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꿀팁] '객단가를 높이려고 노력하지 마라'...저항선의 법칙, 어떻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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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꿀팁] '객단가를 높이려고 노력하지 마라'...저항선의 법칙, 어떻길래?
  • 이효은 기자
  • 승인 2017.06.07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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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은프랜차이즈전략연구소 유재은 대표의 책 <한국시장의 프랜차이즈 법칙>에서

[위즈뉴스] '저항선의 법칙, 어떻길래?'

<한국시장의 프랜차이즈 법칙>의 저자 유재은프랜차이즈전략연구소 유재은 대표는 한국시장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 다르게, 계속적으로 반복되는 원리와 법칙들 중 저자가 확인하고 검증한 24개의 대표적인 법칙들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이 법칙 들 중 객단가와 관련한 '저항선의 법칙'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저항선의 법칙

"객단가를 높이려고 노력하지 마라"

"고객에게는 브랜드마다 이미 마음 속에 포지셔닝(positioning)된 가격 저항선이 있어 그 선을 넘으면 고객은 또 오지 않는다."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다 보면 사장이든 직원이든 구성원은 누구나 매출을 더 올리는 일이 지상과제가 된다.

매출은 '객단가X고객수'이다. 그래서 주력하게 되는 일이 객단가 높이기와 고객수 늘리기라는 아주 단순한 과제를 가지고 자영업자이건 대기업 직원이건 고민과 전략 찾기의 나날로 각자의 일터를 채워갈 때가 많다.

사실 과제는 매우 단순한데 이 과제 해결을 위한 전략이나 방안은 이것처럼 간단치가 않고 머리 복잡해지는 일이 또 없다.

매장들이 객단가를 높이고 고객수가 늘기만 하면 매출증대로 이어져 모든 프랜차이즈 매장의 사업이 술술 풀려 나가는 지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우리에게는 브랜드별로 매장별로 차이는 있지만 꾸준히 찾아와 주는 단골고객, 고정고객들이 있다.

이 분들은 큰 변동요소만 없으면, 각각 고객의 이용주기대로 매주, 혹은 격주 또는 매달 이런 패턴으로 매장을 찾아주는 고마운 단골고객들이다. 늘 와주는 단골고객이 있기에 매장은 유지되는 것이다. 그리고 지나가다 들르는 뜨내기 고객, 즉 유동고객들이 매출을 더해준다.

이런 고정고객(단골)과 유동고객(뜨내기)의 비율은 업종에 따라 판이하게 다르다.

판매업은 보통은 유동고객 비중이 높으며, 외식업은 누가 뭐래도 고정고객의 비율이 훨씬 높을 뿐 아니라 매출의 절대비중을 차지한다.

그래서 특히 외식업 종사자들은 늘 찾아오는 고객들에게-유동고객도 마찬가지지만- 좀 더 비싼 메뉴를 팔아서 객단가를 높이면, 고객수가 동일하더라도 매출이 증가되는 쉬운 전략을 쓰려고 한다.

과연 이 객단가를 높이는 전략은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먹히는 것일까?

유재은 지음, 박영사 출간 / 사진=교보문고인터넷서점

그런데 객단가를 조사해보면 한가지 특이한 점이 발견된다. 

중저가 이자까야가 넘쳐나는 시장에서 고급화전략으로 가장 트렌디하고 치열한 주점시장에서, 전국을 10년 이상 선두 브랜드로 석권한 와라와라 브랜드의 매장사례를 보면 브랜드 전체 평균 객단가는 14,000~15,000원 수준을 유지해오고 있다.

직장인이 많고 소비력이 높은 상권은 14,000원대를 유지하고 소비력이 좀 더 낮은 편인 외곽상권으로 나가면 객단가는 13,000원대가 많다.

그런데 상권별로는 몇 천 원씩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동일매장을 놓고 조사해보면, 연말이나 특수기에 좀 더 높아지거나 좀 더 낮아지는 경우는 있어도, 그런 경우도 1,000원 미만이 대부분이고, 1년 내내 평균을 내보면 객단가의 큰 변동은 거의 없음이 데이터를 통해 나타난다.

국내 직영 외식 브랜드 중 최고의 브랜드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갈비코스요리 컨셉의 한정식 '경복궁'의 경우도 유사하다. 

같은 경복궁이라도 상권에 따라 객단가가 50,000원이 넘는 매장도 있고, 지방이나 소비력이 낮은 상권은 객단가가 40,000대인 매장도 있지만, 매장별로 1년을 놓고 보면 객단가의 변동은 거의 없다.

판매업 프랜차이즈도 유사한 사례가 있다. 

에뛰드하우스는 매장을 600개까지 전개하면서 전국을 석권했던, 10대들의 공주컨셉으로 론칭한 우수 브랜드이다.

최근에는 매장이 200개 정도 폐점되어 400여개 수준으로 줄었지만, 한때는 최고의 브랜드 중 하나였다. 

비슷한 시기에 론칭한 이니스프리는 자연주의를 내세운 브랜드로서 이미 1,100개를 넘어섰다.

같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우수 브랜드인데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걸까? 상권적인 요소도 있지만, 첫째는 객단가이다.

에뛰드하우스 vs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는 공주컨셉으로 시작해서 타깃이 10대가 주류이고 20대 초반 정도, 중반도 넘어서기 어렵다. 20대 중반으로 넘어서면 10대 공주이미지가 강해서 '애들스러움'에 잘 접근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주 소비층은 10대 위주가 된다. 소비력이 약한 10대인데 비싼 화장품이 매장에서 팔릴 수 있겠는가?

설화수라는 연간 1조 매출이 넘는 명품 브랜드를 만드는 아모레퍼시픽그룹에서 R&D 능력이 부족해서 에뛰드하우스의 제품개발을 못하는 것은 아닌 것이다.

더 비싼 상품을 개발해서 공급해도 고객의 가격 저항선에 부딪힌 매출에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하게 된다.

에뛰드하우스의 객단가가 훨씬 더 높은 수준인 이니스프리 정도가 된다면 에뛰드하우스가 입점할 수 있는 상권수는 더욱 많아져서 600개에서 400개 수준으로 줄지 않고 1,000개 수준으로 확장되었을 것이다.

객단가X고객수가 매장 매출이고, 매장 매출규모가 기본적으로 매장의 손익구조와 수익성 여부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매출구조와 수익구조가 유연하고 좋은 이니스프리 매장이 전국에 1,000개가 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계적 브랜드로 나아가는 아무레퍼시픽그룹의 R&D 능력도 고객의 가격 저항선 앞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례이다. 

이것은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고객은 누구나 늘 머릿속에 전자계산기를 가지고 다니면서 그 브랜드에 고객이 느끼기에 걸맞는 수준의 소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날그날 분위기나 상황에 따라 예전 방문보다 더 소비하기도 하고 덜 소비하기도 하지만 수많은 고객의 1년 평균을 내보면, 거의 정확하게 그 매장의 객단가는 변동이 없다는 사실이다.

고객이 생각하는 최대 소비가치가 브랜드마다 매장마다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1인당 15,000원 정도를 쓰면 최적이라고 생각하는 고객이 동일한 매장에서 결코 1인당 20,000원을 쓰지는 않는, 고객의 소비패턴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이미 고객에게 포지셔닝된 객단가는 크게 움직이지 않는다. 

14,000원을 15,000원 정도 향상시킬 수 있을 뿐, 객단가는 15,000원의 매장이 객단가 20,000원이 될 수 없고, 객단가 20,000원대 매장이 더 비싼 메뉴를 팔거나 메뉴가격을 올려서 객단가 30,000원대 매장이 될 수 없다는 사실에서 프랜차이즈의 가격전략은 시작되어야 한다.

객단가 15,000원이 20,000원이 되려면 더 높은 수준의 매장인테리어, 매장 분위기, 메뉴 가격, 메뉴 구성, 고객 서비스 방식, 매장 이미지 등을 모두 바꿔야 가능한 것이다.

이것을 우리는 브랜드 리뉴얼 전략이라고 한다. 

완전 리뉴얼 전략은 어찌보면 새로운 브랜드 전략인 셈이다. 

그러므로 완전 리뉴얼 전략 수준이 아니라면, 객단가를 섣불리 올리려는 전략은 고객들이 무의식중에 가지고 있는 영리한 소비자로서의 감각인 가격 저항선에 부딪히게 되어 있다.

가격을 섣불리 올리면 고객이 느끼는 가성비는 낮아지게 되고, 결국 매장 만족도는 떨어지게 된다.

이런 사례도 있다.

'우리는 가격을 10-20% 올렸는데도 먹히던데요'하는 경우이다.

그것은 브랜드나 매장의 고객이 느끼는 최대 소비가치인 가격 저항선보다 훨씬 아래에 있었던 브랜드인 경우다.

예를 들면 프리미엄 런치의 경우 가격 저항선은 10,000원인 경우가 많다. 7,500원, 8,500원 메뉴가 반응이 좋으면 좀 더 퀄리티가 높은 9,500원 메뉴를 내놓아도 잘 팔린다.

왜냐하면 그 프리미엄 런치 매장의 가격 저항선이 10,000원이기에 그 안에서 가성비가 좋은 더 비싼 메뉴를 제공하는 것은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운영하는 브랜드에 대한 고객의 가격 저항선을 잘 분석하고 정확한 가격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그러므로 무조건 객단가를 높이는 전략은 자충수가 될 때가 많다. 

오히려 그랜차이즈 사업의 매출증대방안의 정석은 객단가 높이기가 아니라 고객수를 늘리는 것이다.

고객이 더 좋아하고 만족할 수 있는 요소들을 좀 더 개발하고 보강하면 고객은 더 찾아오게 되어 있다.

고객수가 늘어나면, 동일한 객단가라도 매장 매출은 당연히 늘어난다. 

매출증대를 위해 전략을 세울 때 객단가를 올리는 전략은 우리 브랜드와 우리 매장의 가격 저항선이 얼마인지를 정확히 분석한 후 실행해야 한다.

그 가격저항선 내에서 적절한 가격전략이 구사될 때, 전략적 자충수를 두지 않을 수 있고, 사업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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