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즈뉴스] '치매 발병여부와 진행경과 알려주는 생체표지 물질 발견'
세계보건기구(WHO)의 전망에 따르면 2050년 세계 치매 인구는 현재의 3배를 넘어 무려 1억3500만명에 육박할 예정이다.
그 중 70~80% 가량이 알츠하이머 환자인데, 발병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알츠하이머 질환은 조기 진단을 통한 완화치료가 유일한 해결책으로 알려져 있다.
포항공대 화학과 안교한 교수팀과 서울대 묵인희 교수팀이 이광자 현미경을 이용한 생체 내 영상화(in vivo two-photon microscopy imaging)로 알츠하이머 질환 여부와 진행도를 나타내는 새로운 생체표지 물질 발견에 성공했다.
알츠하이머에 연관된 또 다른 물질은 모노아민 옥시데이즈(Monoamine Oxidase, 이하 MAO)라는 효소이다.
이 물질은 알츠하이머 질환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측되어 왔지만 기존의 단편적인 연구 결과로는 이 사실을 입증하기에 충분치 않았다. 베타아밀로이드는 물론이고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MAO를 기존의 생체 내 영상으로 관찰하기란 매우 까다로워, 뇌를 적출하여 효소의 양을 정량하거나 활성도 분석을 통한 체외 연구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안 교수와 공동연구팀은 이광자 현미경을 사용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투과력이 좋은 이광자 현미경은 살아있는 조직 내부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오랫동안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고, 긴 파장을 이용해 빛의 손실 없이 초점 부위에 집중되어 뛰어난 고화질의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연구팀은 베타아밀로이드와 MAO를 감지할 수 있는 이광자 형광체를 개발, 진단에 적용하는 이광자 형광 프로브(probe, 탐침) 방식으로 알츠하이머와의 상관관계를 증명했다.
연구팀은 이 기법을 사용해 살아있는 쥐의 뇌 속에서 알츠하이머의 진행에 따라 MAO가 점차 활성화 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데 성공했다.
베타아밀로이드와 MAO를 동시에 관찰한 결과, 알츠하이머가 진행 될수록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늘어나고 그 주변에 MAO의 분포도 더욱 활발해 진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낸 것이다.
특히, 연구진에 의하면 알츠하이머 질환의 경과에 따라 MAO의 활성 또한 초기-활성화-포화의 세 단계로 진행된다는 것이 알려졌다. 이번 연구는 MAO가 알츠하이머의 발병 여부 뿐만 아니라 진행경과도 나타내는 ‘바이오 마커’로서 조기 진단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연구팀의 결과는 미국화학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의 주요 학술지 중 화학, 의학, 생물 등 학제 간 연구 분야에서 주목할만한 중요한 연구 성과를 다루는 ‘ACS 센트럴 사이언스(ACS Central Science)’에 최근 게재됐다.
이 연구를 주도한 안교한 교수와 김도경 박사는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알츠하이머 진단을 위한 생체 표지 물질 연구와 관련 메커니즘의 규명, 나아가 치료제의 개발 등 관련 후속 연구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이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글로벌연구실과제,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 및 보건복지부, 캘리포니아주립대 선도 연구 장학 프로그램의 지원을 통해 수행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