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연구팀 '위암 원인균, 헬리코박터 외에도 다른 균 있다'
상태바
연세대 연구팀 '위암 원인균, 헬리코박터 외에도 다른 균 있다'
  • 정 현 기자
  • 승인 2021.09.12 23: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논문, 국제학술지 'Gut' 8월 13일자 온라인판 게재

[헬쓰in논문] 장상피화생이나 위암 등 위 질환이 있는 사람의 위강내 미생물을 이식받은 무균 마우스에서 위암 전단계에 보이는 전암성 병변이 나타나 주목받고 있다. 무균마우스(germ-free mice)는 체내에 미생물을 갖고 있지 않은 마우스를 말한다.

한국연구재단은 9일, 연세대학교 이용찬 교수와 남기택 교수, 김지현 교수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경상국립대학교 권순경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위 질환 환자의 위강내 미생물에 의한 마우스에서의 위 질환 유도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이용찬 교수, 남기택 교수, 김지현 교수 / 사진=한국연구재단
왼쪽부터 이용찬 교수, 남기택 교수, 김지현 교수 / 사진=한국연구재단

이번 연구는 사람과 유사한 위강 미생물 환경을 보유한 새 동물모델을 구축해,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과 인체 위 질환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데 귀중한 재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은 소화기 연구 분야의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거트(Gut, IF=23.059)' 8월 1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Human gastric microbiota transplantation recapitulates premalignant lesions in germ-free mice'이며, 연세대 이용찬 교수와 남기택 교수, 김지현 교수가 공동교신저자로, 연세대 박준철 교수와 경상대 권순경 교수 연세대 김광휘 박사가 공동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의 권순경 교수는 "이번 연구의 중요한 성과는 무균 마우스에 환자의 미생물군집을 이식해서 미생물에 의한 전암성 병변에 이르는 위 질환을 마우스에서 유도해내었다는 것"이라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이외에 위 질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생물 군집이 존재할 것이라는 가설에 직접적으로 증거를 제시한 연구결과"라고 말했다.

연구팀의 이용찬 교수는 "분변 샘플을 재료로 하는 대장 마이크로바이옴에 비해 위강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논문은 상대적으로 적다”면서 “우리나라의 높은 위암 발병률을 고려할 때 이번에 구축된 마우스 모델이 위 질환 원인 미생물 규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Gut' 최근호에 실린 해당 논문
국제학술지 'Gut' 최근호에 실린 해당 논문

연구팀은 사람의 위 조직 혹은 위액을 토대로 위강내 전체 미생물군집을 무균 마우스에 이식하여 사람의 위강 마이크로바이옴과 유사한 마우스 모델을 얻는데 성공했다. 

장상피화생 또는 위암이 있는 환자의 위강 내 미생물군집을 이식받은 무균 마우스 위 점막에서 염증과 전암 병소인 장상피화생이 높은 비율로 관찰되었다. 장상피화생(intestinal metaplasia)이란 만성위염이 진행되어 위 상피조직이 장 점막처럼 변화되는 것을 말한다.

또한, 1년 장기추적한 결과 이들 무균마우스에서 높은 비율로 전암성 병변인 이형성이 진행된 현상을 관찰하였다. 이형성(dysplasia)이란 세포가 비정상 상태로 변성되어 위암으로 진전될 가능성이 높음 상태를 말한다.

나아가 연구진은 병변 유발에 관여하는 미생물을 추적하고자 사람과 마우스의 미생물군집 정보를 비교 분석하였다. 

위강내 미생물군집 이식에 따른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모식도 / 자료이미지=한국연구재단
위강내 미생물군집 이식에 따른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모식도 / 자료이미지=한국연구재단

[그림설명]
A. 위강 내 미생물군집 이식 개념. 사람의 위조직 혹은 위액을 매개로 위강내 전체 미생물군집을 무균 마우스에 이식하여 사람의 위강 마이크로바이옴과 유사한 마우스 모델을 유도함 

B. 본 연구의 위강 내 미생물군집 이식 실험 설계. 만성표재성위염(chronic superficial gastritis, CSG), 장상피화생(intestinal metaplasia, IM), 위암(gastric cancer, GC) 환자의 위강미생물을 마우스에 이식 하였으며, 1달 그리고 1년 후 마이크로바이옴 분석과 병리학적 분석을 실시함 

그 결과 인체 미생물군집이 마우스에 선택적으로 정착하며, 이식 받은 무균 마우스의 위 조직에 헤모필루스, 게멜라, 베일로넬라 속 세균이 상대적으로 많이 존재하는 반면 아커만시아와 박테로이즈 속 세균은 적다는 것을 알아냈다. 

한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는 환자의 위에 높은 비율로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식받은 무균 마우스의 위 조직에서는 관찰되지 않았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뿐만 아니라 위 속 다른 미생물도 위암 등 위 질환을 유발할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이번 연구는 위암화 과정을 동물모델에서 직접 구현한 것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