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연구팀, 항생제 내성균 사멸시키는 나노로봇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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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연구팀, 항생제 내성균 사멸시키는 나노로봇 개발
  • 정 현 기자
  • 승인 2021.04.14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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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나노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Small' 4월 10일자 온라인 게재

[헬쓰in논문]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위험 가운데 하나인 항생제 내성박테리아에 대항하여 활성산소로 박테리아만 죽이는 나노로봇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13일, 성균관대 의학과 김경규 교수 연구팀이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이정헌 교수와 서울대 식품공학과 유상렬 교수 연구팀과 함께 황색포도상구균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외부 전기신호에 반응하여 활성산소를 발생시킴으로써 제균을 유도하는 20nm 크기의 나노로봇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활성산소란 활성이 크고 불안정하며 높은 에너지를 갖고 있는 산소를 말한다.

이번에 개발된 나노로봇은 내성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기존 항생제의 제균(除菌) 방식과 다른 새로운 방식을 적용함으로써, 내성으로부터 자유로운 감염치료제 개발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규 교수, 이정헌 교수, 나얍바뚤(Nayab Batool) 박사, 아킬리쉬 차우라시아(AkhileshK.Chaurasia) 박사 / 사진=한국연구재단
왼쪽부터 김경규 교수, 이정헌 교수, 나얍바뚤(Nayab Batool) 박사, 아킬리쉬 차우라시아(AkhileshK.Chaurasia) 박사 / 사진=한국연구재단

이번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은 나노의학 분야의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스몰(Small, IF=11.459)' 4월 10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An Antibacterial Nanorobotic Approach for the Specific Targeting and Removal of Multiple Drug‐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이며, 성균관대 김경규 교수와 이정헌 교수, 성균관대 아킬리쉬 차우라시아(AkhileshK.Chaurasia) 박사가 공동교신저자로, 성균관대 나얍바뚤(Nayab Batool) 박사가 제 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의 김경규 교수는 "박테리아의 특정 단백질에 결합하여 이들의 활성을 화학적으로 저해하여 균을 죽이는 기존 항생제와는 달리, 항생나노봇은 박테리아에 결합하여 외부 전기신호에 반응하여 세포를 사멸시키는 새로운 작용원리로 박테리아 감염을 치료한다는 점에서 가장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치료법은 내성의 원인과 무관하게 박테리아를 사멸시킬 수 있으므로 다양한 내성균에 의한 감염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의 항생제로는 치료가 불가능한 내성균에 의한 감염을 치료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Small' 최근호에 실린 해당 논문
국제학술지 'Small' 최근호에 실린 해당 논문

실제 연구팀이 피하조직에 내성 황색포도상구균이 감염된 봉와직염 생쥐모델에 나노로봇을 주입하고 전기신호를 가하자, 감염균이 빠르게 사멸되고 염증이 사라지는 것을 관찰했다. 

황색포도상구균에 감염된 대식세포(동물) 배양액에 나노로봇을 첨가하고 전류를 흘리면, 세균의 세포벽에 결합한 나노로봇이 전기자극에 반응하여 활성산소를 발생해, 세포막을 파괴하는 것을 공초점현미경을 통해 확인했다. 

핵심은 동물세포에는 붙지 않고 세균에만 달라 붙고 또, 원하는 때에 활성산소를 발생하는 나노로봇을 설계했다는 것이다. 

세균에 대한 선택성은 박테리오파지가 세균에 기생할 때 필요한 도킹 단백질(엔도라이신)을 철 나노입자에 코팅하여 확보했다. 전기자극을 통해 철 나노입자로부터 활성산소 발생을 유도하여 세균사멸의 시간적인 선택성을 부여했다. 

항생나노봇을 이용한 내성황색포도상구균 사멸 검증(생쥐모델) 모식도  / 자료이미지=한국연구재단
항생나노봇을 이용한 내성황색포도상구균 사멸 검증(생쥐모델) 모식도 / 자료이미지=한국연구재단

기존 항생제는 세균이 가진 단백질을 표적하기 때문에 표적 단백질에 돌연변이를 갖는 세균이 적응과정에서 살아남아 필연적으로 내성균이 발생한다. 

세균의 세포막에 결합하여 세포막을 손상시키는 기전의 항생제가 있었지만 세포막이 변형된 내성균 발생을 피할 수 없었다.  

반면, 활성산소에 의한 세포막 손상은 단순한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극복할 수 없어 내성균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항생나노로봇은 철나노입자를 실리콘 및 단백질로 코팅하는 한편, 피부미용에 사용되는 낮은 에너지의 전기자극으로 나노로봇을 구동할 수 있도록 해 임상적용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동물모델에서의 이번 연구가 실용화되려면 생체적합 소재 및 구동방법 최적화 등을 통한 안전성 입증 등이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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