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연구팀, BET 단백질을 적중하는 신규 후성유전학 항암 물질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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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연구팀, BET 단백질을 적중하는 신규 후성유전학 항암 물질 발굴
  • 정 현 기자
  • 승인 2023.05.02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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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세대 노재석 교수팀, 베노바이오와 공동 연구 통해
- DEL 스크리닝 플랫폼 활용해 개선된 효능을 갖는 신규 물질 발굴 및 항암 효능 확인
- 논문, 유전자/세포치료 분야 국제학술지 ‘Molecular Therapy - Nucleic Acids' 게재

[위즈뉴스] 국내 연구진이 BET 단백질을 적중하는 신규 후성유전학 항암물질을 발굴했다.

연세대는 2일, 생화학과 노재석 교수 연구팀이 후성유전학 신약 개발 업체인 베노바이오와 공동연구를 통해 후성유전적 조절 단백질을 적중하는 항암 효능을 지닌 신규 물질 ‘BBC1115(BBRP11021)’ 발굴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노재석 교수, 김화련 박사, 정서연 연구원 / 사진=연세대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미국 세포및유전자치료학회 공식 학술지인 ‘분자치료-핵산(Molecular Therapy–Nucleic Acids, IF=10.183)’ 4월 25일자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은 'Streamlined DNA-encoded small molecule library screening and validation for the discovery of novel chemotypes targeting BET proteins'이며, 노재석 교수가 교신저자로, 김화련 박사와 정서연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후성유전적 항암 치료제 개발, 국내에서도 성공"

연구팀의 노재석 교수는 “암 후성유전학은 전 세계 유수 대학 및 제약회사들이 주목하고 있는 학문”이라며 “그간 미국, 유럽 등에 위치한 다국적 제약회사들에 국한된 후성유전적 항암 치료제의 개발이 국내에서도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또한 공신력 높은 국제 논문을 통해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데 이번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BBC1115의 임상시험 진행이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Molecular Therapy–Nucleic Acids' 최신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후성유전학은 DNA 염기서열의 변화 없이 일어나는 유전자 발현의 변화를 연구하는 분야로, 최근 후성유전적 변형에 의한 비정상적인 유전자 발현이 다양한 암의 유발 및 유지에 관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 제약회사 및 연구자들이 후성유전적 단백질을 조절하는 신규 항암 물질 개발에 뛰어들고 있으며, 유전자 발현 촉진 인자인 BET 도메인 단백질이 강력한 후보 물질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단백질의 핵심 부분인 브로모 도메인을 저해하는 다수의 신규 물질이 개발됐으며, BET 도메인 단백질의 발암 유전자 MYC 단백질에 의존해 성장하는 고형암·혈액암이 집중적으로 테스트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 FDA의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현재 테스트되고 있는 BET 단백질 저해제들은 항암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심각한 부작용을 수반해, 기존보다 항암 효능은 높이면서 안정성이 강화된 신규 물질의 개발이 필요하다. 

이에 연구팀은 베노바이오와 공동연구를 통해 신규 BET 단백질 저해제를 발굴하고자 했다.

특히, 기존과는 다른 화학식 구조를 지닌 물질 개발을 위해 ‘DNA 암호화 라이브러리(DNA-Encoded Chemical Library, 이하 DEL)’ 스크리닝 플랫폼을 활용해 신규 후성유전학적 암 치료제를 발굴하고자 했다.

DEL 스크리닝 플랫폼은 저분자 화합물 라이브러리에 화합물 고유의 DNA 바코드 염기서열을 붙인 후 증폭 및 판독하는 방식을 통해 수십억 개에서 수조 개에 이르는 화합 물질 중 최적의 신약 후보 물질을 도출하는 방법이다.

기존 신약 개발 방식에 비해 비용 및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기존 물질보다 뛰어난 효능을 지닌 후보 물질을 도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이 DEL 플랫폼을 통해 BET 단백질에 결합하는 신규 저분자 화합물 스크리닝을 진행한 결과, 기존 BET 단백질 저해제보다 개선된 효능을 지닌 신규 물질 ‘BBC1115’를 발굴했다.

기존 물질과는 다른 고유의 화학 구조를 지닌 이 물질은 BET 단백질의 염색체 결합을 강력하게 제어하는 분자 기전을 통해 미성숙 급성골수성백혈병 세포주의 분화를 유도하고 세포 분열을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또한 췌장암, 대장암 및 난소암 세포주에서 기존 BET 단백질 저해제보다 발암 유전자 MYC의 발현을 효과적으로 제어했다.

자료이미지=연세대

나아가 췌장암, 대장암 및 난소암 세포주의 동물모델 이식 후 BBC1115를 주기적으로 주입한 결과 동물모델의 무게 변화 없이 암세포의 체내 성장이 눈에 띄게 저하됐다.

이를 바탕으로 추후 혈액암 및 고형암에서 BBC1115가 후성유전학적 치료제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음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BET 단백질 저해제 발굴에 초점을 맞춘 이번 연구 결과는 다양한 후성유전학적 조절 단백질 저해제 발굴에 폭넓게 응용될 수 있어 향후 이번 연구 결과의 확장이 주목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삼성미래육성기술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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