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또라이를 가두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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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또라이를 가두는 방법'
  • 이효은 기자
  • 승인 2017.09.0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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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을 해킹하는 정신과 의사’, 마크 고울스톤 著 <토킹 투 크레이지>

‘사람의 마음을 해킹하는 정신과 의사’,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혁명가’라는 별명을 가진 베스트셀러 작가 마크 고울스톤이 쓴 책 <토킹 투 크레이지>에는 저자가 가정이나 직장 등에서 우리를 돌아버리게 만들었던 수많은 미친놈들을 제정신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내고 있는데, 그중 '내 안의 또라이를 가두는 방법'을 소개한다.

 

내 안의 또라이를 가두는 방법

 

1번 무기: '공격'을 '기회'로, 프레임을 바꿔라

2번 무기: 멘토를 그려보라

3번 무기: 8단계 각성

 

또라이와 대화를 하려면 먼저 만반의 태세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아무리 준비를 잘해놓아도, 대화가 시작된 후에 무너져버린다면 아무 소용없다.

 

비이성적인 사람과 부딪히면 이야기는 뻔한 시나리오대로 흘러가게 마련이다. 안타깝지만 별로 좋은 시나리오는 아니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이번에는 도저히 그냥 못 넘어간다고 결심한 우리가 용기를 짜내서 대화를 시작한다. 하지만 몇 마디 오가고 나면 상대는 조용히 끓어오르기 시작하거나, 다음과 같은 폭탄을 투척한다. "내가 자살이라도 할까? 그러면 당신이 좀 행복하겠어?" "당신이 항상 날 미워하는 거 다 알고 있었어. 이제라도 밝혀줘서 고마워", "X까", "나가죽어", "틀렸어", "어쩜 그렇게 날 실망만 시키는 거야?", "당신은 바보야", "꺼져", "역겨워", "다시는 보지 말자".

 

상대의 공격이 점점 거세지면 우리는 방어적이 된다. 그리고 점점 수세에 몰리다가, 결국에는 화가 나고 겁도 날 것이다. 수세에 몰린 우리는 어느새 비이성적인 상태로 흐르게 된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온몸을 덮치면서 심장이 쿵쾅쿵쾅 뛰고, 얼굴이 벌게지고, 온몸이 떨리기 시작하면서 고함을 지르고, 욕설을 하고, 울부짖게 된다. 그리고 생각할 것이다. '내 다시는 이 짓을 하나 봐라.' 그렇게 패배한 채로 돌아선다.

 

그래서 우리가 얻은 것은 뭘까? 굴욕적이고, 화나고, 겁나고, 속은 울렁거린다. 통제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속으로 생각한다. '다시는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을 거야'. 상대의 공격이 제대로 악랄했다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다시는 또 이런 일을 겪었다가는 내가 제명에 못 살고 말지.' 동시에 비이성적인 상대방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내가 이겼다.' 결과적으로 비이성적인 상대는 더욱더 자신의 비현실적인 신념을 굳게 방어하고 점점 더 또라이가 된다. 상황이 나아지기는커녕 악화된다.

 

이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해보자. 우리 눈에는 비이성적인 상대방이 위험하리만치 예측불가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비이성적인 사람이 악화일로로 치닫는 것은 예상가능한 일이다. 우리가 그들의 생각에 동조해주지 않거나, 안 된다고 말하거나, 틀렸다고 하거나, 그들이 원치 않는 일을 시켰다면 말이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우리도 반응한다. 비이성적인 사람이 공격해오면 반격하는 것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우리는 의견의 차이에서 의견충돌, 언쟁의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고조된다. 그리고 이쯤 되면 아직도 상대적으로 제정신인 우리는 그만 피해를 줄이고 중단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비이성적인 사람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대화가 의견의 차이로 바뀌는 순간, 순식간에(어쩌면 몇 초 이내에) 의견충돌로 이행하고, 다시 언쟁으로, 싸움으로, 그리고 전면전으로 발전한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언제나 비이성적인 사람이 이기고 우리는 질 수밖에 없다. 동시에 비이성적인 사람 역시 패배한다. 더 파괴적이 되거나 자기 파괴적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또라이 기질이 우리를 공격할 때도 제정신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는 세 가지 무기로 무장해야 한다.

 

1번 무기: '공격'을 '기회'로, 프레임을 바꿔라

 

비이성적인 사람이 공격해올 때 우리의 본능은 반격하는 것이다. 하지만 반격은 효과가 없다. 그러니 공격을 공격이라 생각하지 말고, 잠깐 멈춰서 머릿속으로 이렇게 되뇌며 프레임을 바꿔라. '침착할 수 있는 기회다.'

 

머릿속에서 이 생각을 더 강하게 만들고 싶다면, 대뇌피질이 감정 담당 뇌(감정 담당 뇌는 아마도 처음에는 이렇게 원색적인 언어로 대꾸할 것이다. '꺼져. 침착은 무슨 침착. 저 자식 목을 따 버릴까보다')한테 이 문구를 말하는 모습을 그려보라. 그렇게 대뇌피질이 승리할 때까지 머릿속 대화를 계속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믿기지 않을 만큼 강력한 효과가 있는 정신 기법인데, 오래된 뻔한 시나리오를 즉시 고쳐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전에는 희생자 역할이었던 우리가 이제는 갑자기 모두가 본받고 싶어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공격을 받고 있을 대조차 현재에 집중하고 냉정을 유지하며 초점을 잃지 않는 그런 사람 말이다.

 

우리가 침착함을 잃게 만드는 것이 비이성적인 사람에게는 최고의 무기 중 하나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침착함을 잃지 않는 것이 우리가 가진 최고의 방어 전략 중 하나다. 이것을 해낼 수만 있다면 우리는 극장에서 늘 비웃던(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울거나 남 탓을 하고 소리를 지르던) 그 '조연'을 벗어나 '영웅'으로 거듭날 수 있다. 차분하게 좀비나 뱀파이어를 퇴치하는 사람이나, 일상에서 또라이를 만나도 허물어지지 않고 차분하게 대처하는 사람이나 영웅이기는 마찬가지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속으로 이렇게 되뇌어라. '침착할 수 있는 기회다.' 그다음에는 상대를 향해(소리 내지 말고 마음속으로!) 고함을 치거나 욕설을 하라. 쓰고 싶은 단어는 뭐든 다 써도 좋다. 그리고 나서 다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생각한다. '침착할 수 있는 기회다.‘

 

아직도 편도체가 안달복달하고 있다면, 마음속으로 나에게 소리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예컨대 이렇게 말하는 거다. '마크 고울 스톤, 지금 이 판국에 침착이 다 무슨 소용이야! 나는 저 쓰레기 같은 인간의 목을 조르고 싶다고!' 그리고 나서 다시 깊이 숨을 한번 들이마신 후 속으로 말하라. '침착할 수 있는 기회다.‘

 

이제 상대는 여러분이 방어적이 되어 소리를 지르거나 울거나 도망칠 거라고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여러분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상대는 무기가 없어진다. 바로 이때 여러분은 상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이해가 안 간다는 듯이, 그렇지만 화나지 않은 톤으로 이렇게 말한다. "우와! 좀 전에 그건 뭐야?“

 

그러면서 유심히 관찰해보면, 상대는 자신이 투척한 폭탄에도 여러분이 꿈쩍하지 않는 것을 보고 당황할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더 잔인하고 더 상처 주는 말들을 내뱉을 수도 있다. 그럴 때는 이렇게 하면 된다. 그냥 같은 말을 반복하는 건데, "그래... 그것도 말이야. 그게 대체 뭐야?“

 

이렇게 하면 '소거 격발(extinction burst)'이라고 하는 심리 반응을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 소거 격발은 늘 통하던 오래된 수법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을 대 나타나는 반응인데, 해당 수법을 포기하기보다는 혹시 강도를 높였을 때 통하는지 보려고 그 행동을 더 심하게 해보는 것이다.

 

상대가 다시 심한 말들을 퍼붓도록 내버려두라. 그런 다음 이런 식으로 말하라.

- "당신 말투나 말하는 스타일은 마음에 안 들지만, 어쨌든 당신 의도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말인데, 그래서 내가 정확히 어떻게 하기를 바라는 거야?"

- "꼭 그런 식으로 말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건 그렇고, 그래서 당신 생각에는 앞으로 내가 정확히 뭘 했으면 좋겠어? 아니면 뭘 그만두길 바라? 어떻게 하면 다시는 이 대화를 하지 않아도 되겠어?“

 

이런 식으로 여러분이 계속해서 침착함을 유지하면 결국에는 상대도 아무리 폭언을 퍼부어봤자 더 이상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이쯤 되면 대화를 다시 좀 더 긍정적인 장으로 이끌 수 있다. 그리고 설령 여러분이 그날 또라이와 대화하기에 성공하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했던 행동에 뿌듯함을 느낄 수는 있을 것이다.

 

2번 무기: 멘토를 그려보라

 

혼자서 또라이를 제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인생의 멘토로 생각해온 사람들을 소환할 수 있다면 혼자일 필요가 없다. 긴장되기 시작하면 지금 또는 과거의 멘토나 응원군들을 떠올려보라. 잠깐 멈춰서 깊은 숨을 들이마시고, 그들이 옆에 있다고 생각하고 그들이라면 뭐라고 조언했을지 생각해보라. 이렇게 하면 갑자기 지혜나 용기가 샘솟을 수도 있다.

 

나에게는 이미 돌아가신 멘토가 여섯 명이 있는데,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되면 여섯 명 모두가 나를 응원해주는 모습을 마음속으로 그려본다. 그렇게 하면 그들을 향한 감사의 마음이 밀려온다. 그러면 나는 잠시 모든 것을 멈추고 그들의 사랑이 내 마음에 차오르도록 놔둔다. 그리고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말자'(모든 멘토가 언젠가 한 번씩은 해준 조언)를 되뇌며, 나를 깊이 믿어주고 더 강하게 만들어준 그들에게 속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말하자면 '멘토에게 지원 구하기'인데, 방법은 다음과 같다.

 

- 비이성적인 사람이 쏜 화살이 과녁에 맞기 시작하면서 내가 자제력을 잃겠다 싶으면 잠시 모든 걸 멈춘다. 가능하다면 화장실에 간다거나 물을 마시겠다고 말하고 잠시 그 자리를 벗어난다. 그 외에는 잠시 동안 그냥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 대화를 잠시 중지하고 나면, 나를 사랑해주고 응원해줬던 사람을 두 명 이상 떠올린다. 꼭 지금 살아 있는 사람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 그들이 고마운 이유를 생각해본다. 몇 분간 그들의 사랑을 느껴본다. 그런 다음 그들이라면 지금 내게 어떤 조언을 해주었을지 상상해본다.

- 마음속으로 멘토들에게 감사한다. (운 좋게 멘토들이 아직 가까이 있다면 나중에 정말로 감사를 표한다)

- 대화에 다시 복귀한다.

 

이 방법이 효과가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감사와 분노를 동시에 느끼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감사의 마음이 자리를 차고 들어오면 분노를 쓰러뜨릴 수 있다. 그러면 좀 더 냉철하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대화에 복귀할 수 있다.

 

이 방법이 효과가 있는 두 번째 이유는 설사 두뇌가 스스로 냉철해지기를 거부한다고 해도 여전히 멘토로부터 분별력 있는 조언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조언은 우리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분이 해주는 것이므로 조언에 따를 가능성이 크다.

 

3번 무기: 8단계 각성

 

또라이와 대화를 하다가 편도체 하이재킹에 빠질 것 같은 기분이 들면 '얼른' 제동을 걸어야 한다. 안 그랬다가는 우리도 상대방만큼 비이성적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편도체 하이재킹이 시작되려고 할 때 멈출 수 있는 최선의 방법 중 하나는 그냥 잠시 모든 것을 멈추는 것이다. 멈추면 부글부글 끓어오르던 편도체가 진정되면서 자제력과 통제력을 되찾을 수 있다.

 

내가 아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음과 같은 '8단계 각성'이다.

 

1단계: 신체적 각성 - 지금 이 순간 신체적으로 감지되는 것을 정확히 집어낸다.

2단계: 감정적 각성 - 앞서 느낀 신체적 각성에 감정을 부여한다.

3단계: 충동 각성 - 충동을 언어로 표현한다.

4단계: 결과 각성 - 나중에 후회할 일을 저지르기 전에 현실 감각을 점검한다.

5단계: 통찰 각성 - 현재의 상황과 그에 대한 나의 반응을 간파한다.

6단계: 해결책 각성 - 충동적으로 하려던 행동보다 더 나은 해결책을 생각해낸다.

7단계: 혜택 각성 - 새로운 전략을 사용하면 나한테 어떤 도움이 될지 속으로 말해본다.

8단계: 실천 각성 - 행동하기로 단단히 마음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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