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의 쌀' 에틸렌, 석유 대신 이산화탄소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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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의 쌀' 에틸렌, 석유 대신 이산화탄소로 만든다
  • 정 현 기자
  • 승인 2022.04.24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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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연구팀 논문, 국제학술지 '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3월 22일자 온라인 게재

[위즈뉴스] 석유 대신 이산화탄소로 에틸렌을 만드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에틸렌은 플라스틱, 각종 건축자재, 비닐, 합성고무 등의 원료로 쓰여 석유화학 산업의 쌀로 불린다.

UNIST는 20일, 에너지화학공학과 권영국 교수 연구팀이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활용해 에틸렌을 생산하는 구리알루미늄 합금 촉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촉매를 전극에 바른 뒤 전기를 흘려주면 촉매 표면에서 이산화탄소가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에틸렌으로 바뀌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연구는 UNIST 신소재공학과 이종훈 교수 연구팀, KENTECH(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김우열 교수 연구팀, KAIST 김형준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이뤄졌다.

왼쪽부터 UNIST 권영국 교수, KENTECH 김우열 교수, KAIST 김형준 교수, UNIST 이종훈 교수 / 사진=UNIST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에너지-환경과학 분야의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에너지와 환경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3월 22일자 온라인판에 먼저 공개됐으며, 정식 출판을 앞두고 있다. 

논문명은 'Interface rich CuO/Al2CuO4 surface for selective ethylene production from electrochemical CO2 conversion'이며, UNIST 권영국 교수와 KENTECH 김우열 교수, KAIST 김형준 교수, UNIST 이종훈 교수가 공동교신저자로, UNIST의 시라즈 술탄(Siraj Sultan) 박사와 에너지화학공학과 이호정 연구원, 신소재공학과 윤아람 연구원이 공동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를 주도한 권영국 교수는 “온실가스를 제거하는 동시에 에틸렌을 친환경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기술”이라며 “기술 경제성평가 기준을 충족한 데다가, 촉매 합성 방법이 간단해 친환경 에틸렌 생산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최신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연구팀이 개발한 촉매는 이제껏 논문으로 보고된 촉매 중 최고 수준인 82.4%의 전류효율을 기록했으며, 기술의 상업화 경제성을 판단하는 전류 밀도(421 mA cm-2) 또한 제시된 평가 기준의 2배를 넘어섰다.

촉매 효율이 높을수록 그만큼 부산물이 적게 생성됐다는 의미이며, 전류밀도는 단위 시간당 생산할 수 있는 에틸렌의 양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기술 경제성평가에서 제시하는 최소 기준은 200 mA cm-2다.  

촉매를 합성하는 방법도 간단하다. 구리와 알루미늄 원료를 동시에 침전시킨 후 열을 가해주기만 하면 돼 대량생산이 쉽다.

자료이미지=UNIST

[그림설명] 개발한 구리알루미늄 합금 촉매를 전자현미경 등으로 관찰 한 사진

이번에 개발한 촉매는 산화구리알루미늄(Al2CuO4) 나노시트(sheet)에 산화구리(CuO) 나노입자가 균일하게 올려져 있는 형태다. 에틸렌 합성 반응은 다단계 합성 반응이라 부산물이 생기기 쉬운데, 촉매의 두 성분이 각각 다른 단계의 촉매 반응을 나눠 분담해 에틸렌 합성 반응만 빠르게 많이 일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분석 결과 산화구리 표면에서는 이산화탄소(CO2)가 일산화탄소(CO)로 바뀌는 반응이, 산화구리알루미늄에서는 탄소-탄소 커플링 반응이 잘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탄소 커플링 과정은 일산화탄소(CO)의 탄소끼리 서로 만나 에틸렌(C2H4)의 탄소결합을 형성하는 과정으로 가장 까다로운 반응으로 알려져 있다.

또 산화구리알루미늄이 활성상태 일산화탄소를 잘 붙잡아주는 역할도 해 중간 반응물인 일산화탄소의 농도를 높게 유지할 수 있어 합성 반응이 잘 일어난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Carbon to X 기술개발사업, 중견과제, 중견연구과제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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