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반구로 이동한 한국 이민자 연구" 국제학술지 'Korea Journal' 겨울 특집호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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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반구로 이동한 한국 이민자 연구" 국제학술지 'Korea Journal' 겨울 특집호 발간
  • 정 현 기자
  • 승인 2023.01.05 2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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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rea Journal, 2022년 겨울 특집호 발간
- 베트남, 브라질, 아르헨티나, 남아공 등 남반구 한국 이민자의 삶 조명
'Korea Journal' 2022년 겨울 특집호

[위즈뉴스] 남반부 국가로의 한인 이주를 다른 연구논문이 발표됐다. 

현재(2021년 기준) 재외동포의 약 91%가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한 북반국 선진국에 거주하고 있어서 그간 이민자나 재외동포에 대한 연구는 전통적으로 북반구를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따라서 남반구나 개발도성국으로의 한인 이주를 다룬 연구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안병우)은 5일,  '남반구로 이동한 한국 이민자 연구(Korean Migration in the Global South)'를 주제로 한 'Korea Journal' 겨울 특집호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번 특집호에는 그동안 연구에서 소외됐던 남반구, 특히 그중에서도 교민 수가 많고 한인 커뮤니티가 비교적 잘 조성되어 있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라질,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중심으로 진행된 연구 결과를 담았다. 특집 논문은 남반구로 이동한 한국 교민의 이주 과정과 역사, 그 삶의 경험을 탐구하고 삶의 궤적을 추적해 보는 내용들로 구성이 됐다. 

먼저, 인하대 사회교육과 김지훈 교수는 'Sojourning Korean Expatriate Families and the Ethnic Enclave in Hanoi (하노이의 한인 순환근무 주재원 가족과 한인타운)' 논문에서 베트남 하노이에 형성된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한인 주재원과 한인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한 자국민 소비를 통해 한인문화가 재생산되고 ‘한류’의 의미가 변화되고 있는 과정을 분석하고 있다.

이 논문은 하노이의 독특한 사례를 통해 민족경제 거주지(Ethnic enclave: 공통언어와 민족적 친밀감이 제공되는 통일된 체계를 갖춘 이민자 기반 경제) 이론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이어, 노팅엄대학 말레이시아 캠퍼스 영화영상학과 구옥청 교수는 'Adjusting to Slow Times and Happiness: South Koreans in Malaysia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과 행복에 적응하는 말레이시아 한국 교민의 삶 연구)'라는 논문을 통해 말레이시아의 수도이자 대표 도시인 쿠알라룸푸르와 코타키나발루에서 대학생, 학부모, 해외 취업자, 은퇴자, 사업비자로 거주하는 10대에서 60대까지의 한인들을 2014년부터 7년간 인터뷰한 내용을 중심으로 교민사회의 문화적 특성을 분석했다. 

특히, 한국인들에게는 익숙한 ‘빨리빨리’ 문화가 삶의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말레이시아의 시간성과 만나는 지점을 집중 조명한 부분이 눈길을 끈다.

버펄로대학교 싱가포르 캠퍼스 지리학과 데니스 우혁 최 교수는 'Ethnic Resources Reviving: The Case of the Korean Ethnic Economy in Bom Retiro, São Paulo(상파울루 봉헤찌로의 한인 민족 경제 연구)' 논문을 통해 브라질 상파울루의 의류업 중심지인 봉헤찌로에서 브라질 의류업계를 이끄는 한국교민의 연대를 조명했다. 지난 수십 년간 이 지역 한인 사업체들의 발전 과정에서 한국교민 간의 민족적 연대는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다. 

갈수록 민족적 연대가 점차 희미해지고 있는 북반구 내 교민사회와는 달리, 민족적 자원을 재편하여 생존에 활용하는 브라질 내 한국 이민자들의 활동을 살펴 본 이번 논문은 향후 이민자 연구에 많은 시사점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영국 센터럴 랭커셔 대학 한국학과 김지혜 교수는 'Somewhere between Formal and Informal: Growth and Limits of Korean Wholesale Businesses in the Argentine Garment Industry (아르헨티나 의류업에 종사하는 한국 도매 사업체들의 성장과 한계)' 논문에서 민족지학적 접근을 통해 아르헨티나에서 운영되는 한국의 대규모 의류 도매 사업체들이 왜 준정규 시장에 머무르는지, 느슨한 정부 통제와 부패가 만연한 업계에서 형성된 준정규 사업 관행이 한인 의류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1960년대 이주가 시작된 이래 대다수 한인들이 의류업에 종사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한인들은 의류업계에서 수십 년간 빠른 성장을 이루었지만, 이후 더 크고 경쟁이 치열한 정규 시장 부문으로 진출하는 대신 준정규(비허가 생산공장, 하청계약 등 비정규사업과 병행하는 구조)로 운영되는 아베야네다(Avellaneda) 도매 시장에 남아 있다.

마지막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대학교 한국학과 안연선 교수는 'Unending Journeys: Migration Trajectories of Korean Im/migrants in South Africa (끝나지 않는 여정: 남아프리카 공화국 한인들의 이주 궤적)' 논문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요 도시에 거주하는 한인들을 심층 면접하여 이들이 남아공으로의 첫 이주 이후에도 계속해서 남아공 국내 및 제3국으로의 이주 혹은 한국으로의 귀국 등 이동을 거듭한 이유와 과정, 그 경로 등을 살펴 보고 있다. 특히, 이들의 계속되는 이주 궤적에서 출신국과 이주국의 사회 경제적인 환경과 얽혀진 역학관계, 그리고 이 과정에서 변화하는 한인들의 정체성을 분석했다.

한국 이민자들이 이룩한 놀라운 경제적 성공과 사회적 기여도 때문에 그간 이민자 연구는 학계에서 큰 관심을 끌어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연구가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에서 수행된 경험적 연구였고, 이는 남반구나 개발도상국으로의 한인 이주는 담지 못해 지역적 편향의 성격이 있었다.

따라서, 이번 'Korea Journal'에서 조명한 '남반구로 이동한 한국 이민자 연구'는 그동안 북반구에 비해 정치・문화적으로 소외되었던 남반구로 향한 한인들의 다양한 삶의 궤적을 분석적으로 탐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특집호의 전문은 한국학중앙연구원 누리집(www.aks.ac.kr)에 접속해 무료로 열람할 수 있다. 

한편, 'Korea Journal'은 1961년 9월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창간한 한국학 분야 국내 최초의 영문 학술지이며, 2001년 예술과 인문학 분야의 국제 인용색인 데이터베이스인 A&HCI(Arts and Humanities Citation Index)에 등재되어 전 세계적으로 원문이 배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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