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연구원-순천향대, 루게릭병 발병 기전 최초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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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뇌연구원-순천향대, 루게릭병 발병 기전 최초 규명
  • 정 현 기자
  • 승인 2022.03.28 2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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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국제학술지 'Developmental Cell' 3월 23일자 게재

[헬쓰in논문] 국내 연구진이 루게릭병의 새로운 발병 기전을 규명했다. 

루게릭병 환자의 신경세포에는 'FUS' 단백질을 포함하는 비정상적인 세포질 내 응집체가 많이 발견되는데, 이와 같은 원인 단백질 응집체가 축적되면 신경세포가 손상되어 퇴행을 일으킨다.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아직 원인 단백질이 어떻게 응집체를 형성하는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뇌연구원(KBRI)은 25일, 김형준 박사 연구팀과 순천향대 김기영 교수 연구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이성수 박사 등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이 루게릭병 발병에 기여하는 새로운 기전으로 이 질환의 원인 단백질인 FUS의 글루타치오닐화(Glutathionylation)를 발견하였고, 이를 조절하는 효소로 글루타치온 전이효소(GSTO)를 발굴하여 새로운 신경병리 기전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순천향대 김기영 교수(왼쪽)와 KBRI 김형준 박사 / 사진=순천향대, KBRI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Developmental Cell’(IF=12.270) 3월 2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Therapeutic modulation of GSTO activity rescues FUS-associated neurotoxicity via deglutathionylation in ALS disease models'이며, KBRI 김형준 박사와 순천향대 김기영 교수가 공동교신저자로, 순천향대 차선주 박사 후 연수연구원과 KBRI 이성수 박사가 공동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의 김기영 교수(순천향대)는 “이번 연구는 최초로 ‘글루타치오닐화’라는 새로운 단백질의 변형과정이 어떻게 루게릭병 발병과정에 관여하는 지 정확한 기전을 규명하여 루게릭병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한 것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잠재적인 조절인자 및 약물 탐색을 위한 후속 연구와 효과적 치료제 개발 연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Developmental Cell' 최신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신경세포 내 FUS의 비정상적 응집은 신경퇴행성 질환을 유발한다는 것이 이미 밝혀져 있다. FUS의 비정상적 응집이 관찰되는 대표적 질병은 근위축성 측삭 경화증(ALS, 루게릭 병)으로 FDA의 승인받은 약물은 릴루졸(Riluzole)과 에다라본(Edaravone) 2가지이다. 

두 약물은 기대 수명을 단 몇 개월 연장하는데 도움을 주거나, 초기 단계에서 질병 진행을 지연시키는데 그쳐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루게릭병 환자의 신경세포에는 FUS 단백질을 포함하는 비정상적인 세포질 내 응집체가 많이 발견되는데, 이와 같은 원인 단백질 응집체가 축적되면 신경세포가 손상되어 퇴행을 일으킨다. 많은 연구에도 아직 원인 단백질이 어떻게 응집을 형성하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액체 상전이를 통한 FUS 단백질의 응집체 형성에 ‘글루타치오닐화’ 과정이 중요함을 새롭게 발견하고, 신규 조절인자인, 글루타치온 전이효소가 FUS 단백질의 글루타치오닐화를 조절하여 응집체 형성을 억제하여 신경세포 손상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초파리 모델과 생쥐 신경세포를 통해 세계 최초로 증명하였다.

자료이미지=KBRI

[그림설명] ALS 환자의 뇌조직과 섬유아세포에서 글루타치온 전이효소 양 감소와 FUS의 글루타치오닐화 증가 확인

이번 연구는 루게릭병의 발병 원인으로 알려진 FUS 단백질 응집체 형성에 의한 신경세포 손상을 회복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발병기전과 신규 조절인자를 규명하여, 향후 루게릭병 환자의 신경세포 내 축적된 비정상 단백질 형성을 조절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과 이를 검출하는 진단기기 개발에 새로운 전략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FUS가 유도하는 신경 독성을 조절하는 새로운 기전을 제시했으며, 이러한 기전들을 실제 환자 뇌조직을 통해 검증했다"면서 "해당 기전을 조절하는 약물이 루게릭병 동물 모델에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 병인 기전에 기반한 루게릭병 치료제 개발을 위한 원천기술을 확보했으며, 국내 특허 등록(2건)과 미국과 일본에서 국제 특허 등록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순천향대학교 BK21FOUR사업,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자지원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한국뇌연구원 기관고유사업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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