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 분자적 규명...서울대 국제공동연구팀 논문, 저명 국제학술지 네이처 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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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 분자적 규명...서울대 국제공동연구팀 논문, 저명 국제학술지 네이처 등재
  • 정 현 기자
  • 승인 2021.11.11 2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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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국제학술지 'Nature' 11월 10일자 게재

[위즈뉴스] 공생미생물총(마이크로바이옴)이 숙주의 면역 발달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 선행 연구를 통해 알려져 왔다.

하지만, 실제로 공생미생물이 만드는 대사물질이 어떤 분자 기전을 통해서 작용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

특히 미생물들의 종 다양성 및 유전적 다양성으로 인해 대사물질의 작은 구조적 차이에 의해 일어나는 생리활성의 차이에 대한 연구는 큰 어려움이 있었다. 때문에 막연하게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의존해 왔다로 볼 수 있다.

이와관련해, 서울대학교(총장 오세정)는 11일, 자연과학대학 화학부 박승범 교수 연구팀과 하버드대 메디컬 스쿨(Harvard Medical School)의 데니스 카스퍼(Dennis Kasper) 교수, 오승환(Sungwhan F. Oh) 교수, 그리고 호주 모나쉬(Monash) 대학의 재미 로스존(Jamie Rossjohn) 교수 연구팀으로 구성된 국제 공동연구팀이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다학제적 접근 (화학, 면역학, 미생물학, 구조생물학)을 통해 대다수 인간의 장에서 발견되는 공생미생물 종인 박테로이데스 프래질리스(Bacteroides fragilis, B. fragilis)가 만들어내는 면역조절인자인 BfaGC의 작용 기전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박승범 교수 / 사진=서울대 

이번 연구성과를 담은 논문은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IF=49.962)' 11월 10일자(현지시각)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Host immunomodulatory lipids created by symbionts from dietary amino acids'이며, 서울대 박승범 교수와 하버드대 데니스 카스퍼 교수, 호주 모나쉬대 재미 로스존 교수가 공동교신저자, 하버드대 오승환 교수와 모나쉬대 프라비나(Praveenan) 박사가 공동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의 박승범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공생미생물에서 유래된 대체체인 SB2217을 자연 살해 T 세포에 의한 장염에 의한 염증을 완화하는 치료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말했다.

이어 "나아가 자연 살해 T 세포에 의한 과다한 염증 반응을 완화하는 공생미생물 대사체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Nature'에 실린 해당 논문

“당신이 무엇을 먹었는지 말해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겠다. (Dis-moi ce que tu manges, je te dirai ce que tu es)”

1825년 프랑스 미식가 브리아 사바랭이 <미식예찬>에서 쓴 유명한 문장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연구는 인간이 섭취하는 영양소에 의해 장내 공생미생물이 만들어내는 대사체의 구조가 결정되고, 그로 인해 인간 면역계가 조절되는 숙주-공생미생물총-영양소간의 상호작용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한 결과라고 설명할 수 있다.

자료이미지=서울대

[그림설명]
생체(호스트, 숙주), 공생미생물, 그리고 음식과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그림. 다양한 마이크로바이옴 (공생미생물)들은 호스트와의 상호작용에서 자신이 생성하는 대사체를 활용하게 되며, 그 대사체는 호스트가 섭취하는 음식에 의해서 조절이 됨을 분자수준에서 이해한 연구이다.

박테로이데스 프래질리스(B. fragilis)에서 기반한 대사체들의 유기 전합성, 대사체학적 분석을 통해 BfaGC의 세부 구조를 분자수준에서 규명하고, 이러한 구조상의 다양성을 조절하는 인자가 숙주가 섭취하는 영양소 중에서 필수 아미노산의 한 부류인 가지사슬 아미노산 (branched chain amino acid)에 의해서 조절된다는 것을 밝혔다.

즉, 숙주에서 가지사슬 아미노산의 결핍이 발생하거나, 장내 세균의 가지사슬 아미노산의 대사를 차단할 경우, 생리활성을 가지는 BfaGC 분자가 감소하는 것을 관찰하였고, 이로 인해 발달 과정에서 숙주의 면역세포인 자연 살해 T세포가 이상증식하게 되는 것을 보였다.

이렇게 영양소에서 유래한 가지사슬 아미노산에 의해 공생세균에서 만들어지는 BfaGC들은 지금까지 알려져 있었던 자연 살해 T세포의 염증반응을 유발하는 분자들과 비슷한 구조로 CD1d 단백질에 결합하지만, 염증반응이 아닌 면역조절을 유도함으로써 공생세균이 과도한 염증으로부터 숙주를 보호하는 복합적인 기전을 제시하였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리더연구지원 사업과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유전자동의보감)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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