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난치병' 췌장암 원인 세계 최초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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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난치병' 췌장암 원인 세계 최초 규명
  • 정 현 기자
  • 승인 2023.01.03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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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대, 서울대, 아주대 등 국내 연구진, 췌장암 발병 원인 공동 연구
- 췌장암 발병과 상관관계가 있는 변이유전자 기전 최초 규명
- 치료불응성 췌장암에 대한 정밀 진단 및 최적 치료 연구 확대 기대
- 논문, SCI급 국제학술지 'Nature Cancer' 게재

[헬쓰in논문] 국내 연구진이 치료불응성 췌장암 환자의 발병 원인을 찾았다.

고려대는 2일, 유전단백체연구센터 이상원 교수 연구팀이 서울대 황대희-장진영 교수 연구팀, 아주대 박대찬 교수 연구팀 등과의 협력연구를 통해 약 12,000여개의 체세포 변이들 중에서 췌장암의 발병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알려진 변이유전자(KRAS, TP53, CDKN2A, SMAD4, ARID1A, TGFBR2, RB1)를 찾았으며, 이들 변이와 인산화 정도 간의 높은 상관성을 밝힘으로써 이들 유전자들이 췌장암 발병과 관련된 중요한 신호전달경로에 관여하고 있음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고려대 이상원 교수, 고려대 남도운 연구원, 서울대 장진영 교수, 서울대 황대희 교수 / 사진=고려대 

이번 연구를 계기로 난치병으로 알려진 췌장암 치료의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암 연구 분야의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네이처 캔서(Nature Cancer, IF=23.177)' 지난해 12월 2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Proteogenomic landscape of human pancreatic ductal adenocarcinoma in an Asian population reveals tumor cell-enriched and immune-rich subtypes'이며, 고려대 이상원 교수와 서울대 황대희 교수, 서울대병원 장진영 교수, 서울대 백성희 교수, 서울대 정기훈 교수, 아주대 박대찬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고려대 남도운 박사과정생과 서울대 현도영 박사, 아주대 김다은 박사과정생 등 연구원들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췌장암 치료가 잘 안되는 원인, 유전단백체 분석 통해 밝혀"

연구를 주도한 고려대 이상원 교수와 서울대병원 장진영 교수는 “이번 치료불응성 췌장암 연구를 통하여 세계적으로 가장 치사율이 높은 췌장암에서 기존 치료가 듣지 않은 여러가지 이유를 광범위한 유전단백체 분석을 통해 밝혔다"면서 "이를 이용하면 향후 췌장암 환자에 효과도 없는 무의미한 치료를 하지 않고, 췌장암 유형별 특이 유전단백체 특성을 이용하여 정밀한 진단 및 맞춤형 치료방법 개발 및 적용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Nature Cancer' 최신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췌장암은 전체 환자 중 약 10% 정도만 완치가 가능하고 나머지 90% 이상의 환자는 현재 치료방법인 수술 및 항암치료에 모두 불응성인 질병이다.

현재 췌장암은 아주 효과적인 전신치료 방법이 없기 때문에 수술만이 완치를 기대할 수 있으나, 해부학적 특성상 주요 혈관 침범이나 전신 전이로 발견되어 80% 환자에서는 완치가 불가능한 상태에서 발견된다.

또한 췌장암 환자에 대한 항암제 치료는 현재까지 환자의 종양학적 특성 및 반응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실제로는 80% 이상의 환자들이 치료반응성이 없는 항암제를 투여받으며 신체적 고통 뿐만 아니라 경제적 비용의 낭비를 감당하고 있다.

기존의 췌장암에 대한 대부분의 기초 실험은 소수의 암세포주를 통한 실험이면서, 유전체 변이와 기능 탐색이 대부분이어서 치료 불응성을 가진 환자와 그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자료이미지=고려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공동연구팀은 유전체 및 단백체, 생물학적 기전 연구 분야의 국내 기초연구자들과 췌장암 임상의사들과의 협력연구를 시도했다. 공동연구팀은 그동안 150명의 췌장암 환자로부터 암조직과 혈액 시료를 얻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GS) 기반 유전체 분석과 질량분석기반 단백체 분석을 동시에 실시했다.

그 결과 약 12,000여개의 체세포 변이들 중에서 췌장암의 발병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알려진 변이 유전자 (KRAS, TP53, CDKN2A, SMAD4, ARID1A, TGFBR2, RB1)를 찾았으며, 이들 변이와 인산화 정도 간의 높은 상관성을 밝혀 이들 유전자들이 췌장암 발병과 관련된 중요한 신호전달경로에 관여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의 특징은 기존 연구와는 달리 유전체 분석과 단백체 분석을 동시에 시행했으며, 연구에 사용된 비슷한 병기와 조직학적으로도 동일한 췌관선암에서 임상치료 성적과 발병원인이 매우 다른 여섯 가지의 췌장암 유형을 분류함으로써 이것에 따라 치료 성적이 3배 이상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혔다.

또한, 전임상 정위(orthotopic) 췌장암 마우스 모델을 활용하여 유전단백체 분석에서 발견한 아형별 특징을 효과적으로 검증했다.

이 여섯 종류의 췌장암 유형은 각각 다른 세포 신호전달경로를 가지고 있는데 이와 관련된 다양한 췌장암의 원인을 이를 이용하면 기존의 치료에 듣지 않은 췌장암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연구진은 내다봤다.

고려대 관계자는 “연구 결과를 암 연구분야 최상위 국제학술지인 'Nature Cancer'에 게재하는 성과를 거둠으로써, 암유전단백체연구와 기술력의 세계적 우수성을 인정받게 되었다"고 말했다.

한편, 공동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여섯 췌장암 유형을 판정하는 기술을 개발하여, 이를 국내 단백체 기술 기반 정밀의료기술 개발 기업인 베르티스에 이전했으며, 이를 통해 췌장암 아형판별기술의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다.

또한 과기정통부 다부처 국가생명연구자원 선진화 사업의 지원을 받아 유전체 데이터와 사상 최대의 췌장암 단백체 데이터를 국가바이오데이터스테이션(K-BDS)에 등록, 국내외 췌장암 연구자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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