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 에너지 없이 건물-자동차 표면 냉각시키는 친환경 복사 냉각소재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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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연, 에너지 없이 건물-자동차 표면 냉각시키는 친환경 복사 냉각소재 개발
  • 정 현 기자
  • 승인 2022.07.18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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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국제학술지 'ACS Sustainable Chemistry & Engineering' 5월호 게재 및 표지논문 선정

[위즈뉴스] 전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 에너지 기술 개발 및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 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에서, 국내 연구진이 추가 에너지 사용 없이 에어컨처럼 냉각이 가능한 친환경 제로-에너지 냉각 소재를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미혜, 이하 '화학연')은 14일, 고기능고분자연구센터 김용석 센터장 연구팀과 중앙대학교 유영재 교수, 캘리포니아대학교 어바인(UCI) 이재호 교수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이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 다양한 분야의 냉각에 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 수동 복사냉각 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복사냉각이란 햇빛의 95% 이상을 반사하여 직사광 아래에서도 열복사에 의해 물체의 표면을 냉각시키는 기술을 말한다.

친환경 수동 복사냉각 소재 기술을 개발한 화학연-중앙대 공동 연구팀. 왼쪽부터 중앙대 유영재 교수, 화학연 김용석 고기능고분자연구센터장, 박초연 학생연구원, 박찬일 박사 / 사진=화학연

이번 연구성과를 담은 논문은 SCI급 국제학술지 'ACS Sustainable Chemistry & Engineering’(IF=9.224) 5월호에 게재됐으며, 표지 논문으로도 선정됐다.

논문명은 'Fully Organic and Flexible Biodegradable Emitter for Global Energy-free Cooling Applications(생분해성 고분자 기반의 적외선 방사체를 이용한 친환경 제로 에너지 냉각 응용)'이며, 화학연 김용석 센터장과 중앙대 유영재 교수,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이재호 교수가 공동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 개발을 통해 여름철 냉각이 중요한 건물, 자동차, 태양전지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하여 에너지 사용 없이 효율적인 열관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생분해되는 친환경 소재를 활용하여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아 친환경 냉각 소재로도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국제학술지 'ACS Sustainable Chemistry & Engineering' 최신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수동 주간 복사냉각은 플랑크 법칙에 따라 물체에서 자발적으로 발생하는 전자기복사를 이용하여, 열을 방출시키고 태양 빛은 반사하여 물체의 표면 온도를 낮추는 기술이다. 즉, 수동 복사냉각 기술은 낮에도 복사냉각을 유지하기 위해서 태양 빛을 95% 이상 반사하면서 열방출을 용이하게 하는 소재 기술이 관건이다. 

플랑크 법칙이란 물리학에서 특정 온도의 흑체로부터 나오는 모든 파장의 복사를 설명하는 법칙을 말한다.

지구의 대기를 구성하는 분자들(O2, CO2, H2O 등)은 적외선 영역(0.8-25 μm 파장) 대부분의 열을 흡수하지만, 그중 대기창 영역(8-13 μm 파장)의 열은 오히려 투과시키는 특성을 보인다. 이 대기창 영역에서 물질의 방사율을 제어하면 열 방출을 극대화해 표면을 시원하게 할 수 있다. 방사율이란 물질에서 에너지가 외부로 방출되는 비율을 말한다.

기존까지 연구된 수동 복사냉각 소재는 태양광을 반사하기 위해 알루미늄(Al) 혹은 은(Ag) 기판 위에 열 방출을 위한 구조체들을 도입했기 때문에, 비싸고 충격에 약하며 공정이 복잡하고 대면적화가 어렵다는 등의 단점으로 실제 건물에 응용하기 어려웠고, 분해와 재활용이 불가능해 사용 후에 환경 문제를 일으킬 수 있었다.

이에 화학연과 중앙대 공동 연구팀은 별도의 반사층 기판 없이 생분해성 고분자인 폴리락타이드(PLA) 내에 열유도 상분리 공정을 통해 계층적 기공 구조를 가지도록 설계했다. 기공 구조란 다공성 물질에서 마이크로 크기의 기공 안에 나노 크기의 기공이 계층적 형태로 형성된 구조를 말한다.

연구팀은 기공 구조 제어를 통해 PLA 필름의 태양광 반사율 특성을 조절하는 것은 물론이고, 열복사가 우수하여 낮에도 복사냉각 효과가 뛰어난 신소재를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한 신소재를 옥외에서 테스트한 결과, 개발된 복사냉각용 필름은 여름철 직사광 아래에서 주변 온도 보다 9℃ 가량 냉각되었으며, 상용 화이트 페인트보다 냉각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미국 켈리포니아 어바인 대학에서 실시한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서울 기준 약 100m2의 면적을 가진 건물에 이 기술을 적용 시 연간 최대 8.6%의 전력소비를 줄일 수 있어, 우수한 에너지 절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PLA 필름의 생분해성 평가 결과, PLA 소재 특유의 생분해성으로 시료의 크기가 점차 줄었으며, 12일 차에는 최종적으로 분해됨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향후 상용 페인트를 대체할 경우 건축 폐기물 발생을 줄일 수 있어 경제적 친환경 소재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논문이 게재된 국제학술지 ‘ACS Sustainable Chemistry & Engineering’ 2022년 5월호 표지 / 자료이미지=화학연

화학연 이미혜 원장은 “이번 기술 개발로, 소재 및 에너지 소자 분야 관련 기업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에너지 절감 및 효율적인 열관리를 위한 핵심기술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화학연구원 기본사업,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연계형저탄소공정전환 핵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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