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젊어질 수 있다" 서울대 연구팀, 뇌 노화에 대한 새로운 가설 제시
상태바
"뇌 젊어질 수 있다" 서울대 연구팀, 뇌 노화에 대한 새로운 가설 제시
  • 정 현 기자
  • 승인 2022.03.05 23: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논문, 국제학술지 'Ageing Research Reviews' 1월 29일자 게재

[화제의 논문] 국내 연구진이 백질 노화에 초점을 맞춰 뇌 노화과정에 대한 새로운 가설을 제시했다.  

서울대는 18일 의과대학 묵인희 교수 연구팀이 종설논문으로 발표한 정상 및 퇴행성 뇌 노화과정의 기전 연구를 통해, 백질 연관 미세아교세포(WAM)를 이용한 백질 노화 역전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뇌는 회백질(Grey matter)과 백질(White matter)로 조직되어있으며, 이중 백질은 회백질 사이를 연결하는 조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통로로 알려져있다. 

이번 연구성과를 담은 논문은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Ageing Research Reviews'(IF=10.895) 1월 29일자에 게재됐다.

왼쪽부터 묵인희 교수, 이승재 교수, 안규식 박사과정생 / 사진=서울대병원

논문명은 'White matter-associated microglia: New players in brain aging and neurodegenerative diseases'이며, 묵인희 교수가 교신저자로, 이승재 교수와 안규식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의  묵인희 교수(국가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장, 서울대 치매융합연구센터장)는 “기존 연구들은 백질보다는 회백질의 노화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백질의 노화에 초점을 맞추어 뇌 노화과정에 대한 새로운 가설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Ageing Research Reviews' 최근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노화된 뇌의 회춘에 관한 기존의 연구들은 대부분 신경세포의 사멸이 주된 기전인 퇴행성 뇌질환과 관련된 회백질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러나 연구팀은 정상 뇌 노화과정에서 축삭의 손상이 나타나는 백질 및 소세포의 역할에 주목했다.

미세아교세포는 뇌 속에 존재하는 면역세포를 말한다. 그 중 백질 연관 미세아교세포는 백질에 존재하는 수초 찌꺼기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나이가 들면서 이 세포의 분포가 늘어나는데, 동시에 백질 안의 수초 찌꺼기 또한 많아진다.

그런데 점점 나이가 들수록 백질 연관 미세아교세포의 포식 기능이 저하되어 찌꺼기를 분해하지 못하게 된다. 이는 뇌 백질의 손상으로 이어진다.   

연구팀은 이러한 뇌 노화와 백질 손상에 대한 고찰을 위해 생쥐를 대상으로 한 기전 연구 결과에 주목했다.

이 연구에서 미세아교세포 생존에 필수적인 것으로 생각되는 'CSF1R'(군단 자극 인자 1 수용체)를 노령 쥐에 사용한 결과, 인지 기능과 시냅스 기능이 모두 어린 쥐와 유사한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점에 착안해 백질 연관 미세아교세포를 초기화시키거나 자체의 기능을 호전시켜 백질 노화를 역전 시킬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자료이미지=서울대병원

[그림설명] 백질 노화에 대한 가설
노화된 뇌에서 신경 보호와 신경 생성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백질 연관 미세아교세포를 재생시킨다면 뇌 노화를 역전 시킬 수 있다.

뇌의 백질 노화에 대한 이 가설은 인지 기능을 나타내는 'MMSE'(Mini Mental Status Examination) 점수와 백질 부피의 ‘나이에 따른 변화’를 기반으로 한다.

이전에 미국에서 약 18,000여 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지 기능 검사 결과에 따르면, 평균 MMSE 점수의 감소는 40대 초에 시작하여 80대 후반에 24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뇌의 부피를 측정한 기존 연구들에서 백질 부피는 U자형 패턴을 보이며 인지 기능과 마찬가지로 중년 이후에 감소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가설은 노화된 뇌에서 신경 보호와 신경 생성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백질 연관 미세아교세포를 재생시킨다면 뇌 노화를 역전 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