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인간 뇌 모사한 '혈관-뇌 장벽 칩' 개발...뇌종양 치료 등 적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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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인간 뇌 모사한 '혈관-뇌 장벽 칩' 개발...뇌종양 치료 등 적용 가능
  • 정 현 기자
  • 승인 2021.12.03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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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국제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11월 5일자 온라인판 게재

[헬쓰in논문] 혈관-뇌 장벽(blood-brain barrier)은 혈관과 뇌 사이 물질 전달을 엄격히 제한하는 기능적 장벽으로 뇌에 이물질이 침입하는 것을 막는 기능을 하고 있다. 

문제는 이 혈관-뇌 장벽이 뇌 기능에 필수적인 물질만 출입을 허용하기 때문에 뇌질환 치료제의 투과도 까다롭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치료제 후보물질들의 혈관-뇌 장벽 투과능 및 치료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혈관-뇌 장벽 등을 모사한 플랫폼이 필요한 실정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동물모델이나 배양접시 바닥에 평면형태로 형성된 세포배양 모델이 아닌, 입체적인 장기 칩 형태로 혈관-뇌 장벽을 모사한 연구결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제시됐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2일,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김홍남-최낙원 박사 연구팀과 서울대 이강원 교수 연구팀이 건국대 나승열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혈관-뇌 장벽을 모사한 체외 플랫폼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KIST 김홍남 박사, 최낙원 박사, 서울대 이강원 교수, 서울대 서수영 석박통합과정생 / 사진=한국연구재단

장기 칩(organ on a chip)이란 특정 장기를 구성하는 세포를 플라스틱, 고무 등으로 제작된 칩 상에 배양하여 해당 장기의 특성과 기능을 모방하는 기술이다.

이번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은 기능성 재료 분야의 SCI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IF=19.808)' 11월 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Triculture Model of In Vitro BBB and its Application to Study BBB-Associated Chemosensitivity and Drug Delivery in Glioblastoma'이며, KIST 김홍남 박사와 최낙원 박사, 서울대 이강원 교수가 공동교신저자로, 건국대 나승렬 교수가 공저자로, 서수영 서울대 석박사통합과정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의 김홍남 박사는 “사람과 상이한 약물반응을 보일 수 있는 동물모델이나 실제 암 미세환경을 모사하기 어려운 암세포 단독 세포배양 모델보다 높은 신뢰도로 약물의 반응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환자 유래의 세포를 이용하여 환자 개인별로 약물 반응을 예측하고 약물 조합군을 찾아내는 개인맞춤의학(personalized medicine)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최신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연구팀은 혈관-뇌 장벽을 구성하는 3종 세포(뇌혈관 세포, 성상교세포, 혈관주위세포)를 하이드로겔 기반으로 공배양하여 실제와 유사한 혈관-뇌 장벽을 칩 상에 구현하고, 여기에 3차원 형태의 뇌 암세포를 함께 배양하여 실제와 유사한 암 미세환경이 모사된 뇌종양 모델을 구현했다. 

이를 통해 이들 3종 세포가 존재할 경우 뇌 암세포가 주변 조직으로 침윤하는 특성과 항암제에 대한 약물 저항성이 커지는 것을 알아냈다.

나아가 혈관-뇌 장벽을 개방시키는 약물, 진토닌과 만니톨을 이용하여 일시적으로 혈관-뇌 장벽을 개방시켰을 때, 혈관-뇌 장벽 비투과성 항암제의 전달 효과가 증대되는 것을 통해 이 모델을 검증했다.

자료이미지=한국연구재단
자료이미지=한국연구재단
자료이미지=한국연구재단

한편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뇌 암 세포주를 이용했지만 추후 정상인 및 환자에서 확보한 세포를 이용해 장기 맞춤형 특징을 모사한 모델로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이번 연구의 성과는
혈관-뇌 장벽 칩을 이용한 뇌종양 연구와 치료제 발굴, 효능 검사 등을 위한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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