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연구팀, AI 결합한 '촉각뉴런소자' 개발...유방암 진단 '척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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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연구팀, AI 결합한 '촉각뉴런소자' 개발...유방암 진단 '척척'
  • 정 현 기자
  • 승인 2022.06.05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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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국제학술지 'Advanced Materials' 최근호 게재 및 표지논문 선정

[위즈뉴스] 세포에서부터 조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체 물질의 딱딱한 정도와 모양은 질병과 관련된 정보를 반영한다. 예를 들어 유방암의 경우 일반적으로 악성 종양이 양성 종양보다 더 딱딱하고 불규칙한 모양을 지닌다. 

탄성 초음파 검사는 비침습적으로 조직의 딱딱한 정도와 모양을 파악할 수 있으며, 비용이 저렴하여 유방암 진단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탄성 초음파 검사는 외부에서 압력을 가하여 조직의 탄성도를 측정하는 것으로, 탄성 초음파 이미지는 조직이 부드러울수록(탄성이 작을 수록) 붉은 색으로, 딱딱할수록(탄성이 클수록) 푸른색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탄성 초음파 이미지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경험이 많은 전문가의 견해가 필수적이고 전문가 간 정확도에도 차이가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윤석진)은 6일, 스핀융합연구단 이현정 박사와 인공뇌융합연구단 이수연 단장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촉각 뉴런 소자와 인공신경망 학습 방법을 접목시켜 간단하지만 정확도가 높은 질병 진단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이수연 단장, 이현정 박사, 김선정 연구원, 이준석 연구원 / 사진=KIST

연구팀이 이번에 개발한 촉각 뉴런 소자는 기존에 보고된 인공 촉각 뉴런 소자와는 달리 접촉하는 물체의 딱딱하고 부드러운 정도의 구분이 가능하다.

이번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은 재료분야의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IF=30.849) 4월 18일자 온라인에 게재되었으며 표지논문으로 선정되어 출판될 예정이다.

논문명은 'An Artificial Tactile Neuron Enabling Spiking Representation of Stiffness and Disease Diagnosis'이며, KIST 이수연 책임연구원과 이현정 책임연구원이 공동교신저자로, 이준석 연구원과 김선정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된 인공촉각뉴런 기술은 간단한 구조와 방식으로 기계적인 물성 감지 및 학습이 가능하다”면서 “후속 연구를 통해 현재 탄성 초음파 이미지로 얻을 수 있는 물체의 탄성 이미지를 인공촉각뉴런으로 얻을 수 있게 된다면, 초음파로 인한 반사 노이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공촉각뉴런 기술은 저전력, 고정확도의 질병 진단 뿐만 아니라 로봇 수술 등과 같이 수술 부위를 인간이 직접 접촉할 수 없는 환경에서 빠른 시간 내에 인식하고 판단해야 하는 상황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학술지 'Advanced Materials' 최신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뉴로모픽(Neuromorphic) 기술은 적은 에너지를 소비하면서 고차원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인간 뇌의 정보처리 방식을 전자회로로 모방하려는 연구 분야다. 복잡하고 방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데이터 처리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감각 뉴런은 감각 수용체를 통하여 외부 자극을 받아들이고 이를 전기적 스파이크 신호 형태로 변환하는데, 이 때 외부 자극에 대한 정보에 따라 생성되는 스파이크 패턴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자극의 세기가 클수록 생성되는 스파이크의 주파수가 빨라진다.

연구팀은 이러한 감각 뉴런의 특성을 구현하기 위해 압력센서와 오보닉 임계 스위치 소자를 결합한 간단한 구조의 인공촉각뉴런소자를 개발했다.  오보닉 임계 스위치 (Ovonic Threshold Switch, OTS) 소자란 특정 전압 이상에서 매우 낮은 저항 상태가 되고, 전압이 낮아지면 매우 높은 저항 상태를 가지는 소자로 이때 신호를 발생시키고 다시 초기값으로 되돌아가는 휘발성 소자를 말한다.

압력 센서에 압력이 가해지면 센서의 저항이 낮아지고 연결된 오보닉 스위치 소자의 스파이크 주파수가 변화된다. 개발된 인공촉각뉴런소자는 딱딱한 물질일수록 누를 때 압력을 더 빨리 느낀다는 부분에 착안해 누르는 힘이 클수록 더 빠른 전기적 스파이크를 발생시키도록 하고, 압력에 대한 감지 민감도를 동시에 개선한 '고응답, 고민감도' 소자이다.  

개발된 소자에서 발생되는 전기적 스파이크의 속도는 0.00001초 이하여서 일반적으로 물체를 누르는데 수 초가 걸리는 것과 비교해 100,000배 이상 속도가 빨라 실시간으로 누르는 힘의 변화를 스파이크로 변환할 수 있다.

또한, 기존 소자가 물질을 가볍게 누르는 정도의 낮은 압력(약 20kPa)을 20~40 Hz 수준의 스파이크 변화량으로 감지할 수 있었던 반면 개발된 소자는 1.2MHz 수준으로 감지가 가능하다. 

생물학적 촉각 뉴런과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인공 촉각 뉴런 소자의 동작 비교 모식도 / 자료이미지=KIST

연구팀은 개발한 소자를 실제 질병 진단에 활용하기 위해 누르는 물체의 딱딱한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 스파이크 변화량에 스파이킹 인공신경망 학습기법을 접목하여 악성 또는 양성의 유방암 탄성 이미지에 대한 학습을 진행한 결과 최대 95.8%의 정확도로 유방 종양의 악성여부를 구분할 수 있었다.

탄성 초음파 이미지의 픽셀별로 나타난 색을 스파이크 주파수 변화량 수치로 변화시키고, 이를 인공지능에 학습시킴으로써 더 간단하고 정확하게 유방암 진단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 지원으로 KIST 주요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 미래반도체신소자원천기술개발사업, 나노-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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