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연구팀, 시금치에서 추출한 전기에너지로 전자계산기 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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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연구팀, 시금치에서 추출한 전기에너지로 전자계산기 구동
  • 정 현 기자
  • 승인 2021.05.19 2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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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국제학술지 ‘Science Advances’ 5월 12일자 온라인판 게재

[위즈뉴스] 국내 연구진이 식물 광합성 과정에서 수확한 전기에너지로 소형계산기를 구동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19일, 연세대학교 류원형 교수와 황성주 교수, 홍현욱 박사, 호주 뉴캐슬대학교 이장미 박사가 참여한 공동연구팀이 시금치에서 추출한 틸라코이드와 루테늄 산화물 시트로 제작된 식물 광합성 전지를 개발해, 소형계산기를 구동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광합성 전지란 식물의 광합성 과정에서 물 분해를 통해 생성되는 광합성 전자를 추출하여 전기 에너지로 이용이 가능하게 만든 에너지 수확 장치로 빛과 물만 있으면 광합성을 통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왼쪽부터 연세대 류원형 교수, 황성주 교수, 뉴캐슬대 이장미 박사, 연세대 홍현욱 박사 / 사진=한국연구재단
왼쪽부터 연세대 류원형 교수, 황성주 교수, 뉴캐슬대 이장미 박사, 연세대 홍현욱 박사 / 사진=한국연구재단

이번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은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IF=13.116)’에 5월 1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Enhanced Interfacial Electron Transfer Between Thylakoids and RuO2 Nanosheets for Photosynthetic Energy Harvesting'이며, 연세대 류원형 교수와 황성주 교수가 공동교신저자로, 뉴캐슬대 이장미 박사와 연세대 홍현욱 박사가 공동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의 류원형 교수는 "식물 광합성으로 전기를 생성할 수 있다면, 최근 화제가 되는 저탄소 친환경 전기생산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값비싼 귀금속인 루테늄을 다른 물질로 대체할 필요가 있으며, 광합성 복합체인 틸라코이드의 안정성을 더 향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류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짧은 시간 동안 소형계산기를 구동했지만, 추후 광합성 전자의 생성 및 추출 효율을 향상시켜 좀 더 큰 전자기기를 작동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Science Advances' 최근호에 실린 해당 논문
국제학술지 'Science Advances' 최근호에 실린 해당 논문

식물은 빛을 흡수하고 물을 분해하는 광합성 과정을 통해 수소이온과 산소, 그리고 높은 에너지를 갖는 광합성 전자를 만든다. 

엽록체 안에 존재하는 광복합체인 틸라코이드에 빛과 물만 공급하면 광합성 전자가 생성되기 때문에 틸라코이드로 전지를 만들어 친환경 전기를 생산하려는 연구가 이어져 왔다. 

관건은 음극을 띠는 틸라코이드를 마찬가지로 음극을 띠는 전극 표면에 부착하는 것이었다. 부착을 돕기 위한 화학적 결합이나 매개체(mediators)로 광전자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해, 광전자 추출효율이 낮아지는 것이 문제였다. 
 
이에 연구팀은 틸라코이드와 그 자체로 견고하게 결합할 수 있는 종이처럼 얇은 2차원 나노시트(nanosheet) 형태의 루테늄 산화물 전극을 제작, 이를 적용한 광합성 전지를 설계했다. 

광합성 전지는 루테늄 산화물 전극에 틸라코이드가 부착되어 광합성 전자가 추출되는 음극과 백금 촉매가 함유된 탄소전극인 양극으로 구성했다. 제작된 광합성 전지는 음극 기준 1 cm2의 면적에서 광합성이 진행될 때 개방회로전압 약 420 mV, 최대 단락 전류 8.84 μA, 최대전력 0.74μW로 측정되었다.

다수의 광합성 전지의 연결을 통한 소형계산기 구동 / 자료이미지=한국연구재단
다수의 광합성 전지의 연결을 통한 소형계산기 구동 / 자료이미지=한국연구재단

루테늄 산화물 나노시트는 표면이 극성을 띠어 다른 물질과의 부착에 유리한데다 소량으로도 전극에 도포할 수 있다. 

실제 루테늄 산화물 코팅이 된 금 전극 표면에 도포된 틸라코이드는 강한 수압의 세척과정에도 부착되어 있었지만 코팅되지 않은 금 전극에 붙은 틸라코이드는 대부분 떨어져 나간 것이 확인되었다. 

연구팀은 나아가 시금치에서 원심분리하여 얻은 틸라이코이드를 루테늄 산화물 나노시트 전극으로 연결한 광합성 전지 4개를 직렬로 연결하여 소형계산기를 구동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식물체 안에서 탄수화물 합성을 위한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광합성 전자를, 전기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실마리를 보여준 것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 지원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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