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D 명 강연을 정밀 분석하여 그 성공 요인을 공개한 <어떻게 말할 것인가TALK LIKE TED>와 10여 년 간 스티브 잡스를 연구하여 그의 30년 프레젠테이션 노하우를 집대성한 <스티브 잡스 프레젠테이션의 비밀>을 통해 화술 연구의 정수를 보여준 카민 갤로가 쓴 책 <최고의 설득>에서는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비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데, 그중 모든 스토리텔러들이 좋아한다는 ‘3의 법칙’을 소개한다.
뛰어난 이야기의 3막 구조
3의 규칙은 의사소통의 근본적인 구성요소다. 수십 년 전에 연구를 통해 우리의 뇌가 3개에서 7개의 항목을 단기 혹은 작업 기억에 담을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미국의 전화번호는 7자리다. 사람이 기억할 수 있는 한계가 7자리이기 때문이다. 대다수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 전화번호를 기억할까? 바로 3자리와 4자리로 나눠서 기억한다.
우리는 왜 ‘3’을 좋아할까? 패턴에 따라 생각할 때 3이 패턴 내지 진행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영화감독은 ‘조명, 카메라, 액션‘이라고 말한다. 또한 육상선수들은 ‘차렷, 준비, 출발‘이라는 구령을 따른다. 그리고 몸에 불이 붙으면 어떻게 하는가? ‘멈추고, 누워서, 구른다’ 3단계가 아니라 18단계라면 미처 끝내기도 전에 심각한 화상을 입을 것이다. 이런 사례는 무수히 많다. 이런 지시 방식이 기억하기 쉽기 때문이다.
3의 규칙은 청중들이 내용을 기억할 가능성을 높이므로 모든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만든다. 뛰어난 작가들은 3의 규칙을 따른다. 토머스 제퍼슨(Thomas Jefferson)은 ‘생명과 자유 그리고 행복‘이라는 3가지 ‘빼앗을 수 없는 권리’를 내세워 문명의 방향을 바꿨다. 또한 우리가 좋아하는 동화는 아기돼지 3형제, 곰 3마리, 삼총사,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크리스마스 유령처럼 3개 단위로 되어 있다.
창작 수업을 받는 작가 지망생들은 3막 이야기 구조를 배운다. 2시간짜리 영화에서 1막은 약 30분에 해당한다. 이 부분에서 ‘후크(hook)’라는 인상적인 장면을 통해 장르(액션, 로맨스, 코미디)를 정의한다. 주인공과 대립자(영웅과 악당)도 소개된다. 1막보다 긴 2막은 약 60분에 걸쳐 진행된다. 이 부분에서는 인물들의 성격이 형성되고 영웅을 가로막는 난관(갈등/긴장)이 등장한다. 난관이 높을수록 마지막 타개가 만족스러워진다. 약 30분에 걸쳐 진행되는 3막에서는 영웅과 악당이 본격적으로 대결하는 절정에 이르면서 진정한 쾌감이 전달된다.
모든 스토리텔러는 3의 규칙을 좋아한다. 비즈니스 스토리텔링에서 간결하고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펼치려면 3막 구조가 필수적이다. 고객은 200가지 기능을 전부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고객이 가장 중시하는 3가지 기능만 설명하라. 고객은 52가지 마케팅 아이디어를 전부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 가장 좋은 3개의 아이디어만 제시하라. 투자자는 당신의 회사에 투자해야 할 23가지 이유를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 보상을 얻을 수 있는 3가지 이유만 제시하라.
3의 규칙을 따르는 것은 이 책에 나오는 스토리텔러들이 지닌 공통적인 습관이다. 스티브 잡스는 유명한 2005년 스탠퍼드대 졸업 축사에서 3개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브라이언 스티븐슨은 3개의 이야기를 한 후 테드 역사상 가장 긴 기립박수를 받았다. 셰릴 샌드버그는 직장 여성을 위한 3개의 메시지로 ‘린 인(Lean In)’ 운동을 일으켰다. 이들은 어느 정도는 현상에 도전하는 규칙 파괴자이지만 3의 규칙만은 충실하게 따른다.
스토리텔링의 핵심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시작하여 프란치스코 교황까지 세계 최고의 스토리텔러들은 3의 규칙을 따른다. 다음과 같은 3가지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첫째, 이야기에 구조를 부여하는 간단한 틀을 제공한다.
둘째, 청중이 핵심 메시지를 기억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단순화한다.
셋째, 설득의 궁극적인 목적인 행동으로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