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연구팀, '고지혈증 약 스타틴 변이암에 효과' 기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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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연구팀, '고지혈증 약 스타틴 변이암에 효과' 기전 밝혔다
  • 정 현 기자
  • 승인 2021.08.24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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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국제학술지 ‘Journal for immunotherapy of cancer’ 최신호 게재

[헬쓰in논문] 최근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활용해 암을 제거하는 방식인 3세대 항암 면역치료가 임상에서 놀라운 효과를 보여 많은 연구진과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항암면역치료의 경우 암에 대한 기억 면역이 생겨 정상세포의 손상없이 항암효과가 지속되기 때문에 치료의 경과가 매우 좋고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암의 잦은 변이 등 복잡성으로 인해 평균 30% 미만의 환자에게서만 치료 효과를 보인다는 한계도 있다.

또한 전체 암에서 1/4정도를 차지하는 KRAS 변이암은 항암 면역 치료를 비롯한 여러 치료 방법 개발 시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치료 옵션이 적어서 암환자의 예후가 매우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다. KRAS는 세포분화, 증식 및 생존과 관련된 신호전달체계를 구성하는 RAS 단백질 중 하나이며 치사율이 높은 폐암, 대장암, 췌장암 같은 암종에서 높은 빈도의 변이가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윤석진) 24일, 테라그노시스연구단 김인산 단장과 삼성서울병원 조용범 교수 연구팀이 현재 널리 사용 중인 고지혈증 치료제인 스타틴을 난공불락의 KRAS 변이암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기전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김인산 단장, 조용범 교수, 권민수 교수, 남기훈 연구원 / 사진=KIST
왼쪽부터 김인산 단장, 조용범 교수, 권민수 교수, 남기훈 연구원 / 사진=KIST

이번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은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Journal for immunotherapy of cancer’(IF=13.751) 최신호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Statin-mediated inhibition of RAS prenylation activates ER stress to enhance the immunogenicity of KRAS mutant cancer'이며, 삼성서울병원 조용범 교수와 KIST 김인산 책임연구원이 공동교신저자로, KIST 남기훈 위촉연구원과 고려대 안암병원 권민수 교수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의 김인산 단장은 “임상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는 스타틴이 인체의 면역시스템을 활성화시켜 KRAS 변이암을 적으로 인식해, 기억하게 함으로써 암세포의 면역원성 사멸을 유도할 수 있었다"면서 "이는 기존 항암 면역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한 것으로, 향후 스타틴이 차세대 항암 면역치료제로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Journal for immunotherapy of cancer' 최신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국제학술지 'Journal for immunotherapy of cancer' 최신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연구진은 종양 동물 모델에 항암제와 스타틴을 정맥주사로 투여했다. 그 결과 스타틴은 KRAS 변이암을 선택적으로 죽이고, 주변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신호를 방출하게 했다.

이로 인해 체내 면역세포가 암세포에서 신생항원을 효과적으로 포집하고 T세포를 활성화시킴으로써 암을 선택적으로 공격했다. T세포는 세포성 면역을 담당하는 림프구의 일종으로 B세포와 함께 적응성 면역의 주축을 이룬다.   

나아가 스타틴은 기존 항암면역치료에 저항성을 보이는 암 면역환경을 변화시켜 항암 면역치료 효능 또한 보였다. KRAS 변이암의 효과적 치료뿐만 아니라 현재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기 위해 사용하는 스타틴을 기반으로 한 약물재창출 전략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스타틴의 항암 면역 치료 모식도 / 자료이미지=KIST
스타틴의 항암 면역 치료 모식도 / 자료이미지=KIST

[그림설명] 스타틴의 항암 면역 치료 모식도
스타틴이 KRAS 변이암에서 KRAS 신호를 억제하여 면역원성 세포 사멸을 유도하고 주변 면역세포를 활성화하여 면역세포가 다시 KRAS 변이암을 지속적으로 공격할 수 있음을 나타낸 모식도이다. 

스타틴이 성공적인 약물재창출 사례가 되기 위해서는 향후 추가적인 임상 연구를 통해 최적의 용법을 찾아야 하며, 암 조직에 좀 더 효과적으로 스타틴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도 연구되어야 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 실제 임상이 성공할 경우 신약개발 시간 및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 나아가 항암 면역치료제의 높은 의료 수가가 커다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해결하는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임혜숙) 리더연구자 지원사업, 신진연구자 지원사업, KIST 주요사업, 그리고 보건복지부(장관 권덕철) 보건의료인재양성지원사업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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