땀 등의 분비물)과 센서 속 효소가 반응해 나오는 부산물 중 하나인 ‘과산화수소’를 검출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체액 속에 있는 ‘글루코오스’(glucose, 단당류의 하나)가 센서의 효소와 만나 과산화수소를 배출하면, 센서 안의 전극과 과산화수소가 전기화학적으로 산화 환원 반응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과산화수소의 양을 감지하는 원리다. 이때 일어나는 전기화학 반응에는 촉매가 필수적인데, 촉매가 직접 체액에 닿기 때문에 체액으로 인한 손상이 일어나 센서의 지속성이 떨어졌다. 

연구팀은 촉매가 직접 체액에 닿지 않도록 촉매 위에 얇은 그래핀 단원자층을 덮어 촉매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렸다. 그래핀으로 덮인 촉매는 여러번 사용해도 체액에 노출되지 않아 성능이 그대로 유지된다. 

기존 촉매는 플라스틱 기판 위에 그래핀 전극을 깔고 그 위에 촉매 나노입자가 초코칩처럼 박힌 형태였다. 연구팀은 이것을 뒤집어서, 플라스틱 기판 위에 촉매가 바로 오고 그 위를 그래핀 전극이 이불처럼 덮은 형태로 만들었다. 

기존 기술이 촉매가 주변 환경에 노출되어 성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던 반면, 이번 기술의 촉매 전극은 그래핀 층으로 보호되어 있다.

 자료이미지=화학연

연구팀은, 원래 촉매가 바로 체액과 닿아야 전기화학적 반응이 일어나는데 그 사이를 그래핀으로 막았는데도 반응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험 결과, 3,000번 사용해도 성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기존 기술은 사용횟수가 거듭될수록 전류값이 급격히 올라가며, 이는 센서로서의 기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3,000번을 사용해도 안정적인 전류값을 보이며 센서 성능을 유지했다. 

자료이미지=화학연

이러한 결과는 그래핀의 특징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래핀은 빛과 양자 외에는 투과할 수 없어 체액이 촉매에 직접 닿는 것을 막아주면서도, 고유의 전기적 특성 때문에 촉매가 전기화학적 반응을 일으킬 수 있도록 도와준다.

체액 성분, 그래핀, 촉매층의 전기화학반응 모식도 / 자료이미지=화학연

체액이나 촉매가 그래핀을 투과하지 못하면서도, 그래핀 고유의 전기적 특성 때문에 체액과 촉매, 그래핀의 전기화학적 반응(산화/환원)이 기존 센서처럼 일어나서 센서가 작동된다. 

이번 연구는 한국화학연구원의 기본사업 및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실 사업, 국민위해인자에 대비한 기체분자식별분석사업(다부처사업)으로 수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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