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의 트렌드 예측이 쓸모없는 4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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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의 트렌드 예측이 쓸모없는 4가지 이유'
  • 이효은 기자
  • 승인 2017.09.09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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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타운대 글로벌 마케팅 분야 교수 히트 바르가바 著 <트렌드 큐레이팅 아이디어>

글로벌 광고회사 오길비의 소셜미디어 전략팀의 창립 멤버이자, 조지타운 대학교의 글로벌 마케팅 분야 교수인 로히트 바르가바가 쓴 책 <트렌드 큐레이팅 아이디어>에서는 사람들이 간과한 트렌드의 패턴과 연관성을 포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사고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중 저자가 주장하는 '대다수의 트렌드 예측이 쓸모없는 4가지 이유'를 소개한다.

 

대다수 트렌드 예측이 쓸모없는 이유

 

몇 주 전에 내년 트렌드를 예측한 내용을 실었다는 비즈니스 잡지 앙트레프레너 (Entrepreneur)를 읽었다. 그 주 초에는 비슷한 주제를 다룬 잡지 비즈니스위크 (Businessweek)가 도착했다. 때는 마침 12월이라 트렌드 예측이 성행할 시기였다.

 

연초만 되면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결심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처럼 연말이면 너도 나도 다음 해 트렌드를 예측하겠다고 나선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언론에서 남발하는 이 같은 예측 기사는 거의 애매하고 두루뭉술하게 표현하고 넘어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나는 오래전부터 재미 삼아 이러한 언론의 예측 내용을 수집하기 시작했고 덕분에 매년 연말이면 쏟아져 나오는 예측들이 얼마나 허접스러운지를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하나마나한 뻔한 트렌드 예측 가운데 가장 어이없었던 것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래도 내게는 이러한 예측의 출처와 예측한 사람의 이름은 비밀에 부쳐줄 정도의 아량은 있다.

 

- 시각적인 것이 대세다.

- 스트리밍 엔터테인먼트

- 드론의 시대가 왔다. 정말로!

- 콘텐츠 마케팅의 시대가 계속될 것이다.

- 판타지 스포츠(Fantasy sports)

- 가상현실

- 스마트 홈 기술이 변화를 주도할 것이다.

 

나는 이러한 것들을 트렌드의 범주에 넣을 수가 없다. 어떤 것은 아무렇게나 던지는 전문 용어이거나 너무 기본적인 말이다. 또 어떤 것은 너무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그래서 하나마나한 뻔한 말이다. 현재의 변화를 제대로 파악한 참신한 아이디어는 전혀 없다. 미디어 소비자인 우리는 그래서 트렌드 예측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이게 된다.

 

트렌드 예측에는 신뢰성의 문제가 수반된다. 그러나 이 문제는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선 대다수 트렌드 예측이 실패로 끝나는 주된 이유 네 가지를 살펴보는 일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유1: 객관성 결여

스마트폰을 파는 사람이 올해는 '스마트폰의 해'라고 떠벌이는 것은 지극히 이기적인 발언이다. 물론 편향적인 트렌드 예측 대부분이 이 경우처럼 쉽게 파악되는 것은 아니며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다.

 

편향된 예측은 대부분 자신이 알고 있는 세계와 그 세계에 관한 전문 지식을 토대로 한다. 비즈니스 업계가 특히 더 그러하다. 문제는 객관성이 결여된 예측은 대체로 희망적 관측 혹은 부질없는 기대로 이어진다는데 있다. 트렌드가 되기를 바란다고 해서 그것이 정말 트렌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예) 작년 연말 즈음, 내년에는 웨어러블 기술 혹은 '사물 인터넷'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애용의 백서와 블로그 포스트 형식의 이메일을 수십 통이나 받았다. 그 대세에 편승하여 비즈니스에 성공하는데 필요한 전략이나 특정한 제품 유형을 추천한다는 식의 내용이 실려 있었다. 당연한 일이겠으나 이들의 바람과는 달리 그 대부분이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유2: 창의성결여

 

다들 아는 내용을 되풀이하는 것을 트렌드 예측이라고 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올해는 태블릿을 사는 사람이 더 많아질 것이다'라는 말은 너무도 편한 내용이며, 창의성이 결여된 이 예측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트렌드 예측이라는 것 대부분이 이처럼 뻔한 사실을 말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하다. 즉, 그렇게 하는 것이 더 쉽기 때문이다. 정보에 근거한 사고라든가 창의적인 사고보다 건성으로 하는 '나태한' 사고가 더 쉬운 법이다. 진정한 트렌드는 대다수가 이미 알고 있는 뻔한 사실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진정한 트렌드라면 통찰력을 바탕으로 참신한 아이디어로 현재의 변화를 제대로 담아낸 것이어야 한다.

 

예) 약 15년 전에 처음으로 등장한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s)‘는 인터넷 환경에서 성장하여 인터넷 이전의 세상은 전혀 모르는 새로운 세대를 지칭하는 의미로 탄생한 용어다. 생각보다 이 용어의 역사도 오래고 편재성도 어느 정도 확보된 상태인데도 작년에 발표된 몇몇 트렌드 예측 글에서는 '디지털 네이티브'의 등장이 아주 새로운 현상인 듯 취급하고 있었다. 이 얼마나 나태한 사고인가! 건성건성, 대충대충!

 

이유3: 증거 결여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특정한 사례도 없이 트렌드라고 주장하는 것은 마이크를 사고 노래 한 곡을 배웠다고 자신을 음악가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안타깝게도 트렌드 예측이라는 것 대부분이 한 가지 이야기나 한 가지 사례에 근거하고 있다. 다수 사례와 이야기는 그 트렌드가 왜 중요한지를 이해시키는데 매우 강력한 설득 도구로 작용한다. 이것이야말로 트렌드를 증명하는 필수 요소다. 트렌드를 뒷받침할만한 아무런 증거 없이 혹은 겨우 한 가지 사례밖에 제시하지 못한 상태에서 특정 현상을 트렌드라고 주장한다는 것은 결국 그것이 추측에 근거한 트렌드 이상은 아니라는 의미다.

 

예) 출판 웹사이트 미디엄닷컴(medium.com)이 활성화되고 양질의 글과 기사를 자유롭게 올리는 언론인과 작가들이 늘어났다. 그러자 사람들이 좀 더 긴 콘텐츠를 선호하는 이른바 反트위터 현상이 주된 트렌드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 시작했다. 그러나 웹사이트 하나가 인기를 끈 것만으로는 트렌드를 운운하기에 충분치 않다. 결국은 이러한 예측은 당연히 빗나가고 말았다.

 

이유4: 적용성 결여

 

대다수 트렌드 예측에서 부족한 점은 이를 실생활에 적용하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결여돼 있다는 것이다. 트렌드를 기술하는 것만으로 '트렌드론'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즉, 무언가를 기술하는 것만으로는 진정한 트렌드 예측이라고 하기 어렵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 자신의 상황에서 그 트렌드를 활용하여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함께 제시해야 한다. 다시 말해, 활용성이 수반되는 트렌드여야 한다.

 

예) 작년에 최고 수준의 광고 대행사들이 연합하여 애드버타이징 에이지(Advertising Age)라는 잡지에 이듬해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내용의 사설을 게재했다. 빅 클라이언트에게 PR의 가치를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상위 10개 예측은 '빅 데이터가 중요하다. 그러나 빅 통찰력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와 같은 알맹이 없는 내용이 대부분이었고, 진정한 통찰력이라든지 그 트렌드를 활용하는 방법 혹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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