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인간의 뇌 본 뜬 차세대 컴퓨팅 소자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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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인간의 뇌 본 뜬 차세대 컴퓨팅 소자 개발'
  • 정 현 기자
  • 승인 2021.12.1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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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국제학술지 'Materials Today' 11월 23일자 게재

[위즈뉴스] 우리의 뇌는 잠 잘 때도 쉬지 않고 정보를 처리하는데, 그럼에도 무리없이 잘 동작하는 이유는 놀랍도록 효율적인 뇌의 구동방식 때문이라고 한다.

기존 디지털 방식의 폰노이만 구조 컴퓨팅은 방대한 연산에 따른 막대한 에너지 소모와 비효율적 메모리, 그리고 집적도 한계 등의 문제에 부딪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 뇌의 작동원리를 모사해 저전력으로 구동할 수 있는 뉴로모픽 소자에 적합한 반도체 소재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다.

뉴로모픽 소자란 기존 디지털 트랜지스터와 달리 시냅스의 작동방식을 모사해, 입력 신호의 이력에 따라 저항상태가 변화하여 저장되는 비휘발성 다차원 스위칭 소자를 말한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뇌의 구동방식을 본뜬 차세대 뉴로모픽 컴퓨팅 소자를 위한 새로운 소재를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14일, 서울대 장호원 교수 연구팀이 성균관대학교와 포항공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각광받는 2차원 할라이드 페로브스카이트의 수분 불안정성과 저신뢰성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 이 소재를 적용해 뇌처럼 작동하는 뉴로모픽 소자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장호원 교수(왼쪽)와 김승주 연구원 / 사진=한국연구재단

이번 연구성과를 담은 논문은 재료과학 분야의 SCI급 저명 국제학술지 '머티리얼스 투데이(Materials Today, IF=31.041)' 11월 2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Vertically aligned two-dimensional halide perovskites for reliably operable artificial synapses'이며, 서울대 장호원 교수와 성균관대 박남규 교수, 포항공대 이동화 교수가 공동교신저자로, 서울대 김승주 박사과정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은 "할라이드 페로브스카이트 반도체 소재는 기존 실리콘과는 달리 유연 (flexible) 하면서 제작단가가 낮은 혁신적인 반도체 소재로 메모리 및 비메모리 반도체 기반 산업에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차세대 뉴로모픽 연구 및 메모리 & 비메모리 반도체 기술에 이르기까지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큰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Materials Today' 최신호에 게재된 해당 논문

할라이드 페로브스카이트는 유연하면서 제작단가가 상대적으로 낮아 뉴로모픽 컴퓨팅과 비휘발성 저전력 메모리 반도체 기술 등에 적합할 것으로 주목받지만 다결정질 박막구조로 제어가 쉽지 않고 수분에 약해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이온이동을 원활히 제어하고자 기존 3차원 결정 구조 대신 2차원 결정 구조를 전극에 수직 방향으로 성장시키는 방식을 택했다. 이를 통해 기존에 보고된 소자들에 비해 선형성, 대칭성 및 신뢰성이 월등히 향상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나아가 실제 이렇게 제작된 소자를 기반으로 작동되는 회로에서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 평가하였다. 

그 결과 손글씨로 써진 숫자를 96.5%의 정확도로 인식하는 한편, 의류의 종류를 86.5%로 정확히 인식했다. 이론적 한계값의 1% 내외 오차범위로 높은 수준의 인식률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특히 할라이드 페로브스카이트 멤리스터 상용화의 가장 큰 장벽으로 여겨지던 수분 불안정성 및 저신뢰성의 한계를 극복해, 대기 중에서 수개월 동안 작동이 가능함을 실험을 통해 통해 검증하였다.

자료이미지=한국연구재단

[그림설명]
수직배향 이차원 할라이드 페로브스카이트 뉴로모픽 소자 연구 개념도 및 동작 원리. 수직으로 배향된 이차원 구조의 할라이드 페로브스카이트는 상부 및 하부전극 간에 전하의 이동이 원활하고 선형성과 대칭성 및 반복성이 뛰어나 고성능 시냅스 구현에 적합하다.

연구팀은 기존 CPU 성능을 넘어선 뇌처럼 작동하는 컴퓨팅 칩을 개발하고자 이번에 제작한 소자를 집적회로 공정에 적용하여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칩을 설계하는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과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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